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누구나 피어나는 때가 다릅니다.
느리게 천천히 피어나는 꽃일지라도 모두 다 소중한 꽃입니다.
아이들도 그러합니다.
어른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삶이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떤 일을 좋아하거나 어떤 부분에 소질을 보여도 그 능력을 키워줄 생각보다는 오히려 부모가 바라는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여 어릴 때부터 각종 학원 등으로 몰고 다닙니다. 아이의 꿈, 아이의 삶이 아니라 부모 자신들의 꿈을 이루려고 아이들을 내몹니다.
이 책에는 30여 년간 동요 운동을 펼쳐오고 있는 저자의 아이들에게 바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놀이를 하는 가운데 나오는 아이들의 일상적인 얘기와 글을 노래로 만들어 함께 부르며 그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그는 가르치려 하지 않으며 아이들의 얘기를 진득하게 들어줍니다. 글도 어른들의 언어로 꾸미지 않고 아이들이 표현하는 그들의 얘기로 노래를 만들어 함께 부릅니다. 아이들을 위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긴 이 책에는 아이들과 재미있게 노는 방법과 '글짓기'가 아닌 '글쓰기'를 안내하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저자는 꽃은 저마다 피어나는 때가 다르며 늦게 피어나는 꽃일지라도 모두가 소중하듯이 아이들도 그러하다고 얘기합니다. 이미 피어난 어른들은 아이였을 때를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늦게 피어나는 아이들을 보며 안절부절하며 조바심을 내며 어쩔 줄 몰라 하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꽃피울 때가 있으니 사랑의 눈으로 기다리며 바라보라고 얘기합니다.
목차
추천사ㆍ6
김치 ㆍ 16 / 그걸 깜빡했다니 ㆍ 20 / 잡초 뽑는데 ㆍ 22 / 무언의 압박 ㆍ 25
필리핀 엄마 울엄마 ㆍ 28 / 쓴맛 사이다 ㆍ 32 / 달팽이야 그리고 아름나라 ㆍ 35
ㄷㄱ이의 꿈 ㆍ 39 / 정체를 밝혀라 ㆍ 42 / 위선자 ㆍ 45 / 달팽이로 살아보고 싶어
한 번만이라도 ㆍ 49 / 빛나는 앞날을 위해(졸업의 노래) ㆍ 52
보고 싶은 선생님 ㆍ 57 / 가뭄 ㆍ 61 / 아빠가 아픈 어린이날 ㆍ 65
결혼기념일 ㆍ 72 / 내 이름은 보물 ㆍ 74 / 봄 같은 친구 ㆍ 78 / 엄마가 왔다 ㆍ 82
태권도 다리째기 ㆍ 87 / 폭력이라면 딱 질색이지만 ㆍ 91 / 내게는 아직 한쪽다리가 있다 ㆍ 94 /
장애인의 호떡 ㆍ 97 / 아빠 빨리 나으세요 ㆍ 100
침대에 누우면 ㆍ 104 / 아빠의 슬픈 일기 ㆍ 106 / 대역죄인 ㆍ 109 / 흙 ㆍ 112
놀고 싶어 ㆍ 117 / 얼마나 죽어야 끝날까 ㆍ 121 / 더 울고 싶었다 ㆍ 126
일기가 싫은 사람 손들어 보세요 ㆍ 130 / 이런 기분은 뭐지? ㆍ 134
달개비꽃 ㆍ 138 / 중독이 되어버렸어 ㆍ 141 / 송아지 ㆍ 145 /
산 너머 하늘하고 ㆍ 148 / 쓰고 나니 글이 되었다 ㆍ 151 /
착한 시간을 기다려(나쁜시계) ㆍ 155 / 할머니 댁에 가면 ㆍ 159
짜장면과 엄마 ㆍ 163 / 어머니의 폭발 ㆍ 166 / 자유 ㆍ 171 / 잠이 온다 ㆍ 175
나는 밥이 될 거야 ㆍ 179 / 나무노래 ㆍ 184 / 돌아가고 싶어 ㆍ 189
부록
글쓰기의 오해 ㆍ 193
어른이 동요를 부르는 까닭 ㆍ 202
한국어 품사와 청소년 진로 ㆍ 206
꿈 노래를 만들어 보아요 ㆍ 210
뮤지컬 만드는 과정 ㆍ 214
악보 모음 ㆍ 217
사진 모음 ㆍ 230
마치며ㆍ236
저자 소개
글 : 이종일
어린 시절을 경북 영천 보현산 자락에서 산과 물을 벗삼아 보내다 지금은 대구에서 어머님을 모시고 3대가 같이 살고 있다. 1988년부터 작곡을 시작하여 어린이의 말과 글로 노래를 만들고 있으며 로고송, 교가 작곡 등도 겸하고 있다.
〈대구 동요 부르는 어른 모임〉을 이끌며 1994년에는 〈놀이문화연구소〉를 설립하였고 현재는 〈이종일놀이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방송에 수시로 초대되었고 이곳저곳에 불려 다니며 1,000회 이상의 강의를 하였다. 다큐도 여러 편 제작되었으며 두 방송국에서 프로그램 진행도 하였다. 많은 예술작업에서 음악감독과 연출, 작곡 작업을 하였다.
책 속으로
어른들은 아이의 잘못된 말을 되도록 고쳐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참된 말글은 평소에 쓰는 말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그대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쓰는 말로 억지로 고쳐 쓰려니 당연히 꾸미게 됩니다. 어린이들에게 삶을 바로 보게 하지 못하고 어른들 글을 흉내 내고 재주만 가르치는 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 p.18
아무 글이라도 노래가 된다고 하니 아이들은 의아해했습니다. 한 아이가 장난처럼 쓴 글이 멋있는 노래로 변신하자 아이들은 용기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 p.40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만나 아무 글이라도 써주면 노래를 만들어 불러 주겠다며 글쓰기 동기를 끌어내려 애쓰고 있습니다. 다른 어린이의 말이나 글이 악보가 되고 노래가 되는 것을 보면 자기의 말과 글도 노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 p.54
몇 시간 공들여 아이 마음을 생각하며 노래를 만듭니다. 노래를 만들어주면 그냥 버리고 가는 아이들이 더 많습니다. 자신의 삶에 애착이 가지 않는 것인지, 대중가요보다 못해서 그런 것인지, 이런 노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습니다. 벌써 3,000곡이 넘어가지만 버려지는 것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겠지요.
--- p.85
어린이들은 어른의 감시와 통제 속의 시공간에서 노는 것을 놀이라고 여기지 않더라고요. 특정한 놀이가 없더라도 그냥 친구들과 같이 있고 싶어 합니다.
무엇인가 유무형 놀이를 기획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만나서 그냥 놀다 보면 놀이가 제안되고 기획되고, 그렇게 놀다 보니 해가 져서 지는 해를 보며 아쉽게 헤어지는 것이라고 어린이들은 말합니다.
--- p.119
어린이에게 스스로의 이야기를 글로 맘껏 표현하게 해야 합니다. 내 아픔과 고민을 밖으로 터지게 해야 합니다. 어른들 언어를 아이들에게 던지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이야기와 언어에 음표를 달아 주어야 합니다.
--- p.157
글쓰기가 힘들면 서로 이야기를 합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 맞다. 이걸 써야지" 이러는 겁니다. 막혔던 표현 방법 하나가 뿅하고 뚫리는 순간입니다. 어린이들에게는 글이 막히면 말을 하게 합니다. 그러다 보면 말이 글 재료가 되어 머릿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때 머물러 있는 어휘들을 종이에 마구 써 내려가는 것입니다.
--- p.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