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은 보기만 해도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색색의 꽃은 그 겉의 아름다움만큼이나 내면의 아름다움 또한 뛰어나 수많은 숨겨진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자칫 모르고 지나칠 뻔한 이런 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꽃차 소믈리에인데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한국 꽃차 문화 아카데미는 꽃차에 흥미가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꽃차에 대한 지식들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한국 꽃차 문화 아카데미의 대표 송주연 원장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국만의 꽃차를 널리 퍼트리고 있습니다.
● "자연을 통한 소통의 장을 여는 사람"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꽃차 문화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송주연 대표입니다. 꽃차 소믈리에, 꽃차 마스터, 티 블렌딩, 티 플래너 등 자격증 과정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는 전문 강사입니다."
꽃차 소믈리에란 산과 들에 있는 산약초, 꽃차, 약선차(약이 되는 차, 주로 한방차) 등의 재료들을 다루는 직업을 말합니다. 해당 재료들의 성질, 성분, 효능 등을 파악하고 이를 제다하여 차를 우리는 것이 이들의 주 업무인데요. 이를 통해 꽃차의 맛과 향,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바로 꽃차 소믈리에들입니다.
꽃차 소믈리에 1세대, 꽃차 문화 산업의 개척자라고도 불리는 송주연 대표는 현재 자신만의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많은 교육생들에게 꽃차를 널리 전파하고 있습니다. 2009년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강의를 진행한 지 10년 차가 된 베테랑이지만 스스로는 1세대라고 불리는 것이 민망하다는데요.
"사실은 전국적으로 많은 꽃차 소믈리에 분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제가 혼자 서울에서 활동하다 보니 다른 분들에 비해 많이 알려져 그렇게 불러 주시는 것 같아요."
송주연 원장, 사진=권혁성 PD hskwon@donga.com
● "꽃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입니다"
"처음에는 꽃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꽃차에 관심을 가졌고요. 아무래도 지금은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졌지만,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을 때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직업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꽃차에 관심이 생겨 열심히 공부하던 중 여기저기서 강의 요청이 들어왔고, 강의를 진행하다 보니 어느새 꽃차 소믈리에를 직업으로 삼았다는 송주연 씨. 그녀는 이전에 가르쳤던 한 교육생이 갱년기로 고생하다가 꽃차를 배우면서 점차 몸이 좋아지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회고했습니다.
●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사실 '소믈리에'라는 명칭은 대중들에게는 와인 감별사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명칭입니다. 그런데도 굳이 '꽃차 소믈리에'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재료가 되는 꽃을 감별하는 데도 많은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각 꽃의 효능도 알아야 하고, 독성이 있는지의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게다가 재료에 맞게 차를 제다하고 우리는 방법도 다르다 보니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꽃차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전문 기관에서 제공하는 수업을 듣고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송주연 씨가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한국 꽃차 문화 아카데미 또한 해당 전문 기관 중의 하나인데요.
꽃차 소믈리에 과정은 꽃차와 산야초, 차의 기초 이론과 꽃차의 특성에 맞는 제다 실습으로 이루어집니다. 자격증은 1급과 2급으로 나누어지는데, 2급을 통과하면 1급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2급 과정 10강, 1급 과정 10강으로 총 20강을 수강해야 하는데요. 해당 과정을 수료할 때마다 자격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꽃차 전문기관들이 자격증 수업을 주도하고 해당 자격증을 관리하는 업무를 함께 도맡고 있습니다.
수강생들에게 꽃차를 덖는 방법을 가르치는 송주연 원장 사진=권혁성 PD hskwon@donga.com
● "다양한 진로"
많은 사람들이 꽃차 소믈리에만을 생각하지만 사실 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진로가 다양합니다. 카페를 창업하고 운영하기도 하고, 티 테이블을 전문적으로 스타일링해주는 전문가나, 전문 체험 농장을 운영하기도 하며, 전문적으로 자연에서 꽃과 산야초 등을 채취해 덖어(꽃을 말리는 것)서 판매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송주연 원장처럼 전문 강사로도 재직할 수 있습니다.
