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현은 일본 혼슈(本州) 서남단, 쥬고쿠(中國)지방에 있으며 이곳에는 시모노세키(下關),
야마구치(山口) 그리고 하기(萩) 등이 있다. 야미구치현은 이 전에는 죠슈번(長州藩)이었다.
도쿠가와(德川) 막부 말기에 죠슈번은 사쓰마(薩摩)번과 함께 막부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성장,
삿쵸(薩長)동맹을 맺고 260여년에 걸친 도쿠가와 막부를 무너뜨리고 천황 중심의 국가체제로
복원하는데 앞장 섰고 명치유신 3걸의 한 명인 기도 다카요시(木戶孝允) 같은 인물을 배출했다.
그 후 이 야마구치현에서는 일본 정국을 움직이는 주도적인 인물을 다수 배출했는데
총리를 9명이나 배출했고, 현재의 간 노오토(菅直人) 총리도 이 곳 야마구치 출신이다.
하기 시(萩市)는 야마구치 현 북부, 동해에 접한 시이다.
하기는 에도 시대에는 조슈 번(長州藩, 현재의 야마구치 현)의 본거지였던 곳이며
관련 유적지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고 "작은 교토"라고 불리는 도시의 하나이다.
2005년 3월 6일, 구 하기 시와 아부 군 가와카미 촌, 다마가와 정, 무쓰미 촌, 스사 정,
아사히 촌, 후쿠에 촌이 통합하면서 새로운 하기 시가 되었다.
하기시 전경
하기시의 가을 풍경
그러면 어째서 유독 하기(萩)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하기에는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1830~1859)) 이란 선각자가 있었다.
그는 일찌기 사설학원인 쇼카손주쿠(松下村塾)를 세워 다수의 젊은이를 교육시켜 막부 말기
에서 명치유신이후에 이르기까지 일본 정국을 주도한 인물들을 다수 배출시켰던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 등 총리를 역임한 인물을 비롯하여
이곳 松下村塾에서 요시다 쇼인의 지도를 받았던 사람들이 일본의 근대화를 위해 헌법 기초,
군사제도, 입헌군주제 확립 등을 실천했을 뿐만 아니라 한일합방에도 앞장 섰다.
특히 초대 조선통감을 역임한 이토 히로부미, 2대 통감 소네 아라스케, 초대 총독 데라우치
마사다케(寺內正毅) 등은 쇼카손주쿠(松下村塾) 출신으로 한국 침략의 선봉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야마가타 아리모토 등은 일본의 군국주의를 촉진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렇게 하기(萩)에서만 무려 3명의 총리와 8명의 장관이 나왔다고 한다.
'명치유신의 태동지'라는 표시석
요시다 쇼인이 세운 쇼카손주쿠(松下村塾)
내부에는 요시다 쇼인을 비롯하여 이 곳에서 배출한 인물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요시다 쇼인은 '천하는 천황이 지배하고, 그 아래 만민은 평등하다'는 즉 천황 아래에서 만인이
평등하다는 '일군만민론'(一君萬民論)을 주창하였다. 또한 그는 한국을 정벌해야 한다는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하기도 했다. 정한론은 그의 제자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등에 의해
계승 발전되었다.
그는 1858년, 존왕양이(尊王攘夷)를 주창하다 막부의 고관 마나베 아키카쓰 암살음모에 연루되어
소위 안세이 다이고쿠(安政の大獄)으로 감옥에 갇혔고, 이듬해 심문을 받다가 마나베 아키카쓰
암살 계획을 진술한 후 사형판결을 받고 29세의 나이에 참수되었다
요시다 쇼인이 남긴 말 중에는
“러시아나 미국과 같은 강국에 대해서는 신의를 돈독히 하여 우호관계를 맺음으로써 국력을
기른 연후에,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조선과 만주 그리고 중국의 영토를 점령하여 강국과의
교역에서 잃은 것은 약자에 대한 착취로써 메우는 것이 상책이니라.”
“류큐(流球)를 손에 넣고 조선을 빼앗은 후에, 만주를 무찌르고 중국을 제압하며,
더 나아가 인도를 넘겨다보면서 공세를 취하여 본토의 방위를 굳힘으로써, 신공(神功)이
다하지 못했던 바를 이룩하며, 풍신(수길)의 유지를 이어받는 이외에 다른 길은 없을 것이니….”
라는 대목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대단한 공신이지만 한일합방의 원흉이기도 한 이토 히로부미
일본의 군사제도의 근대화, 군국주의화의 원조격인 야마가타 아리토모
하기에 있는 요시다 쇼인의 신사(神社)
그의 위패는 동경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위패 제1호로 안치돼 있다고 한다.
하기박물관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하기는 명치유신을 비롯하여 일본 정치의 고향이다.
동시에 힌일합방과 일본의 대륙 침략의 단초를 제공한 곳이기도 하다.
하기시는 우리나라 울산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고 한다.
이만하면 한국사람으로 한 번은 가볼만한 곳이 아니겠는가.
첫댓글 가볼 만한 곳이고 꼭 가보고 싶습니다. 다만 몸이 허락하지 않으니.
역사적 인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일본 제1의 석회암지대 아기요시 다이라는 석회동굴과 석회암지대의 풍경. 모지의 승경. 유후인의 온천 맛거리도 심심잖은 곳으로 가볼만한 곳이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