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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양철학 나눔터 - 동인문화원 강의실 원문보기 글쓴이: 백파
☆… 주자(朱子)는 태극은 곧 이(理)이며,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은 이를 설명함에 있어 무극(無極)을 말함으로써, ‘태극통체일리(太極統體一理)’가 일물이 아니라 만화(萬化)의 근본(根本)이 되는 것임을, 그리고 태극을 말함으로써 무극이 공적(空寂)에 흐르지 않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태극도설(太極圖說), 위의 그림>에 의하면, 태극의 존재양식은 음양(陰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음양의 조화(造化)’가 무궁한 생명을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음과 양이 교합하는 것은 양 속에 음이 있고 음 속에 양이 있기 때문이다.(위의 두 번째 그림, 음양도) 만물 현상과 인간의 마음의 바탕이 모두 음양의 조화이다. 이 음양은 수(水)·화(火)·목(木)·금(金)·토(土) 오행(五行)의 작용으로 구체화된다. 그것이 만물 속에서 머물고[靜] 움직인다[動]. 세상이 동·서·남·북·중의 오방(五方)으로 되어 있듯이 사람의 마음속에도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의 오행이 작용하고 있다. 이어서 이들이 다양하게 조합되어 ‘건도(乾道)는 남(男)을 이루고 곤도(坤道)는 여(女)를 이루어’ 성립된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의 교감(交感)에 의해 만물(萬物)이 생겨나고, 생생(生生)하는 만물은 그 변화(變化)가 무궁하게 진행된다. 따라서 만물은 헤아릴 수 없지만 그 근본을 소급하면 결국 태극(太極)으로, 그리고 무극(無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 인간은 음양오행의 수(數)를 얻은 만물 중에서 가장 영묘(靈妙)한 존재이다. 그리하여 성인(聖人)은 인의중정(仁義中正)을 정하여 정(靜)을 주로 하는 인륜(人倫)의 규범을 세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태극도설〉은 우주 만물의 생성을 설명하는 가운데 인간(人間)의 우월성(優越性)을 강조하고 있다. ‘사람’은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이며, 그 이성(理性)은 태극(太極)을,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으로 나뉘는 것은 음양(陰陽)을,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의 오상(五常)은 오행(五行)을 근간으로 한 것이다. 음양오행이 교차하여 운행하는 가운데 인간만이 빼어남을 지니고 있으므로 인간의 마음은 가장 영묘하고 그 성의 온전함을 잃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은 인식(認識)하는 힘과 도덕성(道德性)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사람은 정욕(情慾)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성인(聖人)은 중정인(中正人)의 덕목과 정(靜)을 위주로 하는 도덕적 수양(修養)의 방법을 세우는 것이다.
☆…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역(易)에는 태극(太極)이 있다.(易有太極)”고 했다. 태극(太極)은 인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태극으로서의 삶은 인식을 초월한 상태에서의 실천(實踐)만이 있는 세계이다. 성인(聖人)이 태극을 말한 것은 사람들이 태극을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 음양(陰陽) ;
☆… 태극(太極)이 음양(陰陽)이고 음양(陰陽)이 태극(太極)이다. 양(陽)은 태극의 반(半)이 아니라 그 자체로 태극이고, 음(陰) 역시 태극의 반이 아니라 그 자체로 태극이다.(위의 그림, 두 번째 음양도) 남자와 여자가 각각 반쪽 사람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전한 사람인 것과 같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는 모든 것이 태극(太極)이지만, ‘인식의 차원’에서 어디까지나 음양(陰陽)이다. 사람은 태극을 음양으로만 인식한다. 음양(陰陽)이란 둘로 분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하늘과 땅, 불과 물, 동물과 식물, 수컷과 암컷, 밝음과 어두움, 높은 것과 낮은 것 등이 모두 음양의 관계이다.
오천 년 전 동이인(東夷人)의 성자(聖者) 복희씨(伏羲氏) |
3. 사상(四象) ;
☆… 사상(四象)은 음양(陰陽)을 2차적으로 조합하여 만든 개념이다. 역(易)의 이치는 자연의 이치를 표현한 것이므로 자연과 만물의 발전과정이 아래에서 위로, 안에서 밖으로 발전하는 원리에 따라, 사상(四象)에서의 기호도 아래에서 위로 그렸다. 먼저 양 위에 양, 양 위에 음, 음 위에 양, 음 위에 음이 있는 경우를 그린 것이다. 그래서 태양(太陽), 소음(少陰), 소양(少陽), 태음(太陰)의 배열 순서를 갖는다. 그 성질로 보아 가장 적극적인 것이 태양, 약간 적극적인 것이 소음, 약간 소극적인 것이 소양, 매우 소극적인 것이 태음이다. 사상(四象)의 기호는 아래의 것이 안이고 위의 것이 밖이므로 성질은 아래의 것을 중심으로 판단하지만, 이름은 위의 것을 중심으로 붙인다.
