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역에서
가을색이 더욱 진해지고 있다. 날씨는 선선하고 매우 쾌적하다. 새벽에 일어나 컴퓨터로 한 시간 작업을 했다. 13번 버스를 탔다. 강변역까지 왔다. 버스에서 내려서 바로 옆에 있는 구의공원을 들렀다.
출근시간이었지만, 잠깐 공원의 가을색을 보고 싶어서였다. 공원은 작았다. 그래도 한바퀴 빙 돌았다. 한쪽에 배드민턴 코트가 옥외로 있었다. 몇 사람이 배드민턴을 치고 있었다.
단풍 사진을 몇 장 찍고 구의동 버스터미널 구내로 갔다. 분식집에서 우동을 하나 시켜 먹었다. 5천 원이다. 맛이 좋다. 옆에서는 군인 몇 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다.
옛날 내가 군에서 근무할 때가 떠올랐다. 군복을 입고 다니면 민간인이 볼 때 대번 눈에 띈다. 그래서 행동이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나라를 위해 군복무를 하는 군인에 대해서는 따뜻하게 대해주어야 하고, 고마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하층에 있는 다이소로 갔다. 문구류를 샀다. 다이소는 언제나 참 싸다는 인상을 받는다. 볼펜 5개에 천 원 이런 식이다. 밖으로 나오니 보도블럭에 어떤 나이 든 사람이 앉아서 동냥을 하고 있었다.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할 수 없다는데, 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사람들은 별로 돈을 주지도 않고 그냥 지나친다.
세상은 비정하다. 내가 만일 저 입장이 되어 앉아 있으면 어떤 심정일까?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2호선을 탔다. 사람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기도 하고, 서있기도 한다. 나도 서있었다. 잠실철교를 지나서 올 때 한강을 보았다. 찬란한 가을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올림픽대교도 보이고, 잠실롯데타워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