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ge〃──────────────────────
† 신기루 : Æ-mail (lovestay20@hanmail.net)
† 출 처 : 기루나라 (http://cafe.daum.net/lovestay20)
† 릴레이 : ㅇ1ㄲ1FAM♤ (http://cafe.daum.net/E771)
──────────────────────〃mirage〃─
☆02
“어라? 멀쩡하네?”
비오와 선재의 얼굴을 보면서 내뱉은 지나의 첫 마디였다.
“무슨 뜻으로 씨부리는 거냐? -_-^”
그 말을 선재가 되받았고.
“니놈의 코와 눈이 느끼고 있다시피 민형우는 보이는 타박상은 없다만
파스냄새가 이루 말 할 수 없이 진동하고.
김윤민은 손모가지가 분질러졌는지, 허여멀건 붕대나 칭칭 감고 있는데.”
“근데?”
“니들은 아무리 쑤셔보고 탈탈 털어 봐도,”
무슨 꿍꿍인지, 비오의 옆에 가서 몸을 쿡쿡 쑤시며 훑어보는 돌발행동을 보이더니,
이내 선재의 옆에서도 같은 행동을 하는 지나였다.
“하다못해 어디 긁힌 자국이라도 없단 말이지.”
그런 지나의 행동에 조금 엉뚱하게도 윤민의 입에서
‘병신-’ 이라는 말과 함께 짧고 힘없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뭐어? 김윤민!”
“어제 무슨 일 있었냐?”
뜬금없는 지나의 행동에 잠시 미간을 찌푸리던 비오가 형우와 윤민을 향해 물었다.
“별거 아냐.”
“별거 아닌데 왜 손이 그 모양이야?”
“삐끗했어.”
“이지나는 왜 저래?”
“뻔하지. 뭐.”
“뻥가. =_=^ 또, 너냐?”
시니컬한 윤민의 답변에 바로 화살을 맞은 형우.
맨 처음 지나가 그랬듯이 이름 보다는 조금 더 친숙한 단어 뻥가. ㅡ,.ㅡ
역시 그의 허풍은, 이들 사이에서 한 몫 단단히 한다는 말인가?
“하하. 조금 부풀렸을 뿐인데. =_=”
“한판 또 떳구만?”
“그렇게 됐다.”
“에라, 새끼야!”
머리를 긁적이면서도 특유의 웃음을 띠는 우리의 뻥가!
그리고 마치, 그 미소가 ‘이 일의 화근이 바로 나였다.’라고 해석을 한 모양인지
한두 마디의 친근한 욕설을 퍼 붓는 비오였다.
“뭐야? 그럼 어제 너희 같이 있던 거 아녔어?”
그런 비오의 행동에 지나는 다시 한번 상기된 얼굴로 달려들었고,
“쓰펄. 어제 코뿔소한테 잡혀있었다.”
선재가 말했다.
코뿔소라 함은, 풍원고등학교의 알아주는 학주였다. -_-
“코뿔소?”
“미친. 아주 사람 잡으려고 환장했더만. -_-”
“왜?”
“몰라.”
“그건 그렇다 치고, 몇 시 까지 잡혀 있었기에 애들이 사고를 치고 다닌 것도 몰라?”
“아씨, 몰라.”
답을 회피하기라도 할 모양인지 만사가 다 귀찮다는 듯이 옥상 바닥에 들어 눕는 선재.
무언가 조금 더 캐내려는 심사인지 말똥말똥 거리는 눈으로 선재와 비오를 번갈아 보는 지나.
그리고 그런 지나와 선재는 관심 밖이라는 다른 아이들. =_=
“오늘이면 끝나지?”
아예 화재를 바꾸는 여진의 물음. 그게 간단하게 고개만 까닥이는 비오였다.
현비오. 차선재.
사실 이들은 얼마 전 크고 작은 소동을 일으켜 징계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일년 이라는 시간 내에 정상적으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시간보다,
사고를 쳐서 징계를 받는 시간이 더 많은 녀석들이라고나 할까? =_=
평범한 측에서 약간 벗어나 일탈을 꿈꾸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 중에 으레 비오와 선재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아! 물론 지금 한자리에 모여 있는 이들 모두가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들 중 유독 투철한 반항심을 품고 있는 인물임은 자명한 사실.
여진, 지나. 형우와 윤민이 평범한 측에서 조금 벗어난 일탈을 꿈꾸는 아이들이라면,
비오와 선재는 그들보다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_-;;
고차원적인(?) 일탈을 꿈꾸는 아이들이랄까? =_=;;
술. 담배. 가출. 주먹다툼. 폭주… 이러한 일들이 빈번한 아이들.
