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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태한무에타이 원문보기 글쓴이: 걸리면 죽어
삶은 대담한 모험이다. 그런 삶이 아니라면 시간의 헛된 흐름일 뿐이다. - 헬렌켈러 |
본 특파원.. 올해 30 이 되는 직장 2 년차이다. 아니, 이미 그것은 과거이니 '였다' 가 맞는 말이겠다. 사회는 청년실업이니 고용불안이니 하는 불안정적인 마당인데.. 난 잘도 다니던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지리멸렬했던 내 삶의 제 2 막을 준비하기 위해서 여기 태국에 왔다. 모르는 사람들은 얘가 미쳤는갑다 하시겠지만, 난 여기 태국에서 그동안에 밀렸던 여행도 할 것이며, 말했듯이 나의 두 번째 인생을 기획하고 풀어나갈 것이다.
그럼에 있어 여기 딴지관광청에선 '도전' 이라는 주제로 이제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갈까 한다. 도전이라는 말이 좀 부담스러운 말이지만, 어차피 익숙하지 않은 타국에서 새인생을 꿈꾸는 내겐 도전은 도전인 것이고, 먼저 산 인생으로서, 아니 먼저 저지른 인생으로써 앞으로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나의 태국에서의 궤적을 딴지관광청에 남겨보도록 할 것이다.
최대한 진실하게 다가갈 것이다. 내 삶의 괘적을 남에게 보여준다는 것에 너무 연연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여주면서 나 또한 즐길 것이다. 혹시 아는가? 나중에 내 삶의 파편에 중독된 자가 있어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나설 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 아닌가?
앞으로 태국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다. 우스꽝스런 말재주가 없어 재미는 없을지라도 최대한 현장감 있게, 최대한 시차를 줄여 독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도록 노력하겠다. 혹여 태국에 대하여 정보를 주시거나 혹은 현지 정보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는 메일이나 내용을 게시판에 올려주시기 바란다. 가능한 한 다음 회에 반영하여 매우 인터랙티브한 기사형식과 내용을 시도하려고 한다.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기대한다.
먼저
오늘은 첫 기사로
본 특파원 이미 온
지 보름 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뱅기를 타고
왔는지 같은 초보적
얘기는 싹다 짚어치우고설라무네
진도를 팍팍 빼서
제목에서 보시듯이
방콕에서 방구하기를
나가도록 하겠다.
언제든 본 기사는
가능한 한 현재진행형으로
나가련다. 기타 궁금한
점은 멜쌔리면 본인의
경험에 입각한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다음 기사로 답변주겠도다.
방콕에서 방 구하기
새벽 2 시.. 같이 태국에 들어온 친구넘을 다시 한국으로 보내느라고 공항에 바래다주고서 돌아온 시간이었다. 짐꾼으로 데려온 녀석인데, 태국에 와서는 오히려 짐이 돼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넘은 단기여행자였고, 난 장기체류자다. 멀 해도 좋고 맛난 것만 찾는 그 넘 앞에서 돈 걱정하는 나는 뽀다구 중요시하는 대한남아로서 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갑빠가 있지말야~ 그렇다고 가이드비 내라고 할 수도 없고... 이제사 보내고 나니 맘이 한결 놓였다.
난 혼자다... 게스트 하우스에 오니 내가 가져온 짐들만이 덩그라니 남아있었다. 이제야 실감이 들었다. 혼자라는 것, 앞으로 이제까지의 삶의 무게보다 더 많은 양을 짊어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지만 우선 한 숨 자기로 했다. 내일 할 일은 내일 결정... 단(순)무(식)지 브라다쓰...
아침에 일어나 대충 짐 정리하고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검토, 우선 게스트하우스에서 나가자. 분실 위험도 있고, 무엇보다 카오산의 이 나른함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조력자를 구하기 위해서 한인타운에 가야 했다. BTS(지상철도) 아쏙역에 있다고 하는데, 지도를 봐도 도대체 감이 안온다. 쌔끈하게 그냥 택시 타버려? 안 되지. 중국에 있을 때도 모든 교통수단을 버스로 해치웠던 나다. 첨부터 거시기 하게 이러면 안되지. 어라? 그러고 보니까 수상버스에도 아쏙역이 있네? 빙고~
수상버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차오프라야강을
오르내리는
'르아
두언'
과 방람푸에서
동쪽
교외의
방카피를
연결하는
'르아
산사프'
이다.
