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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무사(護衛武士) 3권, 17장 : 사공운의 위기 - 02
제17장 : 사공운의 위기 - 02
3호와 7호는 갑작스럽게 사공운이 제 자리에 선채 마주 공격해
오던 기세 마저 멈추자 대경 질색하였다. 마치 전혀 내공을 모르는
사람처럼 태연히 서 있는 모습 속에서 그들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
간 것은 기척도 없고 흔적도 없는 유령 무학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유령절기에 고혼이 되었던가?
3호는 자신의 팔이 잘라져 나갔을 때를 생각했고, 7호 또한 이미
유령기를 접한 경험이 있었으며, 동료들에게 누누이 들었던 사공운
의 절기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조금만 힘을 더
가하며 사공운은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의 모습은 태연했다.
사공운은 분명히 절세의 내공이 있는 고수였다. 그런데 지금은
내공이 전혀 없는 평범한 사람 같아 보였다.
유령절기는 강해질수록 평범해진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무공을
아는 자라면 그 정도는 누구나 유추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야압"
"차앗"
하는 두 마디의 고함과 함께 두 도수는 공격하던 검강을 억지로
끌어 들여 자신의 몸을 엄밀하게 감싸며 뒤로 물러섰다. 아직 검강
의 단계가 이제 초입단계인 만큼 많은 무리가 있었지만, 뒤로 물러
서면서도 아무런 위해가 없자 일단 안심했다. 그러면서 의문의 눈
초리로 사공운을 보았다.
사공운은 담담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 같았다. 그는
검 끝을 땅에 늘어트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싸움을 포기한
것 같았다. 그냥 검으로 후려치면 분명히 성공할 것 같은 그런 모
습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는 두 사람의 눈엔 강자의 여유로움
이 배여 있는 듯이 보였다.
누대치는 대체 어찌 된 것인지 짐작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사
용한 무혼기연사가 활동을 한 것 같은데, 갑자기 두 사람이 허겁지
겁 물러섰다. 그로서는 뭐가 뭔지 알 도리가 없었다.
반대로 사령인들은 3호와 7호가 뒤로 빠르게 물러서고 사공운은
태연하게 자리에 서 있자, 대충 사공운의 유령신공을 생각해 내고
있었다. 사령인들 몇몇이 유령검의 그 은밀함에 호된 고생을 한 기
억이 있었던 탓이었다.
"너... 넌 유령신공을 거의 완벽하게 터득하였느냐?"
3호가 놀란 듯 물었다.
내공이 흩어지며 사실상 삶을 포기했었던 사공운이었다. 마지막
으로 떠오른 용설아를 생각하며 그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행복을 빌
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했음인가 그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환해
졌었고, 그는 어차피 죽는 것 영환호위무사로서 당당하게 죽으려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물러서서 유령신공이 완벽하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하란 말인가?
"전보다는 확실히 늘었소이다."
처음 단엽으로 사공인이 3호를 만났을 때보다 확실히 늘은 실력
이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그의 말은 분명히 오해의 소지가 있
었다. 둘은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다. 설마
누대치를 제외한 그 누구도 멀쩡하게 싸우던 사람의 내공이 갑자기
사라졌다고는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당한 사공운조차 지금의 상황
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이야 오죽했으랴.
사공운은 잠시 자신의 내공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생각
해보았다. 일단 자신에게 독수를 쓴 것이 누대치라는 것은 알 것
같았다.
'내공을 12성 끌어 모으면 흩어지는 독이라, 미미한 살기를 느꼈
을 때 독을 쓴 것 같은데, 어떤 종류이기에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
을까?'
순간적으로 사공운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직감이 있었지만, 그의
얼굴엔 아무런 표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몇 마디의 말을 주고받는
사이 그의 내공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내, 12성의 진기를 전부 사용해 볼 기회를 읽고 말았군요."
은은하게 기세를 뿜어내기 시작하면서 사공운이 투덜거리듯 말했
다. 이렇게 되자 3호와 7호는 자신들이 물러선 것은 옳은 판탄이었
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누대치는 다시 곤혹스런 표정이 되었다.
'아직까지 12성의 내공을 끌어 모은 게 아니라니 도대체 얼마나
강하단 말인가? 내가 손쓰길 잘했다. 정말 잘했어.'
누대치는 다시 자신의 비겁함을 자위하였고, 사령인들과 봉성의
무사들은 모두 입을 딱 벌렸다. 염상은 사공운의 무공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생각하자 시기심이 어린 눈으로 그를 보았으며,
담황은 경탄과 함께 조금 야릇한 눈빛이 되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
게 용설아를 슬쩍 보다가 안색이 조금 더 야릇해졌다.