하루세끼 꼬박꼬박 밥을 챙겨 먹듯이, 하루를 거르지 않는 그들의 일상. 방탄한 생활.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이 보다 더 많은 피조물들.
그들은 이와 같은 부속품들을 이용하여 세상을 등지고 사는 아이들이다.
.
.
세시가 조금 넘은 시간.
육교시가 끝나는 종이 땡~ 하고 울리면 저마다 지루한 하루생활을 마치는 아이들이
조금 더 자유로운 일탈을 꿈꾼다.
탁탁탁-!
“자자. 조용, 조용.”
그런 아이들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도
쥐고 있는 출석부로 교탁을 두들기는 선생님.
“쓸데없이 시내 배외 하지 말고,
술집이니 뭐니 들랑달랑 거리다가 엄한 사람 붙들어 놓고 괘난 시비 걸지도 말고,
딴 학교 놈들이랑 한판 붙어서 경찰서에서 전화 받는 일 좀 없게 해라. 이 웬수들아. 어?”
“에이~ 선생님~”
“제발 어디 가서 말썽들 일으키지 말고, 괜히 학생과에 걸리지도 말고! 그럼, 오늘은 이상!”
인심 좋은 웃음을 띠며 간단명료한 종례를 마친 선생님.
그에 맞춰 저마다 환희에 찬 환호성을 내지르며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기라도 하는 양,
걸음아 나살려라~ 하며 발걸음을 밖으로 내 딛기에 바쁘다.
“가자. 한여진.”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던 여진에게로 다가와 살 궂은 웃음을 띠는 지나.
벌써 교실에는 반 이상의 아이들이 자취를 감춘 뒤였다.
“애들은?”
“현관에 있을 거야.”
“그래?”
지나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띠며 여진을 부추겼고,
여진은 그런 지나의 성화에 못 이긴 척 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오늘까지 비어있던 비오의 자리에서 가방을 찾는데…!!
“어?”
“아, 비오 가방 아마 비오 손에 있을 거야.”
“교실에 들어오지 않은 애가 무슨…”
“훗- 오늘은 코뿔소한테 발목 안 잡히려고 단단히 벼뤘는지,
아까 쉬는 시간에 형우가 가지고 날랐어.”
손 벽을 마주치며 마냥 싱글벙글인 지나의 말에, 가볍게 발걸음을 옮긴다.
아마 형우는, 지난 쉬는 시간. 여진이 잠시 화장실에 갔던 사이에 가방을 들고 날랐나보다.
(참고로 여진, 지나, 비오는 2학년 7반이며, 선재는 8반, 형우와 윤민은 5반 이었다. =_=)
현비오의 짝꿍이라는 녀석이, 마누라라는 녀석이
짝꿍의 가방이 없어진지도 모르고 있었다니… 쯧쯧.
“굼벵이들이 따로 없네. 쯧.”
“어이~ 뻥가? 왜 혼자 있어?”
“촉새라서 행동거지가 좀 빠를 줄 알았더니, 넌, 주둥아리만 촉새냐?”
“응. 왜? 한심해 뵈냐? 그래도 사는 데는 지장 없다.”
“쯧쯧. 이것도 여자라고.”
“훗-”
“그러고 보면 니 주둥아리도 하루가 편할 날이 없겠다? 주인을 잘못 만나지라. 쯧쯧.”
“뭐어?! 아니, 이 뻥가가, 말이면 단 줄 알어?!”
금세 나온 곳에는 뜻 박에도 민형우 한 놈만 보였고, 나머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만들 해. 근데, 왜 너만 보여? 다들 어디 있어?”
“게임피아. 빨리 가자. 애들 기다리고 있어.”
“야, 뻥가. 니가 지금 내 말을 야금야금 씹어 먹는 거야? 앙!”
“에씨. 시끄러워 죽겠네. 몹쓸 노무 개새끼가 어디서 짖어대? -_-;”
“머, 머 먼 새끼? 그거 지금 나한테 하는 토크어바웃이어써?”
앞장 선 형우를 따라 교문을 향하면서 여진이 녀석들의 행방을 물은 찰나,
형우는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다정스레 여진의 목덜미에 팔을 휘어 감고 지나를 무시했다.
그리고 그것을 빌미로 한 없이 형우를 쏘아대는 지나.
점심시간에 이어진 그들의 쟁탈전 2부. =_=
여진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어마어마한 말들이 쏟아졌고,
어느 누구 하나 한걸음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때문에, 마냥 잠자코 있던 여진이 그들 사이에 나섰다. =_=
“야, 내가 누누이 말 했지?”