이중
'르아
산사프'
의 경우
요금을
낼 때
반드시
먼저
물어보고
내자.
먼저
돈을
줄 경우
돈에
맞는
영수증을
끊어
주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선착장에
요금표가
표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몰랐는데,
같은
구간을
이동하는데
요금이
틀리게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알게
됐다.
'르아
두언'
의 경우
워낙
외국인이
많이
이용해서
그런지
속이는
경우가
없었다. |
카오산 인근에서 '르아 산사프' 를 타고 아쏙에 도착한 시간이 10 시. 이제 BTS 아쏙역만 찾으면 되었다. 둘다 아쏙이니까 근처겠지? 이런 마음으로 주위 사람한테 물어봤다.
버스 타고 가세요, 걸어가면 30 분이 넘게 걸려요.
헉~ 그럼 그렇지. 어째 처음부터 잘 풀린다 했드만. 근데 왜 둘다 '아쏙' 이 들어가는 거지? 혼자 툴툴거리며 가르쳐준 버스에 올라탔다.
아쏙 BTS 까지요.
안 가는데요...
헉~ 이건 또 머냐. 번호는 맞는데 노선이 틀리단다. 어쩐다냐.. 일단 올라탔으니 돈 내고 내려야 하는지, 아님 잘못 탔으니까 그냥 쌩까고 확 내려야 하는지, 일순간 잔대가리 백만 번 굴렸다. 근데 차장이 버스를 세우고 직접 손으로 표시해주면서 가르쳐줬다. 이케저케 가라고. '느그들이 차비내라고 했으면 그건 오늘 날 두 번 죽이는 것이여~' 역시 미소의 나라 태국이다.
여기서 여행 TIP 하나 태국의 버스는 번호가 같아도 번호판의 색깔에 따라 운행하는 구간이 틀리다. 노랑 바탕이나 붉은 바탕의 경우 전구간의 일부분만 운행하고, 전구간을 운행하는 것은 번호판이 푸른 바탕에 흰 글씨, 또는 흰 바탕에 푸른 글씨로 쓰여 있다. |
땀띠나게 걸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지금 여기가 겨울이지만 30 도가 넘는다. 한 나절만 돌아다녀도 홍등가 불빛마냥 벌겋게 익는다. 이제 한 동안 이 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서울의 겨울이 절라 그리워졌다. 센치한 넘. 이런 거에 벌써 고향생각이나 하고 있고...
드뎌 아쏙 BTS 역에 도착. 인근 수쿰빗 플라자에 한인상가를 찾아갔다. 한글로 된 간판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한 식당에 들어가 방구하기에 대하여 자문을 구했다.
인터넷이
가능해야하구요.
한인이 거주하는
곳에서는 좀 떨어져
있어야 하고,
집값 싸고, 이왕이면
BTS 랑 가까웠으면
좋겠어요.
주인이 절라 벙찐 표정을 일순간 짓더니 표정 수습하고 대답했다.
그런
곳은 찾기 힘들 텐데('없다'
의 완곡한 표현),
그나마 조건에 맞는
곳이라면
이 근처
수쿰빗 수윗이라는
맨션이 있어요. 가격이
조금 비쌀 텐데..
가르켜 줄까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당삼불알쎔쎔이쓰리쿠션으로 받아적고 덤으로 교민잡지 한 권 얻고 그 집을 나와 다른 한인가게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방을 좀 임대 할려고
하는데요,
조건은
이러저러하고, 가격은
어느 정도고.. 있을까요?
역쉬.. 아까 그 분과 비슷한 표정이다. 이때, 식사중이던 남녀가 날 불렀다.
저희도 얼마 전에 와서 방을 구했어요. 이제 집으로 돌아갈껀데 한 번 구경하실래요?
앗싸 가오리~ 일이 술술 잘 풀리는구만.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택시를 타고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인 낙쑤완에 도착했다.
