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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방금 든 생각인데, 나 스스로에게 뭔가 가혹한 날 남의 눈치를 좀 더 많이 보게 되는 거 같다.
내가 뭔가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흔들림이 되게 적어지던데.
지난번에 그걸 느꼈었다.
그리고 친구들하고도 얘기할 힘이 나고...
뭐 잘나간다의 개념보다는 그냥..내가 잘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 그렇더라.
근데 그 '내가 잘 하고 있구나~'에 대한 개념이 조금 불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최근들어서 마음이 가장 단단했던 순간은, 그 소개받은 남자랑 잘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였다.
아니지, 정확히 말하면 내가 그 상황을 잘 제어하고 대처하고 있다고 믿었던 그 때였던 거 같다.
나는 나름대로 내가 어렵지만 잘 조절해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구...
요즘 나의 가장 큰 약점은 3년동안 그 누구도 내 마음에 두려 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닥 마음에 드는 사람도 없었다는 것...
모든게 다 나의 잘못같고, 모든게 다 내 탓 같았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그런 생각들이 많아질수록 나는 작아졌다.
오늘도 하루종일 우울했다.
그나마 겨우 나아져서 지금 밖에 나온거다.
정말...
밖에 나가고 싶었는데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고 너무 못생기고 못나게 느껴져서 화장도 하고 옷까지 다 입었음에도 나가지 못한 채 몇 시간을 거실에서 맴돌았다.
너무 피곤했다.
너무 우울했고..
나는 더는 내 짝을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냥 느낌이 그렇다.
이 세상에는 내 짝이 없는 것 같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들어있지도 못하겠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면서 틀어놓은 티비를 보는데,
예전에 했던 방송들을 재방송해주고있었다.
예전에 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였다.
사랑이가 좀 더 많이 어렸을 때였는데, 이미 봤던 회차임에도 추성훈의 인터뷰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시호가 아니었으면 저는 아마 혼자 살았을거에요. 시호가 내 아이를 낳아줬으면 해서 결혼했어요. 저한테는 시호밖에 없어요."
나는 첫번째 말이 너무 인상깊었다.
그래서 미국사람들은 결혼 배우자를 The One이라고 부르는가?
이 수많은 세상속 사람중에서 저 한 사람을 만나는게 얼마나 힘들까.
정말 엄청난 확률 아닌가?
나는 이번 사람도 아님을 느끼고는 너무 우울했다.
그리고 며칠동안은 억지로 노력해보려고도 했던 것 같다.
이제 외로운것도 싫고..혼자도 싫고..누군가가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는 마음도 많고 하니까.
하지만 아 진짜...
왕부담..스타일 정말 안맞는다.
나는 그래서 이 사람과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만 만나자 하면서도 한켠으로는 너무나도 우울했다.
내가 왜 소개받기를 자꾸 거부하기 시작했는지 알겠다.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싫어하는건 아닌거같다. 조금 귀찮은 면이 있기는 하지만...
하지만 자꾸 이렇게 단발성으로 끝나게 되고, 이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너무 많은 사람을 소개받고 허무하게 끝나고 별로였고 맘에 안들고 정이 안붙고 그리고 혹시라도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내가 마음에 안들었을 때 거절하는것도 너무 힘들고 마음이 안좋고...
그냥 그 모든 것을 끝낼 때, 그리고 아, 이사람도 아니구나 하고 느꼈을 때의 어떤 허무함? 상실감? 이런 것이 싫은거다.
꼭 소개팅을 하고 몇번 만나다가 아닌걸 깨닫고 그만 두게 되었을 때 너무 마음이 안좋다.
후폭풍이 너무 세다.
사귀다 헤어진것도 아닌데, 그냥 난 이러다가 내사람 못 만날거같고, 이렇게 많이 만났는데도 자꾸 아니라는거보면 내가 문제있는거같고, 그러다보니 영영 내 짝은 무슨, 못 만날 거 같고...
이런 자책과 절망이 반복되는 것이다.