“뭘?”
“니들 그러다 정든다고.”
“뭐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일년을 넘게 지켜본 그들의 행동거지에, 심드렁한 여진의 음성이 흘러나왔고,
양쪽에서 불끈하는 반응은 아주 조금의 여유도 없었다.
가운데서서 한순간에 양사이드에서 질러대는 비명에 가까운 악에 바친 고함소리를 들은 여진은
불쾌하다는 듯이 양미간을 찡그렸다.
동시에, 한쪽에서는 말도 안 된다는 듯이 화끈 달아오른 지나가 씩씩 거렸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마치 멀미라도 난다는 양,
이마위에 손을 짚고 보기 좋은 미간을 있는 대로 찡그린다.
“어떻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저주를 내려도 그런 어마어마한 저주를!”
무언가 주문에 걸리기라도 한 듯. 멍한 얼굴 위로 같은 말은 반복하는 형우.
아무래도 여진의 말에 타격이 큰 듯. (-- )( --)(-- )( --)
“두고 보라니까? 내 이름 석자 걸고 장담하는데,
니들은 분명 고운정보다 미운정이 더 많이 들어서 살림 차릴 거라니까? 머지않았다고.”
“야. 뻥가? 지금 한여진이 무슨 소리 하는 거냐?”
“그야.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
“니 생각도 나랑 같구나?
천하의 이지나가, 하필이면 천하의 허풍쟁이랑 정이 든다고? 하- 어이없어.”
“많고 많은 여자들 중에, 하필이면 촉새랑?
하- 한여진. 정말 한 순간에 할 말 없게 만드는 데는 선수라니까?”
눈에 보이는 외형이, 얇고 불그스름한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오는 표현만 다를 뿐.
마치 거울을 보는 듯 그야말로 판박이인 그들의 행동은,
곁에 있는 여진으로 하여금 충분히 웃음을 자아내고도 남았다.
그리고 그 시점.
그들은 어느새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게임피아에 도착했고,
멀지 않은 가까운 곳에서 한참 비트메니아에 열중하고 있는 익숙한 한 무리를 보게 되었다.
아무렇게나 풀어 헤친 넥타이.
답답한 모양인지 목덜미 위로 한두 개씩 풀어 느슨해진 난방.
게임기 위쪽으로 아무렇게나 벗어던져진 교복마이.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교복무리.
여진은 아직도 멍한 얼굴위로 넋이 나간 듯 안쓰러워 보이는 지나와 형우를 뒤로 한 체
그들과의 거리를 좁혔고,
두 남자 사이에서 낄 자리가 없어 한참 구경에 몰두하던 윤민과 눈이 마주쳤다.
윤민은 여진을 향해 가볍게 윙크를 날렸고,
얼핏 그런 윤민의 눈짓을 본 몇몇 여학생들은 거의 쓰러질 분위기였다. =_=
그 윙크를 받은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말이다. -_-;;
“재들 왜 저러냐?”
어느새 주위에 몰려들어 그들의 외모를,
그리고 한참 게임에 열중인 녀석들에게 말 한번 건네 보려는 심산지,
틈틈이 기회를 엿보는 아이들을 비집고 당당히 윤민의 옆자리를 차지한 여진.
그런 여진을 간간히 노려보는 앙칼진 시선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민은 다정스레 여진의 어깨에 팔을 두른 체,
이제야 오락실 입구에 모습을 드러낸 형우와 지나의 상태를 묻는다.
그에 여진은 가벼운 웃음을 지으면서,
“그럴 일이 있었다.”
라는 짧은 대답 이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사람 궁금하게 스리. -_-;;
그때, 한참 진행 중인 게임화면위로 ‘S’ 라는 최고의 점수가 당당하게 새겨졌고,
주위에 환호성과 박수갈채 소리 속에서 그들의 게임이 화려한 막을 내렸다.
“왔냐? 가자.”
오후 봉사활동이 만만치 않았는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비오가,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가방을, 마이를 집어 들더니,
익숙한 손놀림으로 여진의 가방을 뺏어 들었고,
때문에 여진은 뭇 여성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으며 오락실을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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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1.
[ 장편 ]
끝없는 사랑 ☆ 02
신.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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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30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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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진이가 좀 둔한 구석이 있나봐요. 그리고 그들 여섯명 왠지 신비스럽게 보이네요. 담편 기대할께요.
윤민이도 끌리는데요..이거 큰일났네..ㅋㅋ..다음편으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