태양(太陽) 소음(少陰) 소양(少陽) 태음(太陰) |
4. 팔괘(八卦) ; 팔괘는 전통적으로 ‘伏羲八卦’와 ‘文王八卦’에서 유래한다.
▶ 팔괘(八卦)의 생성(生成) ;
팔괘(八卦)는 사상(四象)을 다시 세분화한 것이다. 태양(太陽)에서 다시 양(陽)이 생겨난 것(☰)과 음(陰)이 생겨난 것(☱), 소음(少陰)에서 다시 양(陽)이 생겨난 것(☲)과 음(陰)이 생겨난 것(☳), 소양(少陽)에서 다시 양(陽)이 생겨난 것(☴)과 음(陰)이 생겨난 것(☵), 태음(太陰)에서 양(陽)이 생겨 난 것(☶)과 음(陰)이 생겨 난 것(☷)이 그것이다. 이 여덟 가지 부호를 팔괘(八卦)란 한다.
▶ 팔괘(八卦)의 명칭(名稱)과 괘상(卦象)
八卦 | ☰ | ☱ | ☲ | ☳ | ☴ | ☵ | ☶ | ☷ |
卦/自然 | 一乾天 | 二兌澤 | 三離火 | 四震雷 | 五巽風 | 六坎水 | 七艮山 | 八坤地 |
성질 | 건실 | 기쁨 | 이별 | 변동 | 따름 | 험난 | 중지 | 유순 |
가족 | 부 | 소녀 | 중녀 | 장남 | 장녀 | 중남 | 소남 | 모 |
신체 | 머리 | 입 | 눈 | 발 | 다리 | 귀 | 손 | 배 |
방위 | 서북 | 서 | 남 | 동 | 동남 | 북 | 동북 | 서남 |
▶ 주역(周易) 팔괘(八卦)의 괘상(卦象)과 성격(性格)
① ☰ 一乾天 (일건천) (父), 머리, 서북 :
· 크고 밝고 건실하다. 실력과 추진력이 있다. 그러나 모두가 양(陽)이므로 치밀성이 결여되기 쉽다. 그래서 하는 일이 거칠다. 응집력이 약하다.
② ☱ 二兌澤 (이태택) (少女), 입, 서쪽 :
· 물의 고임을 형상화 했다. 재산의 축적, 기쁨이 있어 설친다. 현실에 안주하고 보수적인 성향이다. 젊은 두 남자(陽)를 거느린 노처녀(上爻)가 안주하여 폐해가 심각하다. 이 태괘(兌卦)가 상괘(上卦)일 경우에는 이 한 음(陰, 上六)이 물러가지 않기 위해 안간 힘을 쓰기 때문에 폐해가 심각하다. 하괘(下卦)일 경우 상괘(上卦)로 진입하기 싫어서 보수화되기 쉽다.
③ ☲ 三離火 (삼이화) (中女), 눈, 남쪽 :
· 불과 광명(光明)을 뜻한다. 가운데 음(陰)이 유력하다. 재산의 축적하여 가장 잘 조화되는 형국이다. 자체적으로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외부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괘(離卦)가 상괘라면 하괘에 관심을 갖지 않고, 하괘라면 상괘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이별(離別)할 가능성이 있다. 밖이 밝고 강하며 속이 어둡고 부드러운 양상은 불[火]이다. 밝은 문명을 상징한다.
④ ☳ 四震雷 (사진뢰) (長男), 발, 동쪽 :
· 지각변동(地殼變動)이 일어난다. 아래 양효(陽爻)가 유력하다. 젊고 어리지만 실력과 박력이 있다. 지각 변동으로, 분위기 쇄신하고, 위로 치고 올라간다. 천둥과 번개는 생명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므로 분발하면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안이하게 대처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매우 조심해야 한다.
