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오일은,
어린이날입니다.
그런데,
어린이날 비가 오는 경우도 적은데,
올해는 폭우가 내린다고...
오 갈 곳이 없어서,
집에서 뒹굴고 있는데...
비는 안 내리고,
날이 점차 개는 듯...
그래서,
물만 하나 챙기고,
연주대로 갑니다.
출발은,
관악산 까치고개에서...
산으로 들어서니,
비는 오지 않으나,
안개비가 보슬보슬 내이고...
덕분에,
길은 질척이지 않고,
푹신해서 걷기도 좋았고...
단점은,
나무가 머금은 물방울이,
바람만 불면 떨어져서,
우산을 써야 하는 상황이...
길가에는,
산딸기 꽃이 수줍게 피었고...
워낙 사람의 왕래가 많아서,
제대로 익어갈지 모르지만,
그래도 좋은 결실이 있었으면...
암튼,
흐린 날씨에,
나 홀로 연주대를 향해서...
이 녀석은,
등산로가 아니라,
화려한 모습으로 나무에 있어야 하는데...
꽃잎에 매달린,
조그만 물방울을 이기지 못하고서,
땅 위에 뒹구는 모습이 애처롭기만...
더구나,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관악산의 철쭉을 즐기고 싶었는데... ㅠ.ㅠ
떨어진 철쭉을 뒤로하고,
부지런히 산을 오르는데...
조그만 솔방울 꽃이(??),
수줍게 인사를 건네고...
만일,
날이 좋았다면,
조그만 솔방울 꽃이,
송화 가루에 범벅이 됐을 텐데...
병꽃 나무도(붉은 병꽃),
화려한 자태를 뽐내면서,
등산로를 지키고 있고...
이 나무의 원래 이름은,
비단을 두른 것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금대화라고 했다는데...
꽃에 무지한 왜놈들이,
지네 맘대로 병꽃이라 했다고...
멀지 않은 곳에,
관음사 국기대가 있는데,
등산로는 엄청 가파르기만...
그래도,
산을 찾는 사람이 없어서,
내 마음대로 활개 치며 올랐고...
이렇게 멋진 곳에,
진달래가 함께하면 좋은데,
올해는 진달래를 구경도 하지 못했고...
전망대에서,
도심을 바라보는데...
도심은 고사하고,
발아래 사당역도 보이질 않고...
암튼,
비는 없지만,
안개비를 맞으며,
잠시동안 도심을 바라보았고...
나무들이,
한쪽으로 쏠린 모습이 보이나요??
안개와 더불어,
거친 바람이 불어오니,
기온은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고...
차라리,
비가 오면 좋은데,
우중충한 상황이 썩 좋지는 않았고...
오늘도,
거북이는 항상 그 자리에...
그런데,
누군가 거북이 머리에,
흰색 페인트를 잔뜩 부어놨고...
참으로,
사람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네요...
여기는,
선유천 국기대입니다.
물기가 촉촉한 바위를,
어렵게 올라갔는데...
자욱한 안개로 인해,
이 정도 상황에 만족하고,
다시 돌아서 내려왔고...
국기대를 지나고,
정상으로 한참 올랐는데...
길가에는,
때늦은 철쭉이 다소곳이...
너무 기쁜 나머지,
한참을 바라보다가,
다시 연주대로 향했고...
진달래는 오래전에 사라졌고,
철쭉도 끝물인데,
병꽃은(붉은 병꽃) 이제야 제철인 듯...
내가,
너무 오랜만에 연주대를 왔더니,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었고...
암튼,
늦은 봄에,
병꽃의 화려함을 즐기며 산행을...
행여 하는 마음에,
등산로를 벗어나,
철쭉이 많은 계곡으로 들어서는데...
철쭉뿐만 아니라,
모든 나무의 꽃은 지고,
잎만 푸르러 있네요.
에고고!!!
한숨을 쉬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걸어가는데...
나무는 푸르고,
꽃은 땅에서 뒹굴고...
철쭉나무의 문제가 아니라,
여길 늦게 온 내가 바보이지만...
며칠만 더 기다려 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마음에서 떠나질 않았고...
