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헤타페는 한국 팬들에게 낯선 팀이다.
지난 1983년 재창단된 헤타페는 마드리드를 연고로 하는 구단. 레알 마드리드(우승 30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우승 9회) 등 연고팀들이 프리메라리가서 맹위를 떨쳤던 반면 헤타페는 2004-05 시즌 처음으로 프리메라리가로 승격했다. 지난 시즌까지 3시즌만을 이후 1부리그서 보낸 클럽이 헤타페다.
거쳐간 유명 선수로는 1950년대 활약했던 루이스 아라고네스 현 스페인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라울 알비올(발렌시아) 정도다. 알비올은 발렌시아 유스팀 출신이나, 2004-05시즌에 헤타페서 임대 생활을 보냈다.
내세울만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헤타페의 성적은 준수하다. 승격 첫시즌을 13위로 마친 헤타페는 지난 2시즌을 9위로 마감해 당초 목표였던 잔류를 뛰어넘었다. 지난 시즌에는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명문 구단들이 헤타페의 간판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지난해 여름에는 리키(데포르티보), 마리아노 페르니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떠났으며, 이번 여름에는 수비의 핵심 알레시스가 발렌시아로 이적했다.
하지만 선수와의 작별에서 그치지 않았다. 감독들도 명문 클럽들의 표적이 된 것. 이미 헤타페는 2004-05시즌 잔류에 성공시킨 키케 플로레스 감독을 2005년 여름 발렌시아에 빼앗겼다.
헤타페는 이번 여름에도 감독을 명문 클럽에 보내는 것이 유력하다. 플로레스 감독의 후임인 베른트 슈스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로 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을 해임해 감독이 공석인 상황이다. 만약 슈스터 감독의 레알 마드리드행이 확정되면 2명의 감독을 연속해서 명문 클럽으로 보내는 클럽이 된다.
플로레스 감독, 슈스터 감독 모두 헤타페를 지휘하기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지도자들. 명문 클럽을 이끌거나, 유럽 빅리그의 우승을 다툴만한 클럽을 지휘해본 이력이 없었다. 하지만 명문 클럽들은 변변치 못했던 헤타페를 중위권으로 도약시킨 이들의 지도력에 주목했다. 플로레스 감독, 슈스터 감독에게는 헤타페가 지도자 인생의 전환점이 된 셈이다.
명문 클럽들의 선수 및 감독의 공급처가 된 헤타페. 잘 나가는 중위권 클럽이 감수해야할 현실일까.
누가 이제 헤타페 감독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