⑤ ☴ 五巽風 (오손풍) (長女), 다리, 동남 :
· 바람같이 부드럽고 순조(順調)로운 형국이다. 아래 음효(陰爻)가 유력하다. 위의 두 오빠[陽爻]가 어린 누이동생을 돌보듯 한다. 순종(順從)과 조화(調和), 주체성이 결여되기도 한다.
⑥ ☵ 六坎水 (육감수) (中男), 귀, 북쪽 :
· 이전투구(泥田鬪狗)가 일어나는 형상이다. 가운데 양(陽)이 밖으로 나가려하고 바깥의 음(陰)은 안으로 들어가려는 성질 때문에 서로 불만이 많다. 자기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도 상대방을 비난한다. 물처럼 밖은 부드럽고 안은 강하다. 양(陽)이 음(陰, 구덩이) 속에 빠져 있는 양상이다. , 외음(外陰)은 내향(內向)하고 내양(內陽)은 외양(外向)한다. 감(坎)이 상괘(上卦)에 오면 싸움에 지친 형국이다. 숨을 헐떡거린다. 감(坎)이 하괘(下卦)에 오면 이전투구의 성격으로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⑦ ☶ 七艮山 (칠간산) (小男), 손, 동북 :
· 일이 막힌다. 위의 한 양(陽)이 유력하다. 아래의 두 음(陰)을 무시하는 양상이다. 양이 위에서 누르고 음이 나아가지 못하여 일이 진척되지 않고 막힌다. 물이 고여서, 넘쳐흐르면 수력발전(水力發電)과 같은 위대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⑧ ☷ 八坤地 (팔곤지) (母) 배, 서남 :
· 땅을 상징한다. 여성처럼 부드럽고 치밀하나 나약하고 허허롭고 음흉하기도 하다.
5. 주역(周易)의 64괘(卦)
☆… 팔괘(八卦)만으로 자연과 인간사의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가 없다. 그래서 주역의 제작자인 주(周)나라 문왕(文王)은 ‘64괘’를 만들어 자연계의 모든 현상과 인간의 모든 일들을 예순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문왕(文王)은 팔괘(八卦)를 중첩하여 <64괘>를 만들고 이름[卦名]을 붙이고, 각 괘에 대한 설명인 괘사(卦辭)를 썼다. 자연계에 하늘과 땅이 있듯이 인간의 조직에도 상층부와 하층부가 있다. 64괘가 8괘를 중첩한 것은 이 상층부와 하층부를 상징한다. 주역의 괘(卦)는 원래 ‘걸다[掛]’에서 온 말이다. 자연과 인간사가 이 64가지의 유형에 ‘걸려있다’는 뜻에서 그렇게 주역 특유의 명칭으로 쓴 것이다. 손기원 선생은 이 64괘를 하늘의 코드로 설명했다.
☆… 64괘는 8괘를 중첩한 것이기 때문에, 64괘에는 각각 3획으로 된 팔괘의 모양이 상하로 들어 있다. 이 중에서 위에 있는 3획괘를 상괘(上卦) 혹은 외괘(外卦)라 하고, 아래의 3획괘를 하괘(下卦) 혹은 내괘(內卦)라 한다. 3획으로 된 팔괘에 속하는 괘들을 ‘삼획괘’ 혹은 ‘소성괘(小成卦)’라 하는 반면, 주역(周易) 64괘를 이루는 6획으로 된 괘를 ‘육획괘’ 혹은 ‘대성괘(大成卦)’라 한다. 후대의 학자들은 통상 64괘를 말할 때 상괘(上卦)와 하괘(下卦)의 상(象)을 붙여 사용했다. 예컨대 상괘가 ☰ (건괘)이고 하괘가 ☲ (리괘)의 경우는 괘명은 ‘동인(同人)’인데, 이를 건괘의 상(象)인 천(天)과 리괘의 상(象)인 화(火)를 붙여 ‘천화(天火) 동인(同人)’이라고 한다.
