-권두언-
창간 34주년을 맞이하면서
글 덕광 김형근 (본지 발행인)
미주한국불교계에 제대로 된 언론이 없던 1987년 필자는 당시 뉴욕원각사 주지 법안스님에게 여러 차례 자문을 구하고, 법안스님의 응원에 힘입어 1989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월간 잡지 미주현대불교 창간 준비작업을 시작하였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당시에는 그 누구도 미주한국불교계 현황을 잘 아는 사람들이 없던 시절이다. 필자는 미주한국불교 현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하와이, 시카고, 시애틀 등 여러 지역을 방문하여 스님들과 신행단체장들을 만나 사찰과 신행단체 주소를 확보하였다. 또 뉴욕과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자주 만나서 이 일을 함께 할 사람들을 만났다. 지금도 컴퓨터로 편집 디자인도 하고, 타이핑을 하지만 당시는 수 작업으로 잡지 편집의 대부분을 하던 시절이다. 당시 잡지를 만들기에는
미주불교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었으며 주변에 아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리고 언론 활동 경험도 없었지만, 원각사에서 불교 신앙을 마음 깊이 담고 있었던 필자는 주변 상황에는 신경쓰지 않고, 오직 잡지를 만드는 일에만 매진하였다.
돌이켜보면 미주현대불교는 한국에서 인쇄하여 미국으로 가져와 배포하면서부터 미국 전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호응을 받으면서 정신없이 달려왔다. 이것은 당시 미주한국불교계에서 필요했던 미국 주류 사회에 대한 소식과 타배트, 일본, 중국, 테라베다 불교계 소식은 독자들의 관심을 충족시켰다. 주류사회불교계 소식과 타민족 불교계 소식은
한인사회에서 소수인 종교신자로 살아가는 한국불교인들에게는 이들과 심리적 연대로 이어져 불교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34년간 많은 책들의 번역도 큰 호응을 받았다. 티냑한 스님 반야심경, 중국 장엄사 창건자 심가정 거사의 금강경에 대한 책, 쵸감 트룽파 린 포체의 저서, 미국불교사에 대한 세 권을 번역 연재를 하고 이러한 책들을 단행본으로 출판한 것은 미주현대불교의 큰 업적이다.
뿐만 아니라 미주한국불교계와 그 뿌리인 본국 한국불교계와의 교류 활동으로 도문스님부터 2022년 문광스님에 이르기까지 여러 스님 초청행사는 의미있는 행사였고,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다음에 개설된 인터넷 카페에 올려진 미주현대불교 보도 내용이 한국불교계에 전해져 한국불교계 활성화에 도움을 주었다. 이 카페 일에는 보스톤 최혜현 보살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이외에도 한국전통불교문화를 알리는 작업인 워싱턴 연방 수생식물원과 공동으로 한 연꽃축제와, 그리고 본국에서 김경호 선생과 조이락 작가 초청행사도 매우 의미있는 행사였다. 이러한 모든 일에는 현재 북가주에 거주하는 송광섭 박사를 비롯한 취재 기자들과 조성내, 스텔라 박, 이원익 등 여러 필자들을 비롯한 수 십명의 필자들과 후원자들이 참여해 주었다.
1989년부터 34년이 흐른 지금 세계는 매우 다른 세상이 되었고, 그동안 본지를 구독하고 후원했던 많은 사람들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과 인연을 다한 사람이 많다. 그중에서도 LA 관음사 도안스님, 버지니아주 연화정사 성원스님의 입적은 미주한국불교계에는 아주 애석한 일이었고, 흐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미주현대불교에 큰 도움을 준 두 스님
의 공백은 아주 컸다.
34년이 흐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매우 애석한 점은 본사를 구입하지 못한 점이다. 건물 구입할 다운 페이를 할 돈이 없어서 34년간 월세로 보낸 것은 큰실수였다. 또 자료를 잘 관리하지 못한 것도 지금 생각하면 매우 아쉬운 일이다.
대체적으로 2010년 이후에 미주한인사회는 눈에 띄게 이민자들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약 3년간에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코로나 사태 이후 코로나 이후와는 다른 세상이 되었다. 이제 세상의 많은 소식은 유투부와 카톡 등 SNS를 통해 소통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신문, 잡지 등 인쇄로 운영되는 언론매체는 그 운영이 매우
어렵고, 역할이 축소되었다. 이런 사정으로 미주현대불교는 부채가 많고, 새로운 필자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본지의 기록과 본지가 확보하고 있는 미주한국불교에 관한 자료는 미주한국불교사와 미주한인이민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30년 넘게 불교인들의 후원금으로 만들어진 이 자료들을 전산화하고 잘 보존하여 미주한국불교발전에 밑거름이 되어야하고 역사의 증거가 되어야 한다. 본지에서는 이 일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웹 싸이트를 만들어 전산화를
하려고 한다. 잡지사로서는 적은 않은 부채를 갚아야 하는 문제, 잡지 전산화 작업과 더불어 자료를 잘 정리하고 보관해야 하는 일이 본지에게 주어진 큰 과제이다.
미주현대불교가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불교는 세계불교사에서 중국불교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불교국가이고, 세계불교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주현대불교의 재정사정으로 인해, 취재 영역이 축소되고 역할이 좁아진다면 한국불교계는 미주현대불교 창간 이전처럼 미국불교의 흐름과 정보에 다시 깜깜해지게 될 것이다. 이것은 사실 중요한 문
제인데 현재는 해법이 별로 없다. 창간 34년이 흐르고 있는 지금, 미주현대불교의 과제인 자료 전산화와 더불어 몇 년 후에는 인터넷으로 전환하여 이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발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