한참을 더 오르니,
철없는 녀석이 한 그루... ㅎㅎ
덕분에,
내 눈이 즐겁고,
마음이 편안해졌고... ㅎㅎ
암튼,
조금 더 오르면,
철쭉이 더 많이 있을 거라고 확신했고...
철쭉은,
여기저기에 있으나...
추운 날씨와,
밤새 내린 비로 인해서,
모두가 축 처진 모습으로...
어쩌면,
땅에 떨어지기 직접 모습으로,
힘없이 버티는 중이었고...
중턱을 지나고,
7부 능선에 오르니,
비교적 철쭉다운 녀석이 보이고...
여기까지 오면서,
혹시나 없으면 어떨까 하며,
마음을 엄청 졸이며 왔는데...
이 정도라도 있으니,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지금부터는,
관악산 철쭉 감상을...
이제 막 핀 철쭉이라서,
생생한 느낌이 바로 느껴지고...
역시,
막 피어난 철쭉은,
물방울이 아무리 무거워도,
꿋꿋하게 화려함을 뽐내고 있고...
나무를 흔들어,
물방울을 털어주려 했으나...
이 또한,
버텨야 한다며,
극구 사양하는 철쭉에게 한수 배웠고...
한송이가 아니라,
함께 피어나니,
화려함은 배가 되고...
행여 발길에 스칠까 봐,
멀찌감치 떨어져서 산행을... ㅎㅎ
이 녀석은,
붉은 기운은 쏙 빼고,
창백한 모습으로 피었고...
대부분 철쭉은,
분홍색이 강하지만,
이처럼 흰색에 가까운 녀석도 제법 많고...
안개가 심한 곳은,
일부러 고개를 숙인 녀석들도...
안개보다는,
날이 추워서 인지도 모르지만,
아직 떨어지지 않고,
가만히 고개만 숙였고...
두 번째 암봉을 지나는데,
크기는 적어도,
꽃은 야무지게 피웠고...
암튼,
싱그러운 모습으로,
힘든 구간을 지나는 사람에게,
힘내라고 응원을... ㅎㅎ
철쭉과 노느라고,
산 정상까지 힘든 줄 모르고 올랐네요.
그런데,
지척에 정상이 보여야 하는데,
연주대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네요!!!
암튼,
촛대바위에 인사하고,
정상을 향해 발길을...
여기는,
정상 부근의 절벽인데...
바위틈에서,
철쭉 한 그루가 조신하게 자리했고...
이제는,
철쭉과 인사를 하고,
연주대 정상으로 갑니다.
몇십 미터 전방에 정상이 있는데,
가늠이 되나요??
그냥,
뿌연 형체만이,
관악산임을 알려주고...
저길 가면 귀신이 있는지,
있다면 처녀귀신이 길 바라면서 정상으로...
여기가,
정상입니다.
눈이 와도,
비바람이 몰아쳐도,
언제나 사람이 있는 장소인데...
오늘은,
사람은 고사하고,
처녀귀신도 없네요...
아무도 없는 연주대를 지나고,
발길은 연주암으로 향하는데...
응진전도,
구름에 가려서,
형제도 찾을 수 없고...
그나마,
즐거움을 선사하던 철쭉마저,
형체를 찾을 수 없네요.
철쭉 대신에,
병꽃나무가 꽃을 피우려 하는데...
꽃에 매달린 물방울은,
어린 꽃을 힘들게 하고 있고...
참고로,
병꽃나무는 꽃이 황록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데,
이처럼 처음부터 붉은 꽃을 피우는 나무는 붉은 병꽃나무라고 한다고...
깔딱 고개를 내려가는데,
자욱한 안개로 인해,
산은 을씨년스럽기만...
암튼,
부지런히 내려가서,
매콤한 파전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켰으면... ㅎㅎ
아니,
그러기 위하여,
잰걸음으로 하산을...
산을 내려오는데,
안개와 실록의 나뭇잎들로 인해,
몽환적인 분위기가...
어딘가에서,
잡자는 공주가 나타나거나,
커다란 호랑이가 나올 듯한 분위기였고...
