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15분에 5층 병실에 들어서자 새벽부터 시골 집에 가신다며 좋아하셨다는 아버님이시었다고 이구동성으로 간호사들과 511호 간병인들이 말을 하셨습니다.
내자와 함께 아버님을 뵙자 반가움과 설레임 가득한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계셨지요.
이어서 119 개인 환자 이송차량 기사님이 만능 침대를 끌고 511호실을 찾아주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할아버지, 집에 잘 다녀오세요"격려 말씀을 듣고 11시 반에 출발해서 오후 1시 10분에 시골 집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선선한 날씨라 마당에 한동안 시골집을 눈에 담으시다가 방으로 들어가시기를 원해서 방으로 모시고 누우시게 하였는데, 앗! 바지에 무엇이 비치기에 확인하였더니 큰 일을 보셨더군요....
비상사태를 내자의 도움으로 제가 말끔히 처리하였습니다. 새 귀저기를 준비 잘 해갔기가 천만다행이었습니다. 바지는 여유가 없어서 시골집 옷장 속의 겨울내의로 임시방편 처방....
동반자와 휴식을 취하게 하고는 기사와 저는 농협 볼일 마친 후 늦은 점심 식사 해결하러 온정으로 올라갔습니다.
조합원 승계 구비서류인 농지원부 떼려 면사무소에 갔더니 이게 왠 변고란 말입니까?
714, 714-3 지번 땅의 등기상 소유자(안덕출) 주민등록번호가 실제 주민등록번호와 일치하지 않다는 이유로 농지원부 발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엄연히 올 1월달에 발부받았었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관할 관청인 울진등기소에 항의성 전화를 걸었더니 ARS로 연결되어 소통하지 못해 부득이 볼일을 후일로 미루고, 기사님 점심 대접하러 온정 시외버스정류장 전주기사 식당에서 된장찌게로 늦점심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집에 돌아왔더니 오후 2시 40분....
아버님께서 내자의 부축으로 앉아계셨는데 배가 고프시다고 ....
어머님 산소에 만능 침대를 끌고 가기에는 바퀴가 빠져서 멀리서 보고 가는 것으로 만족하고는 오후 3시 반에 경주로 출발했습니다.
백일홍 가로수가 선홍색 피빛으로 길 양편에서 십오리길 작별 인사를 보내주어 가슴이 울컥하였고, 목도 메이였습니다.
경주 늘푸른요양병원에 5시 정각에 도착하니 모두가 화려한 여섯 시간의 외출을 축하하여 주셨더랬습니다.
흡족한 마음으로 쉬시는 모습에 안심이었고, 날씨도 경주 도착하고나서는 비가 내렸습니다.
외출복귀 수속을 마치고, 호송차량 경비를 정산하고, 내자를 집에 데려다 준 후 회사 사무실에 복귀하니 다섯 시 이십 분....사장님, 상무님께 복귀 보고 전화드린 후 업무를 한 시간 보면서 마무리 짓고는
여섯 시 20분에 내자를 다시 만나 포항 처형집으로 내달렸습니다.
(92세 장모님을 모시고 집에 오려고....)
맏형님과 둘째 형님의 '수고 많이 했다'는 전화를 받고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제가 먼저 전화드리려고 별렸었는데....다음에는 실수하지 않겠습니다.^*^~
첫댓글 시골 출발하기 하루 전 날 시골 종형님께 아버님 내일 오후 1시에서 3시 고향집에 머물다 다시 경주로 나오실테니 한 번 뵙고 싶으시거들랑 나와보십시요 라고 전해드렸었는데 아무도 찾아오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수박 한 덩어리를 누군가 갔다놓아서 잘 먹고 나왔습니다.
어려운 일 마다않고 아버님 뜻을 받들어 먼길 무사히 잘 다녀온 별과바람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
영적으로 어머님께서 아버님을 반가이 마중하셧으리라 봅니다.
늘 행운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