사공운의 무위에 감탄한 듯 한 탄성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자 용
설아는 괜히 우쭐해졌다. 자신이 아름답다고 칭찬을 받는 것보다
더욱 기분이 좋았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상기된 근육과 깊어진
눈을 가리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하필이면 그때 담황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으며, 그녀는
누가 자신을 보고 있는지 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나름대로 조심조심하던 그녀가 사공운의 절대절명의 위기, 그리
고 움직이지 않고 적을 물리친 순간의 아찔함과 경탄의 환호 속에
서 잠시 속내를 들어내고 만 것이다.
만약 그 것마저 감출 수 있다면 그게 어디 사람이겠는가 마는.
3호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갑자기 세상이 허무해졌던 것이다.
그는 허탈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공격을 하지 않았는가?"
"두 분의 방어가 너무 빨랐소."
사공운의 대답은 상당히 모호했다. 실제론 당신들이 방어를 하지
않고 그냥 공격했으면 난 죽었소가 맞을 것이다. 그러나 들은 3호
와 7호의 해석은 전혀 달랐다.
일단 상대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10대 고수 중 한 명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로 그들은 충분히
만족했다. 더군다나 상대는 자신의 내기를 완벽하게 숨길 수 있을
정도로 유령신공을 터득한 인물이었다.
3호는 더 이상 비무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두 손일 때도 이
기지 못한 상대였다. 지금은 한 손이고, 상대는 그때에 비해서 비
약적으로 무공이 높아져 있었으며 자신은 당연히 약해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한번의 충돌로 인해 마음이 진정되자 더럭 겁이 났
다. 물론 겁이 났다는 것은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이 지
금 무엇 때문에 남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가?
사문의 잃어버린 무공 때문이었다. 아직도 후인조차 찾지 못했는
데 만약 지금 자신이 쓰러진다면 사문은 영원히 몰락할 것이고 지
금까지 참아온 수모는 도로아미타불이 될 것이다.
3호는 그것이 두려웠다.
죽은 2호가 생각났다. 실제로 그는 청성의 전대 장문인인 소요자
로 그가 죽음으로 인해 청성의 최고 무공은 다시 단맥이 될 상황이
었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지금까지 자존심을 죽이고 겨우 나이 어
린 계집의 명령을 따르고 있었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지고 이
김은 참으로 별거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패했음을 인정하겠네."
3호가 물러서자 7호 역시 자신의 도를 허리에 꽂으며 말했다.
"일대일로 덤빌 담은 없네. 이 정도면 우리도 할 만큼 했지."
"감사합니다. 두 분."
사공운의 목소리엔 분명 진심이 어려있었다. 두 사람을 더욱 기
껍게 하는 일이었다.
돌아서서 걸어가는 3호의 귀에 사공운의 목소리가 들렸다. 전음
이었다.
- 추풍검 유곡선배 점창의 추운사일검법을 되찾은 것 축하
드립니다. -
3호 복면인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설마 잊혀진지 100년이 넘는
자신의 추운사일검법을 알아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하
긴 상대는 사혼유령검이었다.
3호가 돌아서서 사공운을 보았다.
- 안목이 대단할세-
-그렇지도 않습니다. 7호 사령인의 도법은 전혀 모르겠더군요.
어쨌든 2호의 일과 한 손을 잃게 된 것은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사공운이 3호의 잘려진 왼손을 보며 말하자 3호는 고개를 흔들었
다.
-강호일세, 칼밥을 먹으면서 내가 속이 좁은 거지, 죽이려고 덤
비는 자에게 그냥 죽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미안한 마음
이 있다면 나의 검법을 비밀에 붙여주게.-
사공운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오누치는 3호와 7호가 맥없이 물러서자 초조해졌다.
"아..아니 저 자식들은 제대로 싸워 보지도 않고 물러서다니 그
러고도 무인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졌으니, 물러선 것이요. 그것은 무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
지."
묵가차가 덤덤하게 말하자, 오누치는 더욱 화가 났다.
"제대로 싸워 보지도 않았잖소."
"여기서 저기까지 거리가 얼마인데 우리가 무얼 자세히 보았다고
왈가 불가하겠소, 서공운이 비록 갑자기 공격을 멈추었지만 누구보
다도 그의 유령신공을 잘 알면서 의문이 든단 말이요."
오누치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하긴 지금 생각해도 사공운의 유
령절기는 소름이 끼쳤다. 자신의 수하들이 맥없이 죽어가던 장면이
떠오르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올려 자신의 목을 쓰다듬었다.
3호와 7호가 물러서자 사령인들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사공운은 역시 검을 들고 우뚝 서 있을 뿐이었다. 내공이 원 상태
로 돌아왔지만 사공운은 불안했다. 일단 자신의 몸에 무엇인가가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사실과 그 작용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알았다는 사실은 중요했다.
1호가 앞으로 걸어나왔다.
