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넘는 미니세탁기, 단돈 3만5천원에 가져가세요!”
4일 오후 인천 중구 만물도깨비경매장. 사회자가 단순 환불로 사실상 새 제품인 리퍼비시(리퍼) 미니세탁기를 헐값에 경매에 부치자 20여명이 손을 높이 든다. 사회자가 가장 손을 빨리 든 3명에게 미니세탁기를 넘기자, 주변에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곧바로 1개 당 2만원짜리 여성 내의는 4천원에 매물로 나왔고, 여러 명이 재빨리 손을 들어 낙찰받는다. 이어 냉동 치킨, 찹쌀떡, 소금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쉴 새 없이 팔려나간다.
이날 리퍼 및 중고 제품 등을 파는 이 경매장은 평일인데도 60여명의 시민이 찾아 각종 물품을 경쟁적으로 구매하는 열기로 뜨겁다. 고재선 만물도깨비경매장 대표(64)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올해 들어 손님이 많이 늘어 1일 1천400여명에 육박한다”며 “덩달아 매출도 30%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는 아침부터 손님이 몰려 빈 의자가 없는 것은 물론, 뒤쪽 빈 공간까지 가득 찬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부평구 272만물상 리퍼브매장도 평일 이른 시간에 손님 40여명이 인터넷 가격과 비교하며 리퍼 및 중고 제품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다. 마음에 든 물건에 혹시라도 하자가 있을까 상품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살펴본다. 이곳에서는 가전과 의류, 식품 등 1천여개에 이르는 물건을 판매한다. 시중 가격보다 식료품은 15%, 가전은 30% 이상 싸다.
이날 이 곳에서 만난 A씨(77)는 “물가가 너무 올라 간단한 생활용품이나 식재료 가격 부담이 큰데, 여기는 싸면서도 제품엔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