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도 지나고
이 겨울의 끝도 얼마 남지 않은 듯 하지만
새벽을 가르는 바람은 사정없이 귓전을 때린다.
전날 경북영양 일월산의 5시간 눈산행의 피로가 가시지도 않은 채 나서는 길!!
인적이 드문 도로위 어둠이 깔린 새벽길을 나서는 마음은 벌써 삼신봉 어디쯤엔가 있다.
승용차 3대에 분승한 12명의 회원들!!
지리산으로..
청학동으로 향하는 각오는 설램보다는 두려움이 앞선 듯....
청학동의 초입은
거센바람이 몰아치고 얼어붙은 계곡의 물소리마저 잠들어 있다.
예상보다 적설량이 적어 기대했던 설경산행은 다소 김이 빠지는 듯..
산객에 등산객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걸음이 더뎌지고....
청학동 계곡을 끼고 소리 없는 행진이 시작된다
아이젠에 밟히는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되씹으며
거칠게 내쉬는 숨소리와 화음을 이루고
삼신봉까지의 힘든 된비알을 1시간 반만에 도착!!
지리산의 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고단에서 토끼봉 형제봉 촛대봉..영신봉,제석봉,천왕봉.. 장장 30여Km에 이르는
광활한 지리산의 모습을 두 팔로 안아본다.
포근한 날씨속에
육신의 시계가 어김없이 허기를 알릴 때 쯤 양지바른 곳에 황제의 식탁이 차려진다.
점심을 먹는 일행들의 모습이 평화로움으로 연출되고 따끈한 라면국물에 곁들인 막걸리 한 사발의 감미로움에 취기가 오른다.
식사후!
내삼신봉(1,355m)까지 이어지는 능선길....
하얀 솜이불을 덮고 있는 능선을 따라가는 길!
따스한 햇살에 녹아버린 눈꽃..
발길 닿지 않는 침묵은 순백의 미소를 그대로 덮어 쓴 채 빛을 발하고 있다.
순간 수중의 은색 산호초를 연상이 되고.. .
눈덮힌 산하!
가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흰 눈과 어울러져 색상의 조화가 너무나 뚜렷해 보이는
설경과 어울려져 천지를 흰색으로 도배를 해 놓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오로지 한색으로 수를 놓았을 뿐인데...
이토록 아름다움을 주는 게 가슴마저 뻥 뚫어질 것 같은 상큼함을 준다.
삼신봉의 정기를 듬뿍 받고난 후!!
저 멀리 지리능선을 벗삼아 왔던길을 되돌아 하산길이 이어진다
구비구비 능선자락에 쌓여 있는 눈..눈..눈..
손길 닿지 않고 발자취 없는 천연의 모습으로 남아 있기에 순결함이 빛나 보인다.
얼마나 내려왔을까???
계곡의 물소리가 겨울의 정적을 깨며 청아하게 들리는걸 보니
목적지에 다 달았음을 알리는 듯....
눈빛에 반사되어 그을은 양볼이 홍조를 띄고
땀방울이 식을 무렵 힘들었던 산행도 어느덧 끝나 가는 듯..
얼음보다 차가운 계곡수에 손발을 씻는 짜릿함으로 오늘의 산행이 마무리 된다.
오늘의 삼신봉은
백설속의 독야청청하는 군락이룬 잡목과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인 눈속에 푹 파뭍혔던 또다른 겨울산행의 즐거움을 느꼈던 잊지못할 산행으로 기억하고 싶다.
P.S: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몸으로 보여주는 용실형의 산행실력..
뒤돌아 보지 않고 한 순간에 정상까지 달려가는 모습에서 청년임을 느낍니다.
용실형 따라 잡으려고 쉬지 않고 올라가는 배훈형의 날로 향상되어 가는 체력이
요즘의 酎力과 거의 비례하는거 같고..
여장부의 면모를 보여주는 순미의 산행실력은 엔간한 남자들도 따라가기 힘들어 하고
자기 술잔이 비워질 때마다 옆 사람 눈치를 마이 줍니다.
지리산이 처음이었을 거 같은 배진희는 힘든 내색 없이 묵묵히 산행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인내를 보여줬고....점심때 준비해온 과메기 맛은 일품이었답니다.
늘상 그렇듯이 상종,성연이 잉꼬부부의 산행데이트는 주변 사람들의 시샘을 양껏 받기에 충분했답니다.
오고가며 운전하느라 고생 했심다.
등산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김국지,윤혜진 부부도 힘들었던 지리산의 기억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다음 산행땐 더욱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예측 불허의 안종식 동문은 지리산 정도는 동네 뒷동산 정도로 생각하기에
가을 소풍 복장에 아이젠없이 산행하는 모습으로 주변을 놀라게 하더군요.
그날 절벽에서 확실히 미끄러 졌더라면???ㅋㅋ
10년후의 부산대 동문회 회장을 노리는 박승훈 총무는 금강산 구경간 마나님 때문에
쓸쓸히 산행하는 모습이 외로워 보였습니다.
언제나 막내역할을 하는 용기는 보석 같은 존재이기에 산행팀들을 즐겁게 해준답니다.
아울러
지리산 내삼신봉(1,355m)의 사진과
지난 토욜 경북 영양의 일월산 산행사진을 덧붙입니다.






첫댓글 그냥.. 산밑에서 바라보며... 막걸리나 한잔 하고오지.. 추분데.. 와 그까지 올라가노....
한 20년 전 쯤에 형이 그러셨지요, 명동성당에서. 성당에만 오면 됐지 미사까지 봐야 하냐고......그러면서 미사 보러 들어 갔지요......ㅋㅋㅋ
제가 처음엔 그랬답니다....내려올거 뭐하러 힘들게 올라가는지???그런데 산에서 묵는 막걸리 맛에 반하다 보이....올해도 하시는 일 번창하기를 기원합니다.
전날 무리했던 일상이 있었던 관계로 지리산 산행이 제법 힘들어 담날 뻗을줄 알았지요. 그래도 지리산의 맑은 공기 탓인지 벌떡 일어나 출근했슴다^^ 덕분에 마지막 겨울산을 보았고 게다가 지리산을 밟았다는거 ...아줌마의 힘입니다^&^
한번쯤 좋은 산을 다녀보면...그래서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고...습관이 되는 모양이다.. 고생 많았다..
머시기 북한에서 내려온 특수 공작대 갔당 ㅎㅎㅎ 등산복은 왜 시커먼 색이 많을까?
글쎄???등산복은 왜 검정색이 많은지....그래서 난 색깔있는거 즐겨 입는데...ㅋㅋ
어제 울 기모임 했는데 순미가 좋았다고 아름다웠다고 얘기 하데요......봄에 같이 가자 고 까지.......^^
나이 더 들어 후회하지 말고 순미랑 같이 좀 댕기봐라....한번 가는기 어렵지 자주 다니면 익숙해진다...담엔 오니라...
왜 이케 멋있으신지요. 자연만큼 사람도 아름답습니다.^^
김작가님 오랜만이셔...노래에도 있잖여...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고...온라인에서 자주 자주 보자꾸나...
언제 해운대 장산 등산 한번 한다고 들었는데 장산에 가면 참석 할께요 장산마을 오리고기 죽입니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