⋆— 주역(周易) 64괘의 괘명(卦名)과 서괘도(序卦圖)
☆… 64괘는 괘마다 6효(爻)로 구성되어 있다. 64괘에는 양효(陽爻)가 192개, 음효(陰爻)가 192개를 합하여 384개의 효(爻)가 있다. 문왕의 아들인 주공(周公)은 이 384개의 효(爻)마다 설명을 가했다. 효사(爻辭)이다. 그래서『역경(易經)』은 64괘의 괘명(卦名)에 따른 ‘64개의 괘사(卦辭)’, 64괘 속의 ‘384개의 효사(爻辭)’, 거기에다 ‘용구(用九)와 용육(用六)’ 두 문장을 합하여 총 450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고적으로 괘(卦)는 상괘에서 하괘의 차례로 명명한다. 예를 들어 수(隨)괘를 보면, 상괘(상층부)가 팔괘(八卦) 중 ‘이태택(二兌澤)’이요, 하괘(하층부)가 ‘사진뢰(四震雷)’이므로 ‘택뢰(澤雷) 수(隨)’라고 부르는 것이다. 각 괘에서는 괘에 대해 설명한 괘사(卦辭)가 있고 각 효(爻)에는 각 효에 대한 설명인 효사(爻辭)가 있다. 복희씨(伏羲氏)가 음양(陰陽)과 팔괘(八卦)를 만들고, 주역(周易) 64괘와 그 괘사(卦辭)는 문왕(文王)이 지었으며 384효의 효사(爻辭)는 문왕의 아들인 주공(周公)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주역(周易)의 ‘효(爻)’의 명칭
주역(周易)의 한 괘(卦)는, 각각 세 개의 효(爻)를 가진 상·하괘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각 괘는 여섯 개의 효(爻)로 이루어져 있다. 주역(周易) ‘64괘(卦)’가 예순 네 가지 변화를 제시한 것이라면, 384개의 각 ‘효(爻)’는 그 괘 안에서 나타나는 작은 변화의 양상을 표현한다. 효(爻)는 기본적으로 양효(陽爻)와 음효(陰爻)의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양효의 이름은 ‘구(九)’라고 하고 음효의 이름은 ‘육(六)’이라 한다. 육(六)은 음(陰)의 변화를 대표하는 수(數)이고 구(九)는 양(陽)의 변화를 나타내는 수(數)이기 때문이다.
각 괘의 여섯 효(爻)는 아래에서 위로 헤아려 ‘초효(初爻), 이효(二爻), 삼효(三爻), 사효(四爻), 오효(五爻), 상효(上爻)’라 하는데, 양효(陽爻)일 경우[乾卦]에는 ‘초구(初九), 구이(九二), 구삼(九三), 구사(九四), 구오(九五), 상구(上九)’로 부르고 음효(陰爻)일 경우[坤卦]에는 ‘초육(初六), 육이(六二), 육삼(六三), 육사(六四), 육오(六五), 상육(上六)’으로 부른다. 예를 들어, 택뇌(澤雷) 수괘(隨卦)에서 효(爻)의 명칭은 ‘초구(初九), 육이(六二), 육삼(六三), 구사(九四), 구오(九五), 상육(上六)’이 되는 것이다.
6. 공자(孔子)의 십익(十翼)
☆… 춘추시대 말기의 공자(孔子)는 이『역경(易經)』에다 다양하고 세세한 설명(說明)을 붙여 주역의 체계를 완성했다. 공자가 붙인 10갈래의 설명[傳]을 ‘십익(十翼)’이라고 한다. 고래로 성인의 글을 경(經)이라 하고, 현인의 글을 전(傳)이라 하는데, 공자는 문왕과 무왕을 성인(聖人)으로 추앙하며 스승으로 삼았으므로 공자는 자신이 쓴 주역(周易) 십익(十翼)을 모두 전(傳)이라 했다. 십익(十翼)은 단전, 상전, 계사상·하전, 건문언전, 곤문언전, 설괘전, 서괘상·하전, 잡괘전이 그것이다.
· 단전(彖傳) ; ‘문왕(文王)의 괘사(卦辭)’ 밑에 붙여놓은 설명으로 아주 단정적이고 간명하다.
· 상전(象傳) : 각 괘의 형상(形象)을 보고 보편적으로 설명한 글이다. 상전에는 괘사 밑에 붙어있는 것을 대상전(大象傳), 효사 밑에 붙어있는 소상전(小象傳)이라고 한다.
· 계사상전(繫辭上傳) / · 계사하전(繫辭下傳) ; 계사전(繫辭傳)은 상전(上傳)과 하전(下傳)이 있는데, 역경에 대한 기초지식을 서술한 글로 주역에 대한 입문서(入門書)라고 할 수 있다. 주역에 대한 철학적 내용을 다양하고 체계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 건문언전(乾文言傳) ; 건괘(乾卦)에 대한 6절(節)로 된 설명이다. 이 건괘(乾卦)는 이하 63괘의 아버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이하의 전체 괘 하나하나에 그 의미가 스며있다.