친구들은 몇번 소개해주면 잘들 만나던데.
내가 나를 너무 아끼는건가?
좀 까다롭긴 하다.
나는 너무 멀리 생각하니까.
나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니까...
...
자기비하는 버릇이라고 하는데 나는 정말 안좋은 습관이 너무 강하게 박혀버린 것 같다.
상담 선생님이 그랬다. 나 스스로 '내가 좀 잘했지~'하는게 있어야지 그게 없다고.
근데 어떻게 내가 좀 잘했지~하고 말을 하느냔 말이다.
잘한 게 없는 거 같은데 말이다...
나는 왜 이렇게 자기비하에 빠지게 되었을까..?
나의 감정이나 이런 것들의 완전성을 아직도 꾀하는것일까?
그냥..난 아직도 내 중심으로 생각하는게 안되는 것 같다.
또래들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걸..
그 아이들은 나름의 인생을 살고있고, 누가 뭐라 해도 그냥 자기 삶을 사는걸...
나도 그러고 싶고 그러면 되는데 왜 이렇게 그게 잘 안될까.
얘는 이러는데 왜 나는 이러지 하는 생각.
걔는 걔고 나는 나일텐데.
이것도 남과 나를 구분하지 못하는걸까?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잠이나 하루종일 푹 자고 싶어도 그렇게가 안된다.
너무 초조하고 불안해서...
자기 감정을 잘 모른다는 건, 자기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한다는건 정말 천벌인 거 같다.
한 세상을 고통속에서 살도록 만드는...
나는 그냥 그런 애인가봐.
나쁜 감정이 일어나면 되게 자책하게 되고, 나는 왜 이럴까를 토로한다.
이렇게 마음 들여다보는것도 너무 지친다.
열심히 분석하고 생각한다고 답을 알게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 인생은 멈추어있다.
생기를 얻을만한 시기가 된 거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음...
기다리는게 너무 힘들다.
...
내가 왜 그때 그렇게 일상적인 카톡에도 짜증이 치밀었던 걸까에 대해 어제 하루종일 생각했다.
그냥 그 사람이 싫었는데 핑계였을까?
아니면 전날 친구가 놀린거때문에 그랬을까?
아니면 그 카톡이 정말 싫었던걸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것도 같지만 나는 그 카톡을 뭔가 압박처럼 느꼈던 거 같다.
압박....
나는 압박과 강요를 정말 싫어하니까.
...
아까 전전 직장에서 알게된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 친구의 이름이 떠 있는걸 보고 나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왜일까?
난 항상 그 애한테 전화가 오면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그 애가 나한테 뭐 잘못하는것도 없는데. 그리고 오히려 먼저 자주 연락해줘서 고마운것도 있는데...
하지만 이 아이는 성격이 세다.
이 아이랑 내 친척언니는 둘이 비슷한 느낌이다.
성격이 세다.
통화를 시작했다.
몸의 모든 세포들이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다.
심지어 얘가 뭐라고 하는건지 잘 들리지도 않는다.
주변이 시끄럽기도 했는데, 얘가 너무 수화기 가까이에 대고 말을 하는건지 잘 안들렸다.
내가 넘 긴장해서 그랬던건지...
왜 긴장을 하는걸까?
지금 안지가 8년은 됐는데...
이 아이와 친척언니의 공통점으로 말할거같으면, 상당히 압박적이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게 느껴진다.
그리고 생활력이 강하고, 굉장히 현실적이다.
자주적이고, 본인의 욕구가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있다.
부럽기도 하다.
친척언니는...그런데 센 면은 있지만 친척이기때문에 좀 더 편하다.
내가 조금 싫은티를 내거나 해도 받아주는 편이라서.
그리고 내가 싫은 티를 내거나 짜증을 좀 낸다고 해도 연을 끊을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니까.
그리고 언니니까.
그렇지만 이 아이는 친구다. 동갑. 차라리 언니라면 내가 동생이니까..하는 생각이라도 있을건데, 친구다보니까 이게 싫다.
