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일요일은 만우절이었더랬습니다.
오늘 남동생이 광명에 있는 학원에 들어가는 날이라, 새벽에 짐챙기고 부모님 동생 태우고 서울을 다녀왔었죠. 내려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아침의 졸음을 쫓고 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내일 내려오신다길래, 먼저 그냥 차 다시 몰고 대전 내려가는 길이었죠.)
순간 만우절이라는것이 생각 나더라고요. 그리고는 이내 장난기가 발동해서...몇몇 스윙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냈지요.
문자#1
"미루쿠님께서 어제 귀가하던 중 접촉사고를 당해서 현재 입원해 계십니다"
두 번째 문자를 보낼 틈도 없이 여기저기에서 문자와 전화가 오더군요. 내심 미루쿠 님에 대한 스윙인들의 애정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어서 적잖이 감동했더랍니다. (물론 문자는 하루 종일 계속 되었습니다. 귀여운 애교를 웃어넘겨주신 분들께 대단히 감사드립니다...꾸벅)
어쨌든 두번째 문자를 보냈습니다.
문자#2
"병실은 현대아이텔 1102호 입니다. ㅋㅋ 쿠쿠 메롱~*^^*" 이렇게 말이죠.
아마 모두 금새 만우절 장난이었음을 알아차렸을 것이고. 잠시나마 저도 혼자 박장대소 하면서 웃을 수 있었습니다. 미루쿠님께서도 당신을 걱정해주는 전화, 문자들이 싫은 눈치는 아니었습니다.
여차여차 시간은 흐르고 흘러 일요일 모처럼 연구실에서 연구를 열심히한 할마 미루쿠는 늦은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 만년동 평양옥 이라는 곳에서 영양탕을 먹었더랬죠. 맛있게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미루쿠 님은 갑자기 안색이 변하더니 배가 아프다고 하시더라고요. 속으로...
'으이구 저 양반 요즘 계속 술 마시더니 술 병 났네...' 라고 별거아닌 것으로 생각했죠.
계산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찰나 ! 미루쿠 님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얼굴이 사색이 된채,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멍하니 서 있더니 그대로 쓰러지는 것이었습니다 !!!!
놀란 할마는 얼른 부축하고 형님을 서둘러 차에 태웠습니다. 얼굴은 물론, 등 전체가 식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 이거 안되겠다 싶어 미루쿠님 댁 근처에 있는 홈플러스 4층 내과로 달려갔죠.
가는 도중 미루쿠님은 다행이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가서 "급채"라는 진단을 받고 (그 병원 왠지 후루쿠 같음-.-+) 주사한방 맞고, 약 먹고 그대로 쓰러져 현재 집에서 잠들어 계십니다.
아침의 문자 그대로..."현대아이텔 1102호" 가 병실이 되어 버린거죠.
두 시간 가량 미루쿠님 댁에 있다가, 미루쿠님께서 어느새 안정을 되찾고 새근새근 코를 고며 자는 모습을 확인하고 큰 고비는 넘겼구나~ 안심하고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아침에 무심코 보낸 문자하나가 이렇게 크나큰 복선이 되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미루쿠님에게 더더욱 미안하네요.
아무래도 이제부터 할마가 나서서 미루쿠 술 끊고, 담배 끊는 지옥훈련을 시켜야겠습니다.
미루쿠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이상 !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랄뻔한 할마의 끄적끄적 이었습니다.
좋은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헉.... 말이 씨가되었군요.; 아니 문자가 씨가된건가?; 미루쿠형의 쾨차를 빕니다.
영양탕 급채하면 완전 초죽음인데...빨리 나으시게~미루쿠~한동안 영양탕 생각 안나겠다...(난 입원했었어..-.-;;)
오호~ 역시 "고기호랑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은데요? ^^
아니 이게 뭔소리냥~~ 미루쿠.....언넝 나아~~~ 이거 같은 동네사는 동민으로서 문병이라두 가야는거 아냐? ^^;;
아들 챙겨주는 아버지 같은 삘의 할마ㅋㅋ 둘이 찰떡궁합이랑께~~글구,,,미루쿠님 언능 나아요..아프지 말아요..
ㅋㅋ 얼른 기운 차리세요~ㅎㅎ
ㅋㅋ...그래두....오늘은 나아서 학교간듯하니..다행이네.....할마....떼끼!!!
미루쿠~~~ 오래오래 사셔야만해용~~
푸하하하하하 ~ 가장 가슴 속을 후벼파는 댓글이었습니다 ^^ ㅋㅋㅋㅋㅋ
할마 장난 괜히 뜨끔 했겠는걸~~만우절을 몸소 실현하셨으니...!!^^ 불끈! 기운 차리세요~
웃으면 안되는데 잼있네 ^^;;
미루쿠님의 쾌차를 기원해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미루쿠 님께서 대신 감사의 말을 전해 달랍니다. 자신은 "몸 값" 올리느라고 가급적 카페에 포스팅을 자제한다는군요 ^^
어이~어이~몸값 안올라간다는거 알면서~~~~~~!@#$%^
하하하...하긴 그것도 그러네요 *^^* 쿠쿠
왠일이셔~~~이제 괜찮나 몰겄네...할마야~~어째..문자가 좀 찝찝했어....미루쿠~~~언능 기운차려요~~^^
뒤늦게 두번째 문자부터 확인해서 장난인거 알았는데..정말 말이 씨가 된다고 할마도 깜짝 놀랐겠다~ 미루꾸 얼렁 쾌차하여 지옥훈련으로 건강 되찾길 바랄께 -0- 그래도 할마가 있어 다행이다~
허허.. 영감 운동해서 몸 만든다고 하더만 전혀 안하고 있구만요 ㅋㅋ 맨날 술과 춤에 취해 사니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