비쩍 마르고 볼품 없어 보이지만 그의 눈은 금강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얼굴을 볼 수 없음이 아쉽지만 그 또한 이미 사공운이 만
나서 손속을 겨루어본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또한 그가 누구인지
도 알고 있었다.
10대 사령인 중에서 어느 정도 정체를 파악하고 있는 몇 명의 인
물 중 하나였다.
"오랜만일세, 이미 나를 알고 있을 터이니 더 이상 소개는 안하
기로 하겠네, 나는 자네에게 한가지를 제의하고자 하네."
"말씁하십시오."
"나는 오랜 숙이었던 사문의 무공을 배우게 되었네, 하지마 그
무공을 아직 제대로 써 보질 못했어, 그래서 자네와 일대일로 겨루
어 보고 싶은데 자네의 의견은 어떤가?"
"난 물론 찬성이오."
"조건이 있네."
"말해 보십시오."
"일대일로 겨룬다면 알다시피 내가 자네에게 질게 분명하네, 그
래서 그런데 이리 이렇게 해 봄이 어떤가?"
"......"
"간단한 것이네, 자네와 나는 단 두 가지만 가지고 겨루는 것일
세, 즉 검법은 제하고 한가지의 신법, 장법 만으로 겨루자는 것일
세."
사공운은 사령1호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간절한 염원 같은
것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가 알고 있는 1호의 정체는 운룡자 하
대현이 분명했다.
곤륜파 장문인의 사숙으로 원래 장문인이 되었어야 하는 인물이
었다. 그러나 무공에 미쳐 장문인 자리마저 사제에게 물려주고 산
속에 묻혔다고 알려진 인물. 특히 곤륜에서도 운룡대팔식을 가장
완벽하게 터득했다고 알려진 전대의 기인이 바로 그였다.
강호 무림 역사를 거치고 간 수천 수만종의 신법 중 10위권에 들
어간다는 운룡대팔식, 그리고 곤륜에서 오래 전에 잊어버린 극원육
양수를 터득한 인물이 바로 그였다.
"나에게 이득은 무엇이오."
"자네가 이기면 나는 여기를 뜨겠네. 아니면 죽겠지."
사공운은 고개를 끄덕여 찬성하였다. 어차피 자신이 진다면 살아
남지 못할 것이다. 그 이외에 조건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사공운
이 자신의 검을 등에 둘러매었다.
허리에 차면 아무래도 손발을 움직이는 데 방해가 될 것 같았던
것이다.
사공운은 자제를 바로 하고 포권을 하며 말했다.
"유령칠살수라는 장력과 유령신법을 사용할 것입니다."
1호 역시 포권을 하며 대답했다.
"운룡대팔식과 극원육양수로 대응하겠네."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축하합니다. 운룡과 극양이 어울리면 무적이라는 말이 있었습니
다. 150년만의 만남을 제가 맞아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사공운의 얼굴엔 진심이 어려 있었다.
1호의 눈빛에 기꺼운 표정이 어리며 말했다.
"자네는 참으로 대단하네, 무공도 무공이지만 강호의 견식도 그
정도면 능히 일가를 이룰만 하다고 할 수 있네. 자네 같은 후배와
손속을 나누게 되어 정말 기쁘네."
그의 말 역시 속되지 않았다.
오래 전 곤륜의 최고 절기가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수많은 사람
들은 운룡대팔식을 먼저 꼽는 경우가 많았었다. 그러나 400년 전
곤륜의 기재인 육양자는 원래 있던 육양수를 더욱 발전시켜 극원육
양수라는 가공할 절기를 만들었고, 그 장력은 곤륜파 최고의 절기
가 되었다. 그러나 그 후 이 극원육양수를 제대로 터득한 고수가
나오지 못하면서 겨우 명맥만 유지해 내려왔었다.
그 후 250년이 흐른 후 150년 전 곤륜에 일대 기재가 나타났으니
그가 바로 호원거사였다.
운룡대팔식과 극원육양수를 완전하게 터득한 호원거사는 당시 10
대 고수 중에서도 수위를 다툴 정도로 대단했었다. 특히 극원육양
수를 운룡대팔식에 응용하여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 유명했는데, 호
원거사는 이 두 가지 무공만으로 살아 생전 거의 적수를 만나지 못
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가 죽은 후 약 50년 간 그 두 가지 무공을 한꺼번에 익
힌자가 없었다. 그러다 100년 전 극원육양수를 익히고 있던 곤륜의
장문인이 실종되면서 이 절기도 역시 유실되었다.
결국 희대의 무공은 사라지고 극원과 운룡이 만나면 무적이라는
전설만 남게 되었었다.
사공운은 백발음마와 겨루었을 때가 떠오르자 손가락 마디마다가
튀어 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때도 검을 사용하지 않고 두 손과 맨몸
으로 겨루었었다. 그때의 그 둔탁했던 느낌들과 감각이 새롭게 돋
아나는 느낌을 지금도 그의 몸은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공운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세세한 혈관 하나 하나까지 전부 열
어놓고 우보의 자세로 두 팔을 들어 올렸다.