친구는 평등한건데, 우리의 사이는 전혀 그래보이지 않는다. 그 친구가 그렇게 만든건 아니다. 내가 그렇게 느낀다.
마치 나와 동생과의 관계 비슷한 느낌이랄까?
내 동생은 착하다. 나한테는 반대의견을 잘 내지 않고 잘 받아준다.
나는 동생이 어리게만 보일 뿐이다.
실제로 어리기도 하고.
내 앞에서는 좀 더 그렇게 되는거 같기도 하고...
내가 그렇다.
나는 상대하는 사람에 따라서 내 마음이 달라지는거 같은데, 어떤 그룹에서는 내가 왕언니처럼 하지만 이 아이와는...
일단 내가 너무 긴장하고 좀 두려워하는 것도 있다.
내가 뭔가를 머뭇대거나 못하고 있으면 가차없이 '어우 얘는 뭐하는거야~?'할거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은근 무시할것도 같고, 비웃을것도 같다.
성격이 좀 급한면도 있어서 분명 압박을 주는 면도 있다.
내가 압박하는 사람한테 되게 약하지 않나.
압박이 심해지면 화가 나기 시작하고, 꾹꾹 참다가 폭발해버린다 요즘엔.
일단 감정적으로 위축감이 들고 긴장이 되니까 마주한 그 순간부터 난 쫄보가 되어버린다.
왜 그럴까..?
예전부터 추측했던거긴 하지만, 나는 아빠한테 사랑받고싶고 인정받고싶어하는 욕구가 엄청 강했다.
그리고 워낙에 나 아주 어릴때 아빠가 뭐든 오냐오냐했었고, 어느날 갑자기 나한테 매몰찬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다시 예전처럼 사이가 좋아지기 위해서 난 아빠 마음에 무척이나 들고 싶어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지...
아빠는 그 친척언니에 대한 칭찬을 자주했다.
아주 바람직하고 생활력도 좋다고...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욕구(대개는 금전적인)를 좇는 모습을 몹시 좋아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누구보다 보란듯이 잘 산다고.
그리고 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는 이 험한 세상 지 힘으로 못 살아갈 나약한 멍충이, 그것도 모르는 바보, 그것도 못하는 바보, 좀 이상한 애, 이해안되는 애로 대변되었다.
그런 말들이 나한테는 비수로 날아와 꽂혔고, 내가 저렇기 때문에 그 충만했던 사랑을 몰수당했다고 생각했던거같다.
그래도 그나마 성적이 좋거나 어떠한 실적(?)적인 측면에서 잘 해 왔을때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내 한계를 부정하고 뭐든 잘 해야했다.
뭐든 잘 해내야 하는 건 나에게 생존과도 비슷한 것이었다.
왜 그랬는지..나한테는 아빠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이것마저 놓치면 나는 정말 태어나서 사는 어떤 의미? 존재감? 이런게 없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고.
아무튼,
그래서 나는 친척언니처럼 금전적인 욕구나 신분상승의 욕구가 강하거나 생활력 좋고 굉장히 현실적인, 한마디로 현실에 최적으로 적응한 아이들이 항상 높아보였다.
그렇지만 나는 현실에서 그런 아이가 아니었다. 그걸 정말 너무 부정하고 싶었다.
그런 아이가 아니라는 것은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고 그렇다는 것은 난 뭐때문에 살아가는가와 관련되어있었기에.
과거에 대한 분석은 여기까지 하고..
말이 길어질수록 사족이 붙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가 이 아이 앞에서 그토록 긴장하는건, 압박적인 상황을 잘 못 견디는 것과, 그리고 이 아이 앞에선 항상 주관이 흔들린다.
뭐든 이 아이 말이 내 말보다 맞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 아이는 현실에 완벽 적응해있다. 나는 현실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걸 그냥 동물적으로도 아는 것 같다.
내 생각은 있지만, 그걸 체화할 시간이 없었다.
내 생각도 옳다는 걸 증명할만한 시간이 나에겐 비어있다.
