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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공부 더 하겠다고 잘 다니던 직장 때려치우고 매콤할 줄 알았던 연애 싱겁다고 때려치우고 새마음으로 열공하겠다며 인생 계획표 다시 짜던 그 때, 친구들 막 결혼하기 시작하던 시기였으니 어느분들 말씀대로 난 <참 지독하게 말 안 듣는 인간>이였다.
그날은 아침부터 회색빛 하늘이 울음을 머금은 듯 했고... 학과 관련 자격증 시험이 있던 날이었다. 막내뻘 되는 동생들과 공부하며 <노친네>소리를 들었던지라 오기에 꼭 한번으로 끝내리라 다짐을 했었다. 아침 을 먹다 무심히 전해 들은 소식 한통.... 싱거워서 안하겠다고 뱉아버렸던 그 연애, 그래도 가슴 한 켠에 남아 피지도 지지도 않고 있던 그 사람, 그 사람 그 날 결혼 한댔다. 밥 먹다 내려놓은 숟가락, 다시 들지는 못하고 주섬주섬 가방 챙겨서 출발을 하는데 얼마 못가서 사부작 내리던 비는 쏟아붓기 시작했었다. 며칠 전 동생이 준 CD에서는 김현정의 <그놈의 결혼식>이 흐르고 내가 참 영화를 찍는구나 싶기도 하고 한도 정도 많은 이 가슴 짐승처럼 울부짖느라 귀한 남의 차 들이박을까 염려되어 멈춰 친구에게 전화를 했었다. "그 남자 결혼한단다. 오늘." "누구??" "뭐, 내가 남자가 한다스는 되더나." "아니, 니가 남자가 어딨노~ㅋ" "내 지금 결혼식장 가 볼까? 보자기 뒤집어 쓰고..." "그래, 얼라도 구해서 업고 가라" "내 지금 심각하거든!!" "시험은 우짤껀데!!" "시험은 다음에 또 있지만... 이 남자 다음에 또 결혼하겠나?" "미친년 !!! 나이 먹어서 공부하는 거 디다. 한번에 붙어라. 니 지금 완전 오바거든! 왜 이제와서 지랄인데!" "닌...오늘부터 그 남자 친구 해삐라~ 내 친구 하지 말고..."
그래, 그땐 세월이 그렇게 도도히 흐를줄 몰랐고 보고픔이 목구멍까지 차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찾을 줄 알았고 긴 세월 함께 할 벗이라면 조금 더뎌도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라 여겼으며 산자락에 아카시아꽃 하얗게 날려 손 내밀어 잡아보고자 할 때 그 좋아하던 꽃 향기가 콧등을 시리게 할 줄은 몰랐던거지.
이토록 푸른 오월.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하얗게 지새우게 하는 계절. 이밤, 그저 조용히 바람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그리고 그대들에게 띄웁니다. 그리움이 파릇하게 피어오르면 그대들 한번쯤 손 내밀어 잡아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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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긴 세월 함께 할 벗이라면 조금 더뎌도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라 여겼으며" 요고 맘에 듬... 그리고 "이토록 푸른 오월" 요건 내이름들어가서 맘에 듬 ㅋㅋㅋㅋ
오~~
정말 푸르고 푸른 계절이예요. 푸른씨이~~^^=
^^&은형아!!! 요른 영화 같은 추억이 있어서 부럽구나~~~보고픔이 목구멍까지 차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지금 이시간에도 세월은 도도히 흐르고 ...변하고...기억도 뜨문뜨문... 긴 세월 함께 할 벗... 엄청시리 괜찮은 사람인가부다... 기대는 하지마라 ㅋㅋㅋㅋ 실망이 크니까...ㅎ 사랑은 내가 쓰는 소설????
언니 ㅋ 제눈에 안경이라고 내 좋으면 됐지. 괜찮은 사람이 어디 따로 있나요~ ^^* 마음에 콕 꽂히는 사람 생기면 인사시켜드릴께요. ^^*
말이나 못하문... 이그(>.<)(^^)
^^
주차장건... 해결 잘 하세요~ ㅋ^^*
어제 기분이?..... 그 기분...ㅡㅜ 진심어린 의사소통과 내밀한 감정의 교감이 필요해요.....
맞아요.^^*요사이 몸에 미열도 좀 있고 뭔가 불만스러웠나봐요ㅡ.ㅡ:
토닥 토닥~~~
ㅋ 오라버니~~그 단계는 지났수~ 이거 노처녀 주책이라우~ ^^*
노처녀라도 토닥토닥..ㅋㅋ
저에게도 지난 날 아픈 사랑의 추억도 있었지만..지금은 그저 추억일뿐이네요.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처럼 그 분은 은형님의 인생의 벗이 아닌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날 은형님의 선택에 후회 하지 마세요. 은형님이 선택하신 일이었기에..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에서 현재의 선택이 미래의 결과가 된다고 하더군요. 지금의 선택, 미래의 선택이 더 중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힘내시고 본인의 꿈을 향해 열광적으로려가시길..
무언가 선택을 한 후 버려진 기회에 대한 미련이랄까...그 정도일꺼예요. 저는<나>를 선택했으니 그 선택에 대한 충분한 책임을 지고 살아야겠죠..^^*
맘 아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