난,
공주보다는,
막걸리 파는 주막이 더 간절했지만... ㅋㅋ
뿔난 철쭉을 끝으로,
더 이상의 철쭉은 없었고...
어째튼,
뿔난 철쭉과,
아쉬운 작별을...
어쩌면,
철쭉은 해거리가 심해서,
2~3년 뒤에나 볼 수 있을지도...
오래전에,
이 장소에 커다란 돌탑이 있었고...
2년 전 즘에,
예수를 믿으라는 글귀를 남기고,
돌탑을 부숴버렸는데...
지금은,
누군가 새롭게 탑을 쌓고서,
그 위에 개나리를 심어 놨네요.
뿔이 2개 달린 철쭉을 지나고,
드물게 철쭉나무가 있었으나,
모든 꽃들은 이런 모습이었고...
비바람이 범인인지,
지나는 산객이 그랬는지 모르지만...
올해 철쭉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가 되는 듯...
냇가에 있는,
조그만 산벚나무에는,
열매가 벌써 무르익고...
암튼,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서,
자연은 정말 빠르게 변해가고...
덕분에,
나도 바른 속도로 늙어 가지만... ㅠ.ㅠ
등산로에,
조그만 산철쭉(개꽃)이...
비바람이 불어도,
화려한 모습으로 꽃을 피운 모습이,
너무나 대견하기만...
이 꽃에 독성만 없다면,
나도 많이 좋아할 텐데...
날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안개비에서 점차 빗방울로 변해가고...
덕분에,
연두색 나뭇잎들은,
나에게 멋진 모습으로 다가오고...
이쯤부터는,
비와 함께 산행을...
어디선가,
향기로운 냄새가...
주변을 돌아보니,
등나무 꽃들이 만개해 있었고...
그래서,
좀 더 다가가서,
등나무 꽃을 즐기려고 하는데...
날씨가 좋다면,
정말 멋진 모습일 텐데...
날이 궂어서,
꽃도 덩달아 우중충해 보이지만,
향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암튼,
잠시나마 등나무 꽃을 즐기고,
다시 내려가는데...
등나무를 만났다는 이유로,
나의 신발과 옷은,
온통 물어 젖었고...
재작스럽게,
등산로를 벗어난 것이 문제이지만...
비만 오지 않았다면,
멋진 사진과 더불어,
내 옷도 이러지는 않았을 텐데...
평소 이 자리는,
물이 졸졸 흐르는 장소인데...
잠깐이나마,
비가 왔다고 물이 제법이고...
비가 조금 더 온다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ㅎㅎ
이제는,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고...
덕분에,
단풍나무들은,
한없이 겸손한 자세로... ㅎㅎ
암튼,
조그만 단풍 터널을 지나서,
집으로 발길을...
관악산 계곡은,
1년에 10달은 공사를 하는 듯...
한 번에 달하든지,
아니면 그대로 둬도 좋은데,
굳이 공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고...
암튼,
돈 많은 곳이라서,
냇가에 돈을 퍼붓는 중이고...
산행은 5월 5일이고,
5월은 장미의 계절이라서,
조그만 장미공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5월이 맞지만,
장미는 아직이라 하네요.
그래도,
빗물을 머금은 꽃봉오리는,
조만간 꽃을 피울 듯...
공원 한켠에는,
해당화가 활짝 피었는데...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가녀린 꽃잎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고서,
꽃이 피었다고 할까요?? ㅎㅎ
아직은,
장미의 계절이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심하게 집으로 돌아가는데...
물이 없어서 돌지 않는 물레방아는,
굵은 빗방울의 힘을 빌어서 힘차게 돌고 있고...
4시간 남짓한 산행을 즐기고,
술이 있는 곳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는데...
우산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보이나요??
비가 너무 심해서,
걷기에도 부담스럽고...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온몸이 흠뻑 젖은 관계로,
술집이 아니라 집으로 발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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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고 하여,
모든 산행을 취소했는데...
비는 오지 않아서,
홀로 찾은 관악산은...
철쭉과 병꽃,
그리고,
싱그러운 나무 잎들이,
눈과 마음을 편하게 해 주고...
암튼,
비기와도,
산은 정답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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