이들은 김영수, 김은경.. 둘다 태국에서 가이드 생활을 하고자 머나먼 이국땅에 왔다. 지금은 연수중이란다. 3 개월 동안. 남자는 동생이 이 곳에서 가이드 생활을 먼저 하고 있어서 그나마 집을 일찍 얻었다. 월세 7,500 밧, 미니멈 6 개월 이상, 가구 완비, 인터넷 가능,수영장과 헬스장 무료 이용, 월 4 만원이면 세탁 서비스 제공. 단지 교통편이 불편했다. 가장 가까운 BTS 역까지 안 막히면 70 밧 정도. 시내 중심가에서 너무 떨어져 있다. 우선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다시 BTS 아쏙역으로 돌아왔다. 수쿰빗 수윗을 찾아 30 분 쯤 헤맸다. 건물은 커서 찾기가 쉬운데,도대체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야 입구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곳 골목체계에 대하여 연구해볼 필요가 있을 듯.
우여곡절 끝에 수쿰빗 수윗 리셉션을 찾아가 방 있냐고 물어봤다.
어떤 방을 원하세요? / 원룸인데요. / 머라고요? / 원룸이래두~
그 옆에 끼어들기 좋아하는 여자왈
아~ STUDIO 요?
머래냐.. 음악하는 것도 아니고...
아니 원룸이요~ / STUDIO가 ONE ROOM이에요.
헉~ 그럼 한국에 있는 원룸은 머지? 한국에서는 원룸이라고 부른다고 절라 우길 수도 없구. 쪽팔림 백만 배... 얼마냐구 물으니,
지금 있는 방은 15,000 밧(원화 50 만 원 정도) 주셔야 해요, 싼 방은 지금 없네요.
내 표정보고 눈치깠는지, 싼 방 구한다는 걸 안 물어봐도 갈켜줬다. 이럴 때일수록 대한남아의 기개를 버리면 안되지~ 가슴 펴고~ 어깨 피고. 그리고 한 마디 했다. "다시 올께요~" 솔직히 이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그 가격이면 깨깽이지 머.
이날 나는 수쿰빗 인근 지역을 한 10 군데 돌아다녔다. STUDIO 자체가 없거나 아니면, 가격이 대부분 15,000 밧 이상이었다. 썅~ 그 돈이면 한국에서도 그럴 듯한 곳에서 살 텐데. 외지에 있는 한국인의 비애다. 자나깨나 돈 걱정. 어쩐지 한인상가만 있고, 한인들 거주하는 곳은 멀리 떨어진 이유가 있었군.
시계를 보니 벌써 5 시가 훌쩍 넘었다. 도대체 몇 시간동안 집 볼라고 헤맨건지... 안되겠다. 돌아가서 집구하기 전략을 재수정해야할 듯. 싼 것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지, 아님 교통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지.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군. 앗싸~ 홧팅~
다음 날 다시 방을 찾기 시작했다. 아쏙역에서 걸어서 10 분 걸리는 곳의 방을 봤다. 웬만한거는 다 있는 방이었다. 세상에 이불도 있다니... 다니면서 일불까지 있는 집은 처음이었다. 값은 12,000 밧 + 알파... 하지만 없어야 할 것들이 도처에 발견되었다. 바퀴벌레, 도마뱀... 이론이론.. ㅡ.ㅡ;;;
또 1 층에 위치한 다른 방을 봤다. 인터넷 가능. 여긴 이불 빼고는 다있는 방이었다. 하지만 베란다가 없어서 어둠침침... 어둠의 자식도 아니고, 여기서 살다간 성격 버리것 같았다. 눈을 찌푸리고 인상을 쓰니 관리인이 천밧을 깍아준다고 10,000 밧을 달랜다. 흠... 구경 잘 했습니다.
입에 맞는 떡 찾기란 참... 배가 고파 노점에서 파는 족발 덮밥(카오 카 무)을 먹었다. 여긴 노점에서 밥도 판다. 우덜 족발과는 거의 흡사한 맛인데 시내쪽 어딘가에서 파는 한방족발처럼 향신료 비슷한 약초냄새가 약간 나지만 역한 정도는 아니고 사진 오른쪽에 있는 쁘릭남쁠라(태국고추 담근 액젓)를 섞어서 비벼 먹으면 그맛이 예술이다. 족발은 먹기좋게 작게 썰어서 나오는데 우리나라 족발보다는 부드러운 맛이고 옆에 딸려나오는 야채들은 반찬대용으로 태국 노점식당에서는 대부분 저런 야채를 함께준다.