이제는 무섭다.
내 생각도 옳다는 걸 지지해주는 사람도 없었거니와, 나조차도 그걸 틀릴까봐 피해왔고, 너무 무섭다.
특히 감정의 부분에서 더더욱...
나는 나의 감정또한 의심한다.
내가 뭔가 또래들보다 미숙하다는걸 눈치챘기때문이다.
선생님은 그냥 아, 내가 이렇구나 하고 인식하라고만 한다.
인식...
행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건데.
나를 알아야 남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내 올라오는 감정이 옳은지 그른지, 아니 그 표현이 이상하다면 적절한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우리 엄마는 나 어릴때 대체 뭐한거지?
지금도 감정회피의 1인자인데 뭐...
내가 그토록 불안했던 것도, 나에게서 올라오는 이런 감정들을 읽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분명 뭔가가 올라오는데,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 제대로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아빠도 감정에 대해서는 너무 서툴다.
둘 다...감정 다루는데 있어서는 정말 바보같애...
그 바보들 사이에서 내가 태어났고 나도 바보가 됐지....ㅎㅎ...
그리고 상황도, 내가 나 스스로에 집중할 수 없도록 했어. 7년정도를 혼자 이쁨을 독차지했으니까...
나의 위치도 잘 구분이 안갔을거고, 감정도 그렇고, 엄마랑 아빠는 제대로 훈육을 시키지 못했던 것 같아.
일고여덟살쯤 됐을 무렵부터 훈육이 아니라 아빠는 나한테 감정적으로 나를 버릴듯하게 짜증을 냈지.
내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시킨걸 해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렇지만 나로써는 그게 최선이었어.
내가 어른도 아닌데...그리고 안된다는 어른 앞에서 내가 어떻게 했어야 해...
아직도 그날은 나에게 상처로 남아있다.
그땐 내가 아마 아홉살정도 됐을때 아니었나 싶다.
현실적이지 못하고 금전적인 욕구가 없고 계산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는 날 이후로도 계속 압박해왔고...
나는 내 부족한 부분을 인정할수가 없었어.
그리고 여기까지 왔지.
참 많이 속상해...
또래와의 대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웃음코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건 정말...
대충 분위기를 눈치로 때려잡아서 겨우겨우 따라가지만,
사실 왜 웃는지, 왜 욕하는지, 왜 짜증내는지, 왜 좋아하는지 그걸 잘 모르겠다.
친구들과 동료들과 너무너무 친하게 지내고 싶고 너무너무 재미있게 지냈으면 하지만...
그걸 파악하지 못하니까 자꾸 겉돌게 되고 너무 피곤하고 힘에 부친다.
그냥 한마디로 그렇게 놀고 웃는 자리에서는 바보가 되는 것이다.
지진아...
예전엔 그런 피드백을 받으면 그렇게 말한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그랬다.
지금도 그런 피드백 받으면 그 사람이 밉기도 하다. 그리고 속이 상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말한건지에 대해서 이해가 가기도 한다.
내가 어떤지 알기 때문에...
그리고 이런 것들은 나를 너무 속상하게 한다.
차라리 아예 정말 바보였다면 속은 더 편했을 거 같다.
내가 얼마나 우스꽝스럽게 보일지, 내가 얼마나 바보스럽게 보일지 잘 알기 때문에 더 속이 상하는거다.
하지만 속은 상하지만 이게 지금의 나다.
오늘도 너무 속이 상해서 많이 울었지만,
그렇다고 사회적인 접촉을 피하고싶지는 않다.
나는 분명 그걸 원하고 있으니까...
그치만 정말로...속은 많이 상한다...정말 많이...
그리고..나는 나 스스로 잘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지금 그래서 엄청나게 위축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더더욱...
아, 그리고 그 지난번 소개받은 사람과의 아리송한 나의 생각에 대해...
