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도착하자마자 병원부터 간다고 일단 위대철 내과를 들렸는데 진찰결과 입원을 하라 해서 일단 집으로 가서 세면도구 등 몇 가지 챙겨서 사랑병원으로 가기위해 택시 콜을 넣었는데 전화해보니 빈 택시가 잡히지 않으니 기다리라고만 한다. 계속 세번이나 기다리기를 또 안 돼 으슬으슬 떨리는 몸으로 서서히 송정 공원 역 입구 쪽으로 이동하였으나 택시는 영 잡히지 않았다. 계속 잡히지 않아 사랑병원 앞까지 걸어오고 말았다. 무려 한 시간이상 걸린 것 같다. 나중 생각해보니 19번 버스가 있는 것을 몰랐다.
오후 7시경이라 병원 직원들은 다 퇴근하고 조용했다. 응급실을 찾아 접수를 하고 대기 중에 생각해보니 4년 전 대상포진으로 한 번 왔던 곳이었다. 만 4년 주기로 또 입원을 하게된 것 같다. 지난 14일 밤 위험신호가 왔는데 대수롭지 않게 판단하고 20일 스카우트교수회 1박2일짜리 진도연수에 동참한 것이다. 고급 콘도에서 친구들은 술도 마시고 후식을 즐기는데 나는 입맛이 없어 그냥 자겠다고 자리에 누웠으나 영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이 안 온정도가 아니라 연속 기침 때문에 속이 뒤집어지는 듯 했고 안타깝게 몰아쉬는 숨소리에 주위 사람에게 많이 미안했다.
다음날 일정도 빡빡한데 그래도 따라는 다녔다. 곧바로 귀가했으면 좋겠는데 울림산방 보고 진도 쌍계사까지 보고 진도읍 수산시장으로 가서 쇼핑도 하고 점심을 먹는다고 하나 나는 몽상태가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해 차안에 앉아서 점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 넘의 점심시간이 왜 그리 긴지 기다리는 내 처지는 고통 속에 전신이 축 느러진 상태였다. 나는 점심은커녕 아무것도 못 먹고 어서 가기만을 고대하는데 또 무안을 들린다고 한다. 여기서도 차안에 앉아 기다리는데 기다리기 너무 지루했다.
마침내 영광통 사거리 위대철 내과에서 진찰을 받게 된다. 그렇게 하여 위 내과에서 사랑병원으로 소개서를 써 준 것이다. 사랑병원 응급실에 접수할 때 보호자를 쓰라고 하여 셋째동생 전화번호를 쓰기는 했지만 그도 몸 상태가 안 좋아 문 밖 출입에 거동치 못하고 집에만 있는 처지라 내 간병은 기대할 수 없었다. 잠시 후 서울 아들에게 웬일인가? 묻는 전화가 왔다. 오후 6시 반쯤이나 되지 않았을까? 아들이 바로 내려오겠다고 하더니 10시10분쯤에 도착하여 부족한 이것저것 사서 넣어 주고 잠자러 금호동으로 갔다.
내 병명은 폐렴증세인 것 같다. 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폐렴(肺炎) : 쌍구균(雙球菌)ㆍ바이러스 등(等)의 감염(感染)에 의(依)해 일어나는 폐의 염증(炎症). 오한(惡寒)ㆍ고열ㆍ가슴앓이ㆍ기침ㆍ호흡(呼吸) 곤란(困難) 등(等)의 증상(症狀)을 보임. 폐렴(肺炎)으로 인해 죽을 수도 있다. 모든 병이 다 위험하지만 이 또한 조기 치료하면 완치 가능하다고 하나 나는 꼭 병을 키워서 병원을 찾는다. 14일 증상이 나타난 걸 1주일이나 견디다 못해 21일에야 입원하지 않았는가? 제발 다음부터는 빨리 병원에 달려가야겠다.
서울 사는 아들은 당일 저녁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밤 10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고 다음날 올라갔고 딸네 식구들은 어제 오후에 도착하여 병원으로 와서 만나보았다. 중2 은지가 많이 컸고 6학년 은채도 귀엽게 잘 자라고 있다. 외손녀들이 많이 큰것을 보니 세월이 흐르기는 흘렀나보다. 은채도 3월이면 중학생이 된다하여 너도 언니처럼 통장을 만들면 할아버지가 용돈을 부쳐주겠다 하니 좋아했다. 내년부터는 두 외손녀 용돈으로 십만 원이 넘게 나갈 것 같다.
다 떠나보내고 나니 허전하다. 쉽게 올 수 없이 멀리 사는 자식들이라 또 제 생활들이 있으니 제집들 찾아 가야 한다. 얼굴들 보았으니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급할 때 뛰어올 수 있는 가까이에 사람이 없다 생각하면 허무하기 짝이 없다. 갈수록 마음이 약해진다. '살만큼 살았으니' 라고 자조 섞인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막상 내생이 내일로 끝날지도 모른다고 가정할 때 아직은 할일이 조금 더 남았는데 라는 생각과 아직도 가계 빚 속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자식들이 걱정이 되고 있다.
첫댓글 윗어르신의 글들을 간간이 눈팅하다가 와닫는 글들을 접하게 되었읍니다 충북 음성에거주하는 정가공파 송춘의 라고 합니다
소속은 백석대학교에 있읍니다 아직정년이4년 남았으니 나이는 대충 신고하였읍니다
어르신의 지난 삶이 너무 진솔되게 표현하시어 감동입니다
종종 들러서 인생교훈을 듣도록 하겠읍니다^^
감사드림니다
송춘의 교수님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전공은 무슨 과목입니까? 인문학이면 좋겠습니다.
주소를 알려주시면 책을 한 권 보내드리겠습니다.
010-5925-1691 송남석
송천의 위로말씀에 감사드립니다.
평소에 건강하셨던 여운님께서 고된 홍역을 치루신 것 같아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이번 폐렴은 고통도 따르지만 여운님의 내면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시킬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할 것이라 예측해봅니다.
사소 할 것 같은 미물의 바이러스에게도 사람이 그토록 고통을 받는 것을 보면 사람의 위력도 별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강력한 항생제들도 넘쳐나는 세상이니 조금만 참고 견디시면 말끔하게 쾌유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파보면 하룻밤도 길게느껴질 것인데 고생이 많으십니다. 오늘만 넘기시면 좋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심호흡을 해보시면서 예쁜 간호사의 얼굴도 쳐다보시길 바랍니다.
빠른 쾌유 갈망해봅니다.
답변에 감사드림니다 ^^
아쉽게도 인문학이아닌 실내건축학 입니다 일반적으로 인테리어전공 이라고도 합니다
다행히 모친이 계셔서 본가에 다녀 왔읍니다
퇴직후를 위해서 충북 음성에 몇년전부터 복숭아 농장을 시작하여 요즘에는 시간될때마다 가지 전정을 하고 있읍니다
근처에 오실기회가 있으시면 뵙도록 하겠읍니다
빨리 쾌차 하셔서 건강한 모습을 기대합니다 감사 합니다^^
어르신께 실례가 되지않으시면 핸-문자로 연락드리도록 하겠읍니다-
시대에 잘 맞는 참 좋은 전공입니다.
저는 고교에서 공업선생으로 근무하다가 명퇴하고 시,수필로 등단하여 세계일주의 꿈을 이루고자 50여국 돌아보고 여행기도 펴냈고 지금은 여산송씨대종회 종보편집주간의 일을 맡고 있는데 이번에 종보10호를 냈습니다. 원윤공파 29世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