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란도, 황금알을 낳는 욕망의 땅인가 ,생명의 정거장인가.
오동필
금란도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진 군산 내항 앞바다의 준설토 매립장은 1984년부터 2011년까지 군산내항을 준설하여 매립한 곳을 말한다.
202만㎡ 면적과 최대 4km의 길이로 여의도의 2분의 1 크기를 가지고 있다.
헌데 이 금란도를 설명하며 ‘금강하구에 생긴 황금알을 낳는 풍요의 섬’이라 말하고 있다. 이름이야 어떤 의미를 가지든 큰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좋은 이름에 정말 생명이란 느낌은 전혀 없는 인간의 탐욕을 가득 싣고 복부인 치맛바람에 돛을 띄워 가는 배를 연상케 하고 있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인간들의 심리를 낫낫히 들어내고 있는지 느끼지 못하는가...
황금알이 정확히 어떤 결과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인간을 비롯해 생명이 숨쉬는 자연과는 동떨어진 느낌인 것은 분명하다.
금강의 숨통을 막아 생긴 찌꺼기의 산물
금란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금강하구를 잘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금강하구둑은 1983년부터 8년간의 공사 끝에 1990년 10월에 완공하였고, 94년부터 해수를 막기 시작하였다. 군산내항은 예부터 금강의 물줄기 끝으로 바다와 육지를 잇는 해상로의 출구이고, 많은 바닷고기를 비롯한 생명들이 들고 나는 잉태의 통로이자 바다를 살찌우는 유기물의 배출구였던 것이었다. 허나 이곳에 둑을 쌓고 물길을 바꿔 흐름이 약해지자 군산내항은 침체의 길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지금의 째보선창이 단지 시간이 흘러가다 보니 자연스레 이처럼 된 것으로 보이는가?. 금강의 생명줄을 막고 흐름이 약해져 내려앉은 모래뻘의 침전물은 군산내항의 수심을 얕게 만들었다. 강을 막아 갯벌이 쌓이는 것은 숨기고 마냥 정부돈을 들여 퍼내다 보니 많은 준설토를 둘 곳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것이 금란도를 만들게 된 실질적인 원인인 것이다.
곧 금란도는 생명을 담보로 만들어진 결과물인 것이다.
하나를 빼앗으면 하나들 주는법 , 인간은 하나를 빼앗고 둘도 나누려고 하지 않고 있다.
새들의 쉼터가 되다.
금란도에 수년전부터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많은 숫자의 도요물떼새들이 바닷물이 만조가 되어 갯벌이 물에 잠기면 이곳을 쉬는 장소로 이용하며 어느덧 그들의 휴양소가 된 것이다.
나는 이곳에 2008년부터 새들이 모여드는 것을 모니터링 하곤 했다.
이것은 예정된 결과이며 실상 이상할 것도 없었다.
금강하구 주변의 자연해안을 모조리 개발해버린 탓이다. 금강하구의 너른 갯벌에서 먹이를 먹던 새들은 사라때가 되면 쉴 곳이 없어 주변을 떠돌며 날다가 유부도와 새만금 그리고 바로 이곳 금란도로 날아 든 것이다. 금란도의 서쪽 끝자락은 완경사를 지니고 있어 더욱 쉼터로써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1만개체 이상의 새들이 이동시기에 이곳을 쉼터로 이용하고 있으니, 우리에겐 이를 잘 보존하고 함께 누릴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의 탐욕을 버리고 생명의 정거장으로
“황금알을 낳은 새로운 땅”이란 정말 천박한 의미보단 자연과 숨쉴 수 있는 “생명의 정거장”으로 의미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금란도의 3분의 1쯤 되는 경기도 가평의 남이섬은 섬 전체에 많은 나무들을 심고 높은 건물을 짓지 않아 경관을 살리고 많은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도 이곳을 “생명의 정거장”으로 휴식과 자연을 맛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의미를 만들어야 한다. 군산이 지금껏 해왔던 개발 만능과 무리한 도시확장으로 인한 시멘트 공해에서 해방할 수 있는 꾸준한 아이디어를 내어 주어야 한다. .
일부 공간을 슬로우 시티처럼 도보와 자전거로 이용하고 나무그늘이 잔뜩 있는 포근한 곳으로 말이다.
또한 지금의 금란도 서쪽 마지막 매립지와 주변 완충지를 홥보하여 일정 면적에 보존지역을 설정한다면 금강하구의 많은 새들이 이곳을 쉼터로 이용할 것이다. 인간과 야생동물이 함께 누리는 진정한 철새들의 낙원을 말이다.
이렇게 어는 특정 생명 그룹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인간에게 즐거움도 주고 그와 더불어 더 많은 생명들을 살릴 수 있게 되어 있다.
금란도는 이제 ‘생명의 정거장’으로 다시 스케치 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