나는 또 은연중에 이런저런 불안이 있었지만..그 중에서 또 한가닥의 생각은 이 사람을 소개받아서 내가 요리조리 잘 만들어가면 나도 '잘 한다'고 평가받을 수 있겠지...하는 생각도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그 사람이 나한테 호감을 느끼는 것 같았을때 뿌듯함을 느꼈던것도 같다.
아니..뿌듯함이라니. 뿌듯함은 내가 뭔가를 '해냈을 때', 즉 성취했을 때의 느낌인데...
나는 어쩌면 내가 해내야 할 과제처럼 느낀건지도 모르겠다.
친척언니가 소개해줬고, 네가 지혜롭게 해야 한다고 몇 번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내가 이걸 '지혜롭게 해내야 하는' 어떤 과제로 인식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느끼는 위축감은..
내가 그 사람이 별로였고 스타일도 안맞아서 그만만나자 했는데, 내가 '지혜롭게' 해냈어야 하는데 '지혜롭지 못했기 때문에' 그만두게된것처럼 생각되어서 아닐까...
항상 모든 순간이 그랬다. 나만 동의하면 쉽고, 나만 동의하면 일이 해결되고, 나만 동의하면 끝나는...
나는 아빠나 언니가 말하는 것처럼 '지혜롭게' 해 낼 자신이 없다.
그리고 내가 마음에 드는것도 아닌데 왜 '지혜롭게' 해내야 하는거지..?
이것도 그렇게 생각하는 내 탓인거야?
난 언제나 '해내야 하는'사람인거야?
화가 나는 것도, 짜증이 나는 것도, 그런 감정을 느끼는 내 잘못인거야?
엄마도 아빠도, 내가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해주지 않았어...
다만 드러나는 그것에 대해서만 혼을 낼 뿐이었지...
나더러 어떻게하라고.
나도 사람이고 그런 감정이 드는걸!
결국은 내가 잘 못해서 이렇게 된거다. 라는 결론으로 가버리니까 이렇게 위축감을 느끼는구나.
이 사람도 짝이 아니었어..하는 실망감도 있겠지만 위축감의 원인은 저거로구나.
내가 이런 심정으로 계속 살아왔구나...
얼마나 답답하고 위축됐을까 그동안...
뭔가 일이 잘못되면 다 내가 잘 못해내서 그렇게 된것처럼 느꼈구나..
상황이 있고, 인과관계가 있는데...
이런 감정이 올라오는것도 다 내가 잘못하는거고, 상대방이 화가 나는것도 다 내가 잘 못 맞춰줘서 그런거고...
이렇게 살았으니 나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말해줄 수 있었겠어...?
내가 그렇게 압박처럼 느꼈던 것도..다 저기서부터 온거 아닐까.
내가 결과적으로는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했다고 해도, 나는 어떤 압박으로부터 그렇게 튀어나왔고...
내 '마음'과 '해내야 할 것' 사이에서 나도 많은 갈등을 했던 것 같다.
왜 그걸 해내야 할 것으로 느꼈을까...
왜...
왜 모든걸 상대방 기준으로 생각하게 되었을까...
상대방에게 왜 내 가치평가를 맡기는것일까...
왜 상대방에게 나를 던지는가...
왜...
선생님이 말한 것처럼, 난 연예인처럼 하려고 하기 때문에 나를 사랑해주는 관중이 필요해서 그런걸까?
그들의 애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즉 그들로부터 뭔가를 얻으려하기때문에 주체적일 수 없는걸까?
진정 나로 세상을 겪지 않고, 상대방을 놓쳐서는 안되기 때문에 나를 회피하는 것일까?
이건 계속 생각해볼 문제인거같다..
많이 울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울고 얼마나 더 마음아파야 나의 윤곽을 알게 될까?
모든 사람이 자기를 100% 알수 없단거 안다.
하지만 경계와 윤곽정도는 알고 살아간다.
그래야 불안하지 않다. 예측이 가능해지니까...
저에게 길을 보여주세요...
제가 가야할 길을 알려주세요...
제가 저로써 앞으로 남은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저의 꿈은...제가 저 자신으로 사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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