· 곤문언전(坤文言傳) ; 곤괘(坤卦)에 대한 2절로 된 설명이다. 건괘를 제외한 62괘의 어머니 역할을 한다.
· 설괘전(說卦傳) ; 64개의 괘를 요점적으로 간단하게 설명한 글이다.
· 서괘상전(序卦上傳) / · 서괘하전(序卦下傳) ; 주역 괘(卦)의 배치에 대한 설명을 한 글로서 제1괘 중천건(重天乾)을 필두로 이하 63괘의 순서의 배열의 원리를 밝힌 글이다.
· 잡괘전(雜卦傳) ; 주역 십익의 다른 전(傳)에서 다하지 못한 설명을 가한 글이다.
☆… 주역(周易)은 종래의 역경(易經)에 공자(孔子)의 십익(十翼)이 가미됨으로써 완전한 체계를 갖추었다. 공자(孔子, (B.C 551~479년)는 47세 때 역경(易經)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공자는 어떤 사람이 불쏘시개로 팔러온 ‘주역(周易)’의 죽간(竹竿)을 우연히 접했다고 한다. 그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니, 그것은 실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글로서, 엄청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이때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우주자연의 원리와 인간사의 변화무쌍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공자는 경탄과 놀람 속에 오직 이 역(易)에 ‘미쳐서’을 6년간을 공부에 몰입했다.
공자가『역경(易經)』을 지은 문왕(文王)과 주공(周公)을 스승으로 삼은 계기가 되었다. ‘문왕과 주공은 나의 스승이요, 주역을 그분들의 혼(魂)'이라고 했다. 공자는 이 시기 혼신을 다하여 공부하는 과정을 ‘위편삼절(韋編三絶)’로 표현했다. 공자는 54세 때 자신의 도(道)를 직접 몸으로 수행(修行)하기 위해 14년 동안 주유천하(周遊天下)를 했다. 그것은 고난의 역정(歷程)이었다. 극심한 가난과 냉대 속에서도 그는 역경(易經)의 죽간을 지고 다니며, 역(易)을 사유하고 현실의 삶을 그것과 함께 조명했다. 그 사이에 집에서는 부인도 죽고 아들도 죽었다. 그는 68세에 노나라로 돌아와 73세 돌아가기 전까지 주역에 대한 글을 썼다. 그것이 바로 주역(周易)의 십익(十翼)이다.
7. 음양(陰陽) 오행(五行)과 주역 64괘
☆… 주역(周易) 64괘를 포괄하는 내용을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하여 설명할 수 있다.[아래 그림] 모든 만물의 구성의 원리와 변화의 요소를 음양(陰陽)으로 나타내어 하나의 원(圓)으로 표현하고, 거기에다 오행(五行)의 작용을 덧붙여 설명한다. 한 가운데 작은 원은 태극(太極)을 상징한다. 음양도 하나의 태극이라는 개념이다. 왼쪽이 양(陽)이요, 오른쪽 부분이 음(陰)이다. 그리고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라는 오행의 운행은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토生金), 금생수(金生水), 수생목(水生木)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의 원리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여기에 대응하여 나타나는 자연 현상이다. 가운데 토(土)는 환절기라고 할 수 있다. 봄[春]은 양(陽)이 점점 커지는 시기로, 방향으로 동쪽이며 색은 청색으로 나타내고, 여름[夏]은 양(陽)이 가장 극성인 상태이고 방향은 남쪽이고 색은 붉은 색이다. 가운데 중심은 대지(大地)를 상징하는데 색을 황색이고, 가을[秋]은 음(陰)의 기운이 점점 커져 가는 시기로, 방향이 서쪽이며 색은 흰색으로 나타내고, 겨울[冬]은 음의 극점이며 방향은 북쪽인데 색은 검은 색으로 표시한다. 그림을 보면 여름의 극점인 하지(夏至)에서 겨울이 시작되고 겨울의 극점이 동지(冬至)에서 여름의 기운이 시작됨을 알 수 있다.
