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에 부산진역에서,
억수같이 내린 비로 거의 허리까지 오는 빗길이 되어버린 길을 걸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고나서는 오랜 세월 오늘처럼 많은 비를 본적이 없었습니다.
한참 비가 내리는 그 시간,
저는 온천천 세병교 있는 곳을 왔다갔다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바래다주며 가는 길이
막혀져 있어서, 아는 길로 빙빙 돌며
거의 퍼붓는 수준의 길을 겨우 아이를 데려다주고나니,
이젠 집으로 향하는 길이 문제였습니다.
저는 아주 심각한 길치인데,
아이를 바래다주며 오던 길은
깜짝 놀랄 정도로 물이 많이 차올라서
무작정 네비를 켜고 반대방향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아뿔사!
갈려고 생각했던 길은 중간에 길을 막고,
또 돌아서 가다보면 길을 막고...
이미 물이 많이 불어서 거기로는 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비는 번개와 함께 퍼부어대고,
길은 어디가 어딘지 분간도 가지않고,
물은 차올라서 방향을 못잡아서 갈팡질팡...
요셉성인과 성모님, 예수님께 계속 기도를 했습니다.
제발 길을 잘따라갈 수 있도록...
짧은 순간이지만,
너무도 무서웠습니다.
어떤 길은 거의 차가 헤엄쳐나오는 수준으로,
바퀴가 땅에 없는 듯, 물에 출렁출렁이며 그 길을 지나올 수 있었고,
제 뒷차부터는 그곳을 또 통제했는데 잠시 그곳을 지나며보니,
동래시장편으로 길을 잡을 수 있었고,
복산동 꼭대기로 가면 물이 덜차있을 것 같은 생각으로 갔더니,
예상대로 높은 곳이라 물이 차 있지 않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짧은 순간의 강력한 체험으로,
저는 지금 온몸에 힘이 다 빠져버린듯 합니다.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에서는
안타깝게 모녀가 사망했다고 합니다.
아차...잘못 판단하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법한 일이었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를 당한 영혼이 주님안에서 평화의 안식을 얻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가족에게도 주님께서 위로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카페의 님들께서도, 우리 모두가 무사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첫댓글 다행이었군요. 저는 오늘 오투시네마에서 오후 3시20분부터 상영하는
'안녕 헤이즐'을 보기 위해 내려가다 급류를 만났습니다.
상가 1층이 순식간에 침수되는 상황이 눈 앞에서 벌어졌습니다.
간신히 집으로 돌아오니 제가 사는 아파트 뒤 우장춘로 지하도에서는 승용차가 잠겨 모자가 목숨을 잃었더군요.
오늘은 자연의 두려움을 직접 체험한 하루였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특별히 감사기도를 드려야겠어요.
나도 홀아비되는 줄 알고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오..화살기도와 함께..^^*
큰일 날뻔 했네요. 큰비에 피해 입으신 분들에게 힘내시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율리! 기도하며 그래도 지혜롭게 집에까지 잘 가서 다행이예요. 큰 일 날 뻔 했네요.
나도 어제 볼 일 보러 나갔다가 지하철과 주로 해운대 쪽을 다녔는데 인도와 차도 사이에 누런 흙탕물이 넘치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무서웠어요. 평안하게 살 때는 잘 모르던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뉴스를 통해서 부산에 비가 그리도 많이 온 걸 봤습니다.여차 길을 잘못 들었더라면 큰일 날 뻔 하였네요.주님과 성모님의 도우심입니다. 정말 감사하네요.
방송을 통해 집중호우가 내렸다는 것을 들었는데 큰일없이 무사히 도착하셨으니 다행입니다. 아, 그런데 길치라고
하시니 동병상련의 느낌이네요. 전 네비가 없으면 아마 운전을 못했을거에요....
정말 위험한 순간, 천만다행이었네요. 저도 그날 버스를 타고 오는데 차바퀴가 물에 반이나 잠길 정도인데도 무섭고 두려웠답니다. 정말 주님의 가호가 있었네요. 위대한 자연앞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보잘것없음을 다시한번 절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