배도 채우고 날도 따닷하니.. 졸립고 다리도 아프고.. 그늘에 잠깐 앉아 있자니 정말 팔자좋은 놈들이 눈에 띄었다.
아차차.. 내가 이럴 때가 아니다. 하늘 아래 집도 절도 없는 놈이 이렇게 여유로울 수는 없지.. 방 구하러 다시 출발!
BTS 를 타고 방콕의 명동인 씨암에 도착했다.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를 잠깐 고민하다 까셈산으로 정하고 거리의 노점상들에게 물어물어 겨우겨우 찾았다. 'for rent' 적혀 있는 아파트를 알아보았다. 집은 깔끔했다. 주인장이 화교라 중국어도 통했고(내가 중국어 좀 하거든), 발코니를 통해보이는 경치도 멋졌다. 흠 맘에는 드는데... 가격은? 1 년 계약시 월 12,000 밧. 우리나라돈으로 36 만원 정도인데... 고민 끝에 담에 돈 더 벌면 오께요. 하고 나와 버렸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와 조금 걸어 약간 구린 건물을 발견! 저렴한 인상이 팍팍 풍기는 게 함 구경이나 해보자.. 고 들어갔는데...
아.. 이거 10,000 정도로는 괜찮은 방 구하기가 영그른 거 아냐... 툴툴거리며 BTS 역으로 와서 잠깐 멍하니 하늘으 바라보는데 내 시야를 가리고 있는 높다란 아파트가 하나 보였으니... 괜찮은데...? 저기는 얼마나 할까? 에이 남는 건 힘! 알아나 보자하고 찾아갔다가 덜컥 계약을 하였으니... 6 개월 계약에 월 10,000 밧, 세탁기 빼고는 없는 것이 없고, 23 층이니 전망은 왔다지... BTS 에서 건물이 보일 정도니 거리 또한 가깝고... 구하면 찾고 두드리면 열린다더니 바로 이 때를 두고 하는 말이렸다.
이것뿐이 아니었다. 수영장에 헬스장, 절대로 갈 일은 없지만 공부방까지...
우헤헤.. 결국 이렇게 방콕에 내 보금자리를 었얻다. 몸은 힘들었지만 이렇게 발품 판 덕에 맘에 드는 방을 얻은 거 아니겠나. 이제부텀 이 보금자리에서 본 특파원 개인적으로 할 일도 하고 딴지관광청 독자들에게 태국의 따닷한 소식들을 전해줄련다. 아낌 없는 응원과 격려, 그리고 어디가 싸고 맛있더라.. 같은 맛집정보 같은 거 있으면 알려주시길 바란다. 본 특파원 역시 앞으로 태국을 방문할 독자들을 위한 정보와 여행팁들을 마니마니 소개해 줄테니 말이다. 그렇게 상부상조 하자. 마지막으로 방 구하기 팁 하나 떨구고 나는 잔다. 그럼 빠이빠이~
여기서 방 구하기 TIP 하나 태국에서 원룸을 일반적으로 STUDIO 라고 부른다. 대부분 가구와 가전제품이 구비되어 있고, 최소임대기간은 6 개월에서 1 년 사이다. 보증금은 2,3 달치 월세 금액을 선불로 내고 해당 계약기간이 끝나면 돌려준다. 인터넷을 연결하려면 반드시 방에 전화라인이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좀 싼 방의 경우 전화라인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가격은 지역에 따라 많은 편차를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가구를 구비하고 중심가에서 가깝고, BTS 와 인접한 곳에 있다면 최소 7 천 밧(한 집 봤다) 이상은 줘야 한다. 집세 이외에 전기세, 전화세, 물 사용료를 따로 내야 한다. 수돗물은 잘 나오는지, 파이프는 안 새는지, 전구에 불은 잘 들어오는지, 전기제품은 어떤 것이 구비되어 있는지 조건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으니 계약할 때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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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태한무에타이 원문보기 글쓴이: 걸리면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