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전 시민신문에 우리 고장에서 첫 벼베기가 있었다는 기사가 실렸더군요.
'광복쌀'이라는 낱말을 본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벌써 '처서'입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긴팔을 입을 듯합니다.^^*
요즘 시장에 나가면 벌써 햇과일이 풍성하고, 햅쌀도 나와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말에 "그해에 난"이라는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는 '햇-/해-'가 있습니다.
'햇-'은 뒷말이 예사소리인 일부 이름씨(명사) 앞에 붙어
'햇곡식/햇과일'과 같이 쓰이고,
뒷말이 된소리나 거센소리인 일부 명사 앞에는 접사 ‘해-’가 붙어
“해쑥/해콩/해팥”과 같이 씁니다.
더 쉽게 보면
"그해에 난"이라는 뜻의 앞가지는 '해'이고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아니면 사이시옷을 넣어 적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햇감자, 햇과일, 햇것, 햇병아리, 햇비둘기, 햇솜, 햇순, 햇나물로 쓰고,
해쑥, 해팥, 해땅콩으로 쓰는 게 바릅니다.
그럼 쌀은 해쌀일까요, 햅쌀일까요?
말씀드린 대로
"그해에 난"이라는 뜻의 앞가지는 '해'이고 뒤에 오는 낱말에 따라 사이시옷을 넣어 적습니다.
다만,
그 해에 난 쌀은 '해쌀'이 아닌 '햅쌀'인데 이 까닭은
'쌀'이 중세국어에서 'ㅂ살'처럼 낱말 첫머리에 'ㅂ' 소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현대국어에서 홀로 쓰일 때 'ㅂ' 소리가 나타나지 않다가
'입쌀', '찹쌀', '멥쌀', '햅쌀'처럼 몇몇 다른 낱말이나 앞가지(접두사)와 붙어 쓰일 때에는
'ㅂ' 소리가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현대국어에서는 이들의 실제 소리(발음)를 고려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고 있는 것이죠.
집 앞마당 포도 송이들이 까매지고 있길래 외손녀에게 알려주었네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해에 심었는데 아이는 벌써 고1입니다.
쓰다 보니 햅쌀로 지은 밥도 생각나고, 외손들이 좋아하는 햇과일도 먹고 싶네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
보태기)
'긴팔'은 "길게 만든 옷소매 또는 그런 옷."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따라서 '긴팔을 입다'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