☆… 그런데 주역(周易)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을 원(元)·형(亨)·이(利)·정(貞)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한다. 주역에는 원형이정(元亨利貞)에 대한 해석이 아주 다양하다. 주역에서 개념화된 원(元)은 ‘크다’, 형(亨)은 ‘형통하다’는 뜻인데, 이기동 선생은 ‘확장하다’는 뜻으로 풀이하였다. 그런데 ‘밝다’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두루 통한다. 이(利)는 ‘이롭게 하다’. 정은 사전적으로 ‘곧다’는 뜻인데 주역에서는 ‘바르게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아주 좋다. 그러나 이 원형이정(元亨利貞)은 뭐라고 해석해도 부족한 점이 있다. 그만큼 주역이 심오하고 다양한 뜻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역의 건괘(乾卦)를 문왕(文王)은 원형이정(元亨利貞)이라고 풀이했다. 가만히 하늘을 우러러 보면서 원형이정(元亨利貞)의 뜻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늘은 크다, 하늘은 밝다. 공자의 ‘대명종시(大明終始)’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하늘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 또 하늘은 혹독한 추위를 통하여 자연 현상의 질서를 바로 잡는다.
☆… 그러나 원형이정(元亨利貞), 이것은 하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국 사람의 이야기이다.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몸은 땅의 요소이고 마음은 하늘의 요소이므로, ‘몸’은 음(陰)이고 ‘마음’이 양(陽)이다. 예를 들면 ‘하늘같은 마음’은 있어도 ‘하늘같은 몸’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크고[元] 밝으며[亨] 그것이 만상과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되[利] 때로는 차분히 마음을 바로잡아야[貞]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건괘(乾卦)이다. 건괘는 모든 괘(卦)의 으뜸이고 중심이 된다. 한 가정(家庭)으로 보면 가장(家長)에 해당한다.
8. 주역(周易)의 쓰임과 효용(效用)
☆… 우리나라에서는 8세 때부터 <소학>을 공부했는데 그 책의 첫머리[小學題辭]에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천도지상(天道之常)이요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인성지강(人性之綱)이라’ 했다. 인간이 지녀야할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오덕(五德)도 오행(五行)에 근거한 인성의 지표이다. 나라의 중심인 한양(漢陽) 도성의 성문 이름도 이 오덕(五德)에 근거하고 있다. 도성의 동쪽 문을 흥인지문(興仁之門), 서쪽 문을 돈의문(敦義門), 남쪽 문을 숭례문(崇禮門), 북쪽의 문을 홍지문(弘智門)라 했다. 그리고 도성의 가운데에 보신각(普信閣)을 세운 것이다. 크고 밝은 덕으로 인의(仁義)의 정치를 펴겠다는 정치철학이 작용한 것이다.
☆…『주역(周易)』의 ‘역(易)’은 일(日)과 월(月)이 합쳐진 글자이다. 해는 양이요 달은 음이니 주역은 음양의 법칙이 들어 있는 경전이다. 음양의 원리는 곧 세상 만물의 진리를 함축하고 있다. 그런데 ‘주역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공자는 계사전(繫辭傳)에서 ‘주역(周易)은 세상 만물의 길[道]을 열어주고 각자의 역할(役割)을 이루게 하며 온 세상의 도(道)를 망라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 주역(周易)의 효용(效用)은 공자의 계사전(繫辭傳)에 근거하여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사(辭)·변(變)·상(象)·점(占)이다. 주역의 활용은, 성인(聖人)의 말씀을 통하여 말하고[言] 행동하고[行動] 창조하고[制器] 선택하는[卜筮] 일련의 지혜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 세종대왕(世宗大王), 퇴계(退溪), 율곡(栗谷), 이순신(李舜臣), 다산(茶山) 등 우리나라의 훌륭한 존현(尊賢)들은 거의 모두 주역의 대가이며, 마음의 수양과 실제의 의사 결정에 주역을 요긴하게 활용하였다. 특히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눈으로 보는 것, 손으로 잡는 것, 입으로 읊조리는 것,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 붓으로 기록하는 것부터 밥을 먹고 … 손가락을 놀리고 배를 문지르는 것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도 주역(周易)이 아닌 것이 없었습니다.’(<윤영희에게 보낸 편지>)고 갈파했다. 우리 <동인문화원>의 이기동(李基東) 선생도 ‘주역(周易)은 참되고 진실한 삶의 지혜를 제시한다. 그것은 이웃과 조화되는 삶이며 자연과 조화되는 삶이다.’라고 역설했다. (이기동 지음,『주역강설』(1996, 초판) ‘머리말’ 중에서)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