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안 발의 추진 소식에 업계∙소비자 비판
“조세형평 무색케 한 이중 과세 불과” 주장
지난 21일 국회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현행 배기량 기준으로 부과하는 ‘자동차세’를 자동차 가액으로 바꾸겠다고 밝히면서 자동차 업계와 시장에 논란이 일고 있다.
향후 심 의원이 발의할 개정안에는 자동차 가액에 따라 1500만원 이하일 경우 1000분의 8, 1500만원 초과 3000만원 이하는 12만원+(15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4분의 1), 3000만원 초과 시에는 33만원+(3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20분의 1) 방식으로 구간별 세금이 차등 매겨진다.
현행 비영업용 승용차 과세표준은 배기량 1000cc 이하는 cc당 80원, 1600cc 이하 140원, 1600cc 초과 200원으로 각각 책정돼 있다.
자동차세 부과 기준이 개정되면 가격 차이가 커도 배기량이 같다는 이유로 국산차와 수입차가 똑같은 세금을 내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물론, 배기량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전기차 같은 새로운 유형 차종에 대한 세금 부과가 명확하게 체계를 잡을 수 있게 된다는 게 심 의원 측 설명이다.
이럴 경우 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산차 소유주가 세금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해 진다.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경차에서부터 준대형차까지 국산차는 10만~20만원씩 세금을 덜 내고 수입차는 20만~80만원까지 기존 보다 세금을 더 내야한다.
개정안 발의 취지에 대해 심재철 의원은 “현행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는 조세형평성에 맞지 않아 차량 가격에 맞춰 내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중저가 차량은 현행보다 세금을 줄여주고 고가 차량은 더 내는 방식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세 부과 기준을 바꾼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장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개정안에 찬성하는 이들은 “재산세를 집 평수가 아닌 집값에 따라 내는 것처럼 자동차도 배기량이 아닌 차량 가격에 맞춰 내는 것이 타당하다”거나 “차량 가격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것은 과세 형평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당연한 처사”라며 환영했다.
반면 개정 움직임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들은 차량 가격에 따른 과세 기준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최근 1억 원대 수입차를 구입했다는 전(57)모씨는 “고가 승용차를 처음 샀을 때 취·등록세로 세금을 많이 내는데, 이후에도 매년 많은 자동차세를 내야하는 것은 불합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 의원이 제시한 자동차세 부과 사례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차종별로 기본사양 기준 과세 사례가 제시됐는데, 가장 비싼 트림이나 풀 옵션을 갖추면 전혀 다른 반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개정 소식이 전해진 후 인터넷 자동차 동호회나 커뮤니티에서 풀 옵션 적용 차종별 자동차세 변화가 어느 정도인지 제시된 사례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따르면, 당초 세금이 줄 것이라던 경차는 풀 옵션을 적용하면 세금이 두 배 가까이 치솟았고, 국산차와 수입차 할 것 없이 대부분 차종 세금이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차종 내에서 엔진이 다운사이징 됐는데도 가격이 기존 보다 올라간 경우 배기량 낮은 차를 타면서 오히려 배기량 높은 차보다 세금을 더 내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업계와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조세형평성을 맞추려는 목적에서가 아닌 사실상 증세를 통한 세수 확보를 위해 개정되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소비자가 풀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수입차와 같은 고가 승용차 대상 증세나 중∙소형차 대상 감세 취지가 틀리지는 않았다”며 “반면 어떤 사양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경차조차 증세로 돌아설 수 있고, 향후 차량 가격이 올라가면 상응해 세금도 늘어날 것이 분명한 만큼 조세형평성을 거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고차에 대해서는 어떻게 자동차세를 부과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고차 과표 기준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어떤 대안을 내놓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실상 표적이 된 수입차 업계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제 막 대중화 길에 접어든 수입차 시장을 위축시키고, 시장 질서를 왜곡시킬 수 있는 만큼 개정은 신중히 추진돼야한다”며 “각국이 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있는데 자칫 또 다른 방식으로 장애물을 만드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는 견해가 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개정안을 비판하는 이들은 “과세 기준을 고치기보다는 이산화탄소나 미세먼지 배출량 또는 연비에 따라 세금을 내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고 조세형평성에도 부합할 것”이라 주장했다. 자동차 기술 발전 추세가 친환경∙고효율에 초점 맞춰져 있고, 이미 일부 선진국이 시행하고 있어 설득력이 있다는 게 이들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정안이)자칫 취지와는 다르게 비싼 차를 사는 사람에게 이중 과세한다는 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자동차세 부과 방식을 배기량 기준에서 차량 가격 기준으로 바꾼다는 큰 틀을 잡았으니 향후 세부적으로 어떻게 다듬어 나갈지를 개정안 발의와 심의 과정에서 각계 전문가가 모여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대가 머문자리 클릭☆─━??
첫댓글 감사합니다,,,,,,^)^
논의만 하다가 세월다 흘러가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