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스물네 번째
코리아호가 조선에 오지 못한 이유
350여 년 전 네덜란드에서는 조선과 교역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범선을 건조하고 배 이름을 ‘코리아호’라고 했답니다. 역사에서 배웠듯이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는 당시 세계 무역의 중심에 있던 기업이었습니다. 그들을 통해 서양의 문물이 동양으로 흘러들어 왔고, 이를 가장 잘 활용한 나라가 일본이었습니다. 네덜란드가 조선과 교역하고자 했던 것은 헨드릭 하멜이 조선과의 교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을 네덜란드 정부가 받아들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나가사키로 항해하다가 폭풍우를 만나 제주도에 표류했지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직원이었던 그가 조선을 탈출해 본국에 돌아간 후 표류기를 저술했고, 조선도 상당한 수준의 문화 국가이니 조선과 교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배는 조선에 오지 못하고 남미 무역에 투입되었습니다. 도쿠가와 막부가 네덜란드에 압력을 넣어 조선과의 직접 교역을 막아섰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은 조선이 서양의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동양 제일의 강국이 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여전히 동양 강국으로 군림하고자 합니다. 최근 한국의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가 전범 기업인 ‘히타치조선’이 법원에 맡긴 공탁금 6천만 원을 수령하자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재배제 등 강도 높은 보복을 일본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이 전범국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고, 이미 과거에 모두 해결된 사안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싶은 겁니다. 아직도 그들은 반성하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강고한 입장인 모양입니다. 저들을 우방이라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