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다시 기름값이 들썩이면서 휘발유와 경유 갓 차이가 좁아집니다.
방송에서 'ℓ'당 가격을 다룹니다.
그런데 "미터법에 의한 부피의 단위"인 리터(liter)의 기호는
ℓ이 아니라 l과 L로 써야 바릅니다.
이 단위는 100년도 넘은 1879년 국제도량형위원회에서 채택했고,
소문자 l과 같이 쓸 수 있는 대문자 L이라는 단위는
l이 숫자 1과 헷갈릴 수 있어서 이를 피하고자 1979년에 국제도량형위원회에서 받아들였습니다.
이것도 무려 28년 전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도 ℓ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쯤 되면 누군가는 뭔가 한소리하고 넘어가야 하는데,
무책임한 방송사에서도 꼬집고, 정신 못차리는 국립국어원도 한번 짚고 넘어가야 속이 시원할 텐데,
모두 무심하네요. 영 거시기 합니다. 쩝... ^^*
오늘 이야기 시작합니다.
어제 일본이 기어코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려 12년 전에 일어난 핵발전소 사고로 빚어진 결과인데
그동안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것은 뭐라고 하지 못하면서
마치 금방 피폭당하여 인류가 멸망할 듯 야단법석입니다.
한편으로는 일본의 과거사 왜곡 이력을 떠올리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이력(履歷)은
"지금까지 거쳐 온 학업, 직업, 경험 등의 내력"을 뜻합니다.
그것을 적어 놓은 것을 이력서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자 履歷 말고 우리말 '이력'도 있습니다.
"많이 겪어 보아서 얻게 된 슬기."를 뜻합니다.
이력이 나다/이력이 붙다/그 젊은이도 이 장사엔 웬만큼 이력을 지녔을 것이다
처럼 씁니다.
한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순 우리말입니다.
이력과 비슷한 낱말로 '이골'이 있습니다.
"아주 길이 들어서 몸에 푹 밴 버릇"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골이 나다'고 하면,
"어떤 일에 완전히 길이 들어서 아주 익숙해지다.
또는 진절머리가 나도록 그 일을 오랫동안 많이 해 오다."는 뜻이 되는 거죠.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이 겪어 얻는 슬기"를 뜻하는 '이력'은 순 우리말이라는 겁니다.
그런데도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순 우리말 이력에 履歷이라는 한자를 달아놨습니다.ㅉㅉ
다행히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에는
순 우리말 이력과 한자 履歷을 갈라놨습니다.
똑같은 상황을 놓고 정치권에서 대립하는 양상이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수입 소고기 사태를 겪으면서 확인한 가짜뉴스 이력이 떠오르니 이상합니다.
오염수와 처리수 문제도 낱말의 차이로만 볼 수 없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될 수 있는 방사능에 얽힌 것이어서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지요.
일본의 무책임한 행위나 우리 야당의 무책임한 선동 역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___^*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
첫댓글 선생님 각종 문학 응모전에 보면 시부문,수필, 소설등 이렇게 되어있을 때 '시부문'에 "시조"도 포함이 되는지 항상 궁금합니다.
대부분은 시와 시조를 같이 다루고 있는데요. 딱히 구분하지 않았으면 포함된디고 보셔도 될 듯합니다.
얼마전에 큰 상 받으셨던데 따로 축하 드리지 못했습니다. 늦은 축하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올려주시는 시감상방 우리말과 아침편지 덕분에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