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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기자회견장에서 여기자에게 막말하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스타 필립 키르코로프 | | 러시아 최고 스타가 기자회견장에서 ‘막말’을 했다가 곤욕을 치루고 있습니다. 불가리아 출신의 가수 필립 키르코로프(36). 옛 소련과 동유럽권에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슈퍼스타입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러시아의 조용필’ 정도라고 할까요. 누군지 궁금하시면 그의 공식 사이트(www.kirkorov.ru)를 보시면 됩니다. 최근에는 프로듀서로서 러시아 연예계의 실력자로 꼽히는 사람입니다.
키르코로프는 ‘엄마뻘’ 되는 나이의 여가수 알라 푸가초바(55)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푸가초바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옛 소련 시절 공산권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스타였습니다. 가수 심수봉씨가 부른 ‘백만 송이 장미’ 아시죠? 바로 푸가초바의 노래를 번안한 겁니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부자가 가장 좋아하는 외국 가수가 푸가초바라고 합니다. 그래서 평양에서 몇 차례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대중음악에 관심 있으시면 푸가초바의 사이트(www.allapugacheva.ru)도 한번 방문해 보세요. 푸가초바 부부에 대해서는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요,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런 키르코로프가 최근 지방 공연차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 남부 돈 강변에 있는 도시입니다. 솔로호프의 소설 ‘고요한 돈 강’에 나오는 바로 그…)에 내려갔습니다. 당연히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기자 회견이 열렸습니다. 키르코로프 옆에는 연인(?)인 신인 가수 아나스타시야 스토츠카야가 있었습니다. 유부남이 어떻게 버젓이 애인이랑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이런 의문을 가지실 독자들도 있겠지만, 설마 키르코로프가 ‘엄마 나이’의 푸가초바를 정말로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믿고 계시는 건 아니겠죠? 물론 푸가초바는 ‘어린 남편’에게 모성애(?)를 갖고 있는지는 몰라도요. 어쨌든 키르코로프 옆에는 늘 젊은 미인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고 부인 푸가초바도 이 점에 대해서는 신경을 전혀 쓰지 않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자리를 함께한 아나스타시야는 키르코로프가 요새 ‘키우고 있는’ 가수입니다. 물론 두 사람의 사랑도 함께 키우면서요. 그러나 실력이 부족한지 영 ‘뜨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키르코로프는 ‘사랑스런’ 애인을 스타로 만들려고 무진 애쓰고 있는데 잘 안되니 신경이 날카로워질 만도 하죠. 그런데 현지 신문의 이리나 아로얀이라는 여기자가 ‘불편한 질문’을 했습니다. 아나스타시야에게 “매일 리메이크만 하고 별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 않냐?”고 물어본 거죠.
그러자 키르코로프가 여기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당장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난데없는 봉변을 당한 아로얀 기자가 기자회견장을 빠져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키르코로프의 경호원들이 카메라와 녹음테이프를 뺏고 협박에 폭행까지 했다고 합니다. 기자회견 장면은 방송을 통해서 공개됐습니다. 아로얀 기자는 현재 키르코로프와 2명의 경호원을 명예훼손과 폭력 등으로 고발한 상태입니다. 키르코로프는 며칠 후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동료 기자들이 제일 먼저 분노했습니다. 많은 러시아 지역 방송사들이 키르코로프가 사과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취재를 거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방송에서 며칠째 키르코로프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네티즌들도 안티-키르코로프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러시아 연예계 스타들의 안하무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거든요. 평소 콧대 높기로 유명한 키르코로프가 이번에는 ‘제대로 걸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공식 사이트(www.kirkorov.ru) 포토갤러리 'family' 코너에 올라온 사진 Summer 2000. Photo: Zinaida Orlova
다시 키르코로프 부부 얘기로 돌아가서요. 푸가초바나 키르코로프나 카리스마가 대단한 슈퍼스타이기는 하지만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에는 ‘돈 냄새’가 너무 납니다. 두 사람의 결혼에서부터요. 키르코로프는 무명 시절 당시 최고 스타였던 푸가초바와 결혼했습니다. 20년의 나이차를 극복한 사랑이었다고 합니다.
소년 시절부터 푸가초바를 연모했고 결국 그 사랑을 이뤘다는 거죠. 그러나 푸가초바의 인기와 돈 영향력을 보고 결혼했다는 정략결혼의 느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모든 남성들에게는 어린시절 우상처럼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이 있기 마련이지만 나중에 커서 그 사람과 결혼하려고 하지는 않잖아요. 나이 때문에 인기가 내리막이던 푸가초바도 손해 볼 건 없었습니다. 젊은 남편 생겼죠, 게다가 화제의 결혼으로 다시 한번 뜨거운 관심을 모았죠. 두 사람이 모두 이득을 보는 마케팅 전략이었다는 겁니다.
모스크바=도깨비뉴스 리포터 스텐카라친 stenkarazin@dkbnews.com
# 공식 사이트(www.kirkorov.ru)에 올라온 키르코로프 사진
2002, October 14. "Cruel Love" movie. Photo: Z.Orlova
Concert program "Year Song". February 7, 2002 Photo: V.Popova
Concert program of A.Zatsepin. January 19, 2002 Photo: V.Popova
# 공식 사이트(www.allapugacheva.ru)에 올라온 푸가초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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