1호 역시 자신의 손에 극원육양수를 극성으로 끌어올렸다.
사공운은 자신의 내공을 9성정도 끌어올려 칠살수 또는 칠절유령
살수라고 불리는 유령수중의 제 3초식인 금령섬인(金靈閃印)의
기수식을 취하였다.
원래 유령절기의 최고봉은 신법과 보법 있었고, 그 다음으로는
구환유령검법(九 幽靈劒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적
으로 유령신공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무공은 바로 칠절유령살수
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칠절 유령살수 자체가 완전한 무공이 아니라는 점이었
다. 배교의 뿌리는 무려 3000년이 넘었다. 이는 강호 뿐 아니라 세
외의 그 어느 무파 보다도 뿌리깊은 역사라 할 수 있었다.
천축국에 뿌리를 두고 발원했던 배교의 모든 기문 이학을 터득했
던 유령대제는 강호에 들어와 중원의 무학을 접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배교의 모든 것과 중원의 무학을 합해서 유령신공과 유령팔절
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깨우친 무학이 바로 칠절유령
살수였다. 그리고 아쉽게도 이 유령칠살수는 완전히 만들어지기도
전에 유령대제는 죽었다.
원래부터 배교는 검을 쓰지 않았다. 그렇기에 유령대제는 이 칠
살수에 많은 정성을 쏟았지만, 미쳐 완성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공운의 사부였던 유지학도 이 부분을 내내 아쉬워했었다. 그
역시 칠살수를 스스로 완성시키려 노력했었으나 유지학은 무재가
아니었다. 결국 포기했었고, 그 사명은 사공운에게 전해 내려왔다
고 할 수 있었다.
그런 상황이고 보니 검이 아닌 두 손만이라면 확실히 사공운이
불리하다고 할 수 있었으며, 현재 내공조차 완전하게 사용할 수 없
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어차피 선택의 여지는 없었
다. 1호 역시 유령절기 중에 상력으로 하는 절기는 그리 강하지 않
음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번 해 볼만하다고 생각했다.
10사령 중에서도 그의 무공은 수위를 다투는 중이었고, 사공운은
장기인 검도 사용할 수 없었으며, 그 외에 다른 것도 사용할 수 없
었다. 1호가 대담하게 일대일 결투를 신청하고 나선 이유 중 하나
였다.
물론 현재 사공운이 자신의 내공을 전부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
은 그 조차 모르는 일이었다.
둘은 서로의 기수식을 보면서 잠시 마주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
느 순간 1호가 사공운에게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 모습은 마치 친
한 친구에게 거리낌 없이 걸어오는 그런 자세였다.
사공운의 입가에 훈훈한 미소가 어렸다.
긴장하고 있던 용설아는 이 돌연한 상황에 놀라서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염상을 보며 물었다.
"어떻게 된 것이죠?"
염상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두 사람의 대결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1이라고 쓴 옷을
입은 복면인은 운룡대팔식 중에 추왕보표(追往步漂)라는 신법을 보
법으로 바꾸어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추왕보표"
"보법이자 신법이기도 한 절기입니다. 그냥 걷는 것처럼 보이지
만 누군가가 지금 1호 복면인을 공격한다면 1호의 신형은 공격한자
의 몸으로 물이 흘러 들어가듯이 비켜 들어갈 것입니다. 그때는 어
느 누구도 1호의 공격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근데 대체 누
구인지 모르지만 운룡대팔식을 제대로 익혔군요."
염상은 정말로 감탄하고 있었다.
걸어서 사공운의 5척 앞까지 걸어온 1호는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
사공운을 향해 밀어내었다. 그 동작은 너무 느릿해 보는 사람이 오
히려 긴장이 풀어질 정도였다.
용설아나 봉검대의 무사들은 그저 멀뚱하게 지켜보고 있었지만,
사령인들이나 담황, 누대치 염상의 얼굴은 긴장으로 잔뜩 굳어졌
다. 담황과 누대치, 염상은 1호가 펼치는 신법은 알아보았지만 극
원육양수까지 알아보지는 못했다. 단지 느릿하게 나가는 손에 깃들
어 있는 힘은 느낄 수 있었기에 긴장한 것이다.
'대체 어디에서 이런 고수들이 이렇게 무더기로 나타났단 말인
가?'
누대치의 한탄이었다. 평생을 통해 몇 번 보기도 힘든 고수들이
한꺼번에 10여명씩 나타났으니 이도 쉬운 일은 아니라 하겠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잘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ㅈㄷㄱ~~~~~~~`````````````````
곳
ㅈㄷㄳ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즐감
즐독 감사합니다^^^
감사...
즐독
잘읽었습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