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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침 뜨락 원문보기 글쓴이: 뜨락
가족들과 함게 영화를 보러 깄다. 사람들이 많았다. 무슨 영화를 볼까 하다가 체인질링이란 영화를 보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싱글맘인 크리스틴 콜린스(안젤리나 졸리)가 실종된 아홉 살 난 아들 월터를 찾는 이야기이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크리스틴은 아들이 사라졌음을 알고 경찰에 전화를 했으나 24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현장조사를 나갈 수 없다고 했다. 아들이 실종된 지 5개월째, 경찰에게 아이가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갔지만 그는 아들이 아니었다. 크리스틴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기자들과 경찰, 그리고 자신이 월터라고 우기는 아이였다.
그 아이는 자신의 아들보다 3~4인치나 작았으며 치아교열도 달랐고 교실 안에서 자신의 자리도 찾지 못했다. 크리스틴은 그 아이를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경찰은 막무가내였다. 오히려 크리스틴을 정신병자로 몰았고 결국 정신병원으로 보내버린다. 중죄에 해당하는 범죄번호 ‘코드12’. 그곳에는 경찰에 맞섰다가 정신병원에 들어온 여성들이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틴을 돕고자 하는 사람이 있었다. 종교방송을 하고 있는 구스타브 브리그랩 목사(존 말코비치)였다. 그는 경찰횡포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함께하자고 한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사명감’이 아니라 아들을 찾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이미 ‘아들’을 찾겠다는 의지 자체만으로도 경찰과 맞서고 있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용산 철거지역 참사를 떨쳐낼 수 없었다. 그들은 왜 망루를 세웠나. 그것은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그러나 용산참사 이후 지금 그들은 공권력을 맞서 싸우고 있다. 그것은 원하던 원치 않던 단지 그렇게 된 것이다. 용산 지역 참사 현장에는 이러한 문구가 있다. “살려고 올라갔다가 죽어서 나왔다”는 가슴 아픈 문구.
영화 <체인질링>의 배경이 된 LA는 경찰횡포가 나날이 심해져가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기도 하다. 지난 여름 미국산 쇠고기 당시 한 여대생을 짓밟던 군홧발과 용산 참사 추모집회에 참석했던 한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 끌던 무지막지한 공권력. 큰 규모의 집회,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사안, 목격자들이 많았던 시간의 공권력이 그 정도라면 드러나지 않은 사건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용산참사의 경우 경찰병력과 용역회사에서 합동으로 진압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그것이 한국사회 신개발주의와도 맞닿아있고 그를 추진하는 정치권과는 또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이미 국민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체인질링>을 보면 크리스틴의 아들이 무참히 살해됐다는 또 다른 사건이 드러나고 시민들에 의해 대규모 집회가 일어나면서 판세가 역전된다. 그러나 경찰청장은 담당 형사였던 존스 반장(제프리 도노반)에게 혼자 뒤집어 쓸 것을 명령한다. 그 뒤에는 시장 등 정치인들이 뒤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결국 재판에서는 존스 반장을 비롯한 경찰청장의 목까지 달아나고 시장은 차기 선거에서 출마를 포기한다. 이것이 원하던 원치 않던 크리스틴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현재 용산참사의 경우 정부의 행태를 살펴보자. 국민들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뿐만 아니라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와 오세훈 서울시장, 이명박 대통령까지 책임을 묻고 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의 모습을 보라. 어떻게든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까지 그 불똥이 튀지 않도록 조바심을 내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는 이를 정쟁화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들의 죄는 명확해진다. 김석기 경철청장 내정자의 경우 직접적으로 강제진압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고,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는 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써 그 책임이 없다할 수 없다. 행정안전부는 나라살림의 전반적인 책임이 있는 곳이다. 깊게 들어가면 소방․경찰․공무원 등에 대한 관련 전반적인 책임이 있는 곳이다. 현재 참사가 발생한 용산지구는 2006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재개발 지역으로 규정된 곳이어서 이명박 대통령 역시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현 서울시장 역시 그 관할지역이라는 데에서 책임이 있다. 책임질 사람은 많지만 누구하나 먼저 책임지겠다는 이가 없다.
<체인질링>은 ‘감동’ 실화라 했다. 용산지역 참사 역시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실화이다. <체인질링>의 사건이 1928년에 발생한 일이라면 우리는 현재 2009년에 공권력의 횡포를 직접 눈으로 목격하고 있다.
“벼락맞아 뒈질 놈”. <체인질링>에서 크리스틴이 정신병원에서 만난 같은 신세의 여성에게 배운 욕이다. 영화에서는 때로는 그런 욕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사를 보자면 백 번이고 맞는 말이지 싶다.
지금 우리가 여기서 그 진실을 밝혀내지 않고 사장한다면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이런 질문을 당할 런지 모르겠다. 크리스틴이 아들의 살인자로 지목된 자에게 절규하듯 묻는 말, Did you kill my son?과 비슷한 Did you kill my father?
이 글은 나난(미디어스)님께서 민중의 소리에 올린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첫댓글 관용과 포용으로 서로를 좀 더 안아줄 수 있는 사회로 가기위해서는 어떻해야할까요?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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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렌박사가 쓴 호오포노포노의 지혜에서 범죄자(??)를 배출한 교장선생님들이 떠오릅니다. 변화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책임지려 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그것을 우리 모두가 다 자각할 때까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