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의 80% 정도가 일생에 한 번은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 그만큼 흔한 질병 중 하나가 요통이다. 흔하다 보니 때로는 너무 가볍게
생각해서 치료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기도 하고, 때로는 중병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지나친 걱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감기만큼 흔한 질병 중 하나지만 요통 치료는 감기 치료와 달리 그리 녹록한 것이 아니다. 한의원을
방문하는 요통
환자의 99%가 자신의 요통 원인으로 디스크(추간판탈출)를 꼽는다. 척추의 관절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척수
신경다발을 자극함으로써 요통이 생기는 것이 추간판탈출로 인한 요통이다. 요통 중에서 그 원인이 명확한 것 중 하나이기도 하면서 치료는 오히려 어렵다.
서울
대학교가정의학과에서 펴낸 `우리가족 건강주치의'라는 책에서는 전체요통환자의 1% 미만만이 추간판탈출로 인해 요통이 발생한다고 한다. 요통의 대부분은 추간판탈출과는 무관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요통 대부분은
신체조직의 상호관계가 어그러져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의학의 관점에서는 대부분의 요통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어렵고 원인을 꼭 알아야만 하겠다고 하는 환자들의 궁금증을 가장 간단하게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디스크 때문입니다”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요통을 크게 10가지로 구분하여 치료하고 있다. 신허요통, 담음요통, 식적요통, 좌섬요통, 어혈요통, 풍요통, 한요통, 습요통, 습열요통, 기요통 등이다.
신허요통은 통증이 아주 심하지는 않으면서 아침, 점심, 저녁의 구분 없이
하루 종일 허리가 은근하게 아픈 것이 특징이다. 지나친 성생활로 신기가 손상되거나, 육체노동이 지나쳐 허리를 지지하고 있는 근육들의 피로가 누적되어 발생한다. 담음요통은 기혈순환을 방해하는 것이 담음인데 그러한 담음이 경락으로 돌아다니게 되어 허리의 통증과 함께 등까지 아프게 되는 것이다. 좌섬요통은 말 그대로 무거운 것을 들다가 허리를 상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서 허리를 삐끗해 요통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 어혈요통은 좌섬요통보다 심한 경우로 교통사고와 같이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이 강한 경우 그 부위의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통증이 낮에는 덜하다 밤이면 더 심한 것이 특징이다.
풍요통은 허리의 좌측이나 우측으로 통증이 정해진 곳 없이 나타나고 두
다리가 뒤로 땅기면서 뻣뻣한 것이다. 한요통은 추운 곳에 오래 머물거나 찬 것을 많이 먹은 것이 원인이 되어 생긴 요통으로 허리를 좌우로 돌리기 어렵고, 따뜻하게 해주면 통증이 덜해진다.
습요통은 습기가 많은 곳에서 오래도록 일을 해 생긴 통증으로 허리에 맷돌을 매달아 놓은 것과 같이 무겁고 아프며, 허리가 얼음처럼 차갑다. 습열요통은 평소에 고량진미(기름진
음식)를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요통으로 날씨가 흐리거나 오랫동안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생긴다. 기요통은 기분이 상해서 발생하는 요통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 먹은 대로 이루지 못해 기분이 상했기 때문에 생기는 요통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요통이 단지 육체적인 원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습하거나 춥거나 등)이나 정신적인 측면까지도 요통의 발병원인이 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