"귀촌을 해서 재배를 하시는 분도 많이 계시고, 마을 기업 차원에서 현장 체험학습 농장을 운영하기도 해요. 특히 요즘은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많이 들어오다 보니 그들을 향해서 한국의 꽃차를 알리는 체험 농장이나 체험 학습장을 만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국에 수많은 꽃차 소믈리에가 있다 보니 정확한 수익은 추정하기 어렵지만, 현재 자리를 잡은 송주연 대표는 본인이 강의, 꽃차 판매, 수강생 교육 등의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어지간한 대기업 연봉 이상이라고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사진=권혁성 PD hskwon@donga.com
● "대표적인 꽃차의 효능은..."
자연에서 자라는 재료를 가지고 차를 만드는 꽃차는 그 고유한 성분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습니다. 재료마다 효능도 다르고 차를 만드는 방법도 다르지만 건강에 좋다는 것 하나만큼은 공통적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꽃차를 건강 목적으로 찾고 배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송주연 원장은 꽃차의 대표적인 효능을 항산화 성분으로 꼽습니다. 송주연 원장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의 차를 꼽아 소개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국화차는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불면증에 굉장히 좋습니다. 눈과 머리를 맑게 해주고 감기를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어 겨울에 인기 있는 차이기도 하죠. 장미꽃은 에스트로겐이 풍부해서 갱년기 여셩에게 대단히 좋습니다. 저희 아카데미 회원들도 많이 마시는 차이기도 하고요. 역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우울했던 마음이나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추천하는 차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봄에 피는 목련 꽃입니다. 봄에 피는 몽우리의 아름다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목련은 차로 마시면 비염이나 축농증에 매우 좋습니다."
● "꽃차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힐링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은 요새 '힐링'이라는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로 사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복잡하고 힘든 삶에서 본인만의 돌파구가 필요한 것이죠. 송주연 원장은 꽃차가 그런 현대인들에게 힐링이 되어 줄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꽃차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힐링입니다.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꽃차가 주는 마음 치유 효과는 굉장합니다."
실제로도 은퇴 이후 노년층이 많이 도전하는 직종이기도 하다는데요. 꽃차를 배우고 꽃농장을 가꾸고, 체험과 힐링의 공간을 계획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차를 배우러 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꽃차가 많이 알려지면서 식용 꽃 산업이 굉장히 활성화가 되었습니다. 섭취 가능한 꽃의 품종도 많이 늘어났고, 음식의 주재료에도 색과 향, 맛을 돋우기 위해 꽃을 활용한 요리연구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인체에 무해하고 요즘의 트렌드에도 맞아 퇴직 후 배우러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꽃차가 '힐링, 건강, 웰빙' 등의 대표적인 트렌드와도 결부되다 보니 송주연 원장은 젊은층이 꽃차에 더 많이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요 근래 20~30대 초반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져 많은 청년들이 이 직종에 도전하고 있다는데요. 송주연 원장은 꽃차가 미래에 주요한 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꽃차는 블루오션입니다. 꽃차가 앞으로 미래산업으로 도약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건강, 그리고 힐링이죠.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도전해 보시면 바람직한 사업이 꽃차라고 생각해요."
사진=권혁성 PD hskwon@donga.com
● "앞으로는…"
송주연 대표는 서울시 광진구 중곡동에 위치한 아카데미 근처에 꽃차 체험 가게를 따로 냈습니다. 다양한 부류의 꽃차를 직접 체험해 보고 꽃차에 흥미를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는데요. 현재 여러 꽃차 소믈리에들과 함께 꽃차를 기반으로 한 티 브랜드 '화려한 수다'를 론칭, 홍보 중에 있습니다.
"현재 꽃차를 기반으로 한 티 블렌딩과 꽃차 라인을 브랜드로 주식회사 화려한 수다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티브랜드를 더욱 널리 알리고, 전문적인 티 큐레이터를 양성해서 실무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한국의 차 문화를 세계화시키는 데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송주연 원장은 꽃차를 위한 키워드를 '배려와 기다림'으로 꼽았습니다. 재료인 꽃과 약초들을 제대로 덖고 제다하여 우려내는 데는 배려와 기다림의 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꽃차 소믈리에는 꽃차를 만드는 것 외에도 차를 통해 다양한 소통과 힐링의 장을 여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꽃차로 힐링과 감동을 주는 사람들이 꽃차 소믈리에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