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관광버스를 타고 28명이 대관령 옛길을 걸었습니다. 강릉바우길 2구간에 대관령 옛길이
속해있는 것 같더군요. 옛날에 이 길은.... 교역로, 교통로..수많은 민중들의 애환이 서린곳.
삼국시대부터 대관령에 관련된 지명이 史書에 기록되어 있고, 영동과
영서를 잇는 교역로이자, 단 하나의
통행로..그리고, 영동의 관문이었습니다.
이 옛길 트래킹은 대관령
고개 중간지점인 반정(半程)에서 내려가는 길과 대관령 박물관이나 가마골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저희 등산팀은 내려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힘은 들지 않았지만, 자갈돌에 미끄러지는
불상사도 잠간 생기더군요.
역광으로 조금 어둡게 나왔습니다만 씩씩한 기상의 남과 녀,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십니다.
뒷배경은 길의 절반이라는 뜻인, 半程에 세운 표지석..
강릉과 횡계사람들은 '반쟁이'라 부른답니다.
우리의 코스는 반정에서부터 대관령박물관까지 입니다.(지도의 황색길이 옛길임)
우리는 버스에 앉은채, 국사성황당 표지판만 보고 지나쳤지만,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제된
강릉단오제의 첫 제례가 국사성황당과 산신당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강릉단오제에 쓰일 神木을
골라서 대관령 옛길을 따라 신주단지 모시듯 강릉시내까지, 사람이 직접 모셔간다고 합니다.
(신목은 단풍나무로만 사용된다고 하며, 무당이 접신을 하는데 중요한 매개체라고
함)
트래킹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정환 회장과 배남순 총무.
회장님 왈 : 나는 매일 7km이상 꼭 걷는다. 사무실 근처 날마다르네상스에서 '6' 에 놓고 뛴다.
총무님 왈 : 나는 등산이 싫었어. 이렇게만 걷는 거라면 얼마든지 걷겠네...
강릉이 고향이라는 ..강남 맛집으로 대성한, 대나무골의 진선대님 부인
녹음 아래서 수시로, 무시로 쉬었습니다.
지리산 칠선계곡 산행이후 처음 본 이안부님..
오렌지색 점퍼가 젤로 확 튀는데요..
.
무성한 숲길을 계곡 물소리 들으면서 걷고,.. 옛주막터 평상을 점령한
아줌마 산꾼들이 맥주, 소주와 쑥떡, 감자떡을 그저 나눠주며, 우리가 주막이니 쉬어가시라 했습니다
부끄러워 받을 줄 모르는 사람들은 못본체 지나가고, 받을 줄 아는 두명이 공짜술. 공짜안주에
보답하느라 너스레를 떨고계심.
감자바우라더니, 감자 같은 바우로 투박한 연못도 만들어두고, 길도 깔았더군요.
드디어 길의 한끝이 나타났습니다. 산불 감시초소. 숲 해설사의 집 등..
대관령옛길 우주선화장실
'아름다운 대관령옛길에 우주인들이 반하여 우주선을 착륙시켰다'는 이미지래요.
우주선화장실은 '원울이재' 근처에 있는데, 이 지명의 내력은 신임 강릉부사들이 부임할 때,
고갯길이 너무
험해서 울고, 임기가 끝나서 다시 고갯길을 넘어갈 때는 강릉사람들의 인정을
뒤로하고 돌아가기가 섭섭해서 두번 운다고 붙여진 지명이라 합니다.
원울이재 기점 거리표지
이 표지판을 보고 앞서가던 5명...서정환님, 배남순님, 김영수님, 김택원님 또 한 분등 5명은
이길로 가고, 창화님과 나도 뒤따라 이 길을 택해 걸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길은 박물관까지 1.20km인데, 개천을 건너는 길은 1.28km 였기 때문입니다.
불도저가 굉음을 울리며 터닦고 있었는데, 그 넘어로 보이는 펜션 몇채가 예뻐서
부지런히 걸으니 라뽐므 카페를 만나게 됐어요. 그런데 김익명 대장으로부터 컴백하라는 호출전화...
아까 우리도 봤던 닭.오리. 토끼장을 열심히 보고계시네요..
게슴치레 혹은 지긋이 눈길을 주는 오리류와 검은 얼굴의 흰닭을 키우는 집..
뿐만아니라 귀만 검은 흰토끼, 잿빛토끼 등 토끼류도 함께 키우는 식당이었는데, 한가해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꽃구경쪽으로 갔나봐요...
이 길로 가야만 한다고...그래야 옛길의 의미가 있다고.. 그거 참, 그러네요.
조붓한 산길도 걷고, 약간의 오르막길도
걷고...
김익명대장님은 친구들께 요런조런 산길의 묘미를 기획의도대로 보여주고 싶어서
창화님과 나를 되돌아오게 불렀나봅니다.
베레모에 팔장낀 저런 폼 아무나 안나옵니다.
읽어두시면 좋겠구요...
편집장 이분도 폼이 완전 살아있네요...개구리가 방뇨하는 물을 한바가지 마신
배총무님은 폼을 쫌 살리시려면 산행 10번은 더 하셔야 겠구먼유..
이지역은 영해 이씨 집성촌이라 바윗글도 자주 나오더군요..
고려말 '목은 이색'의 가문이라고 조광명님이 말해줍니다.
마지막 휴식시간...
족저근막염을 앓고계신 조규향님도, 하산길에 미끄러지는 불상사로 팔을 다친 김대장 어부인도
이날의 대관령 트래킹 일정을 거뜬히 소화해냈습니다.
대관령옛길 트래킹에서, 가장 좋았던 건, 잘 생긴 금강송 울창한 숲길을 걷는 일이었습니다.
계곡 아래로는 굴참나무, 신갈나무 등 활엽수가 많고, 소나무는 능선부위를
점유하고 있답니다. 피톤치드를 마구마구 받아들이면서... 걸었지요.
주차장에서 정희수사장이 건네준 찬 맥주 나눠마시고요..
남들은 ...다른산행팀들은 1시간 30분에 끝낸다는 코스를 2시간 40분만에 종착지점 박물관까지
왔습니다. 우리팀이야 뭐, 신사숙녀 유람단이니까요...
목마르고 허기지다며, 맥주 한캔씩을 마시고 나니, 이미 2시 20분으로
대관령박물관은 구경도 못하고, 우리 단골버스 정기사가 식당 늦었다고 채근하여
버스에 올랐습니다. 앞장서갔던 5인도 박물관 관람을 제대로 못했나보더군요.
저는 저 콩고물 뿌린 야채 그릇에다 회 넣고 회덮밥 만들어 먹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건배사, 건배제의 할 사이도 없이 식사를 했더라구요.
이 식당은 남애항의 주문진 횟집
식당을 주선한 정사장 말하길, 관광지에서는 이 가격으로 이렇게 푸짐하게 실컷 못먹는다고해요.
식사후 잠간 남애항을 둘러봤습니다.
낙산사로 갈꺼나, 경포대로 갈꺼나 하다가 오죽헌으로 왔습니다.
오만원권의 주인공 신사임당과 오천원권의 주인공 율곡의 오죽헌은
'겨례의 어머니, 민족의 스승이 태어난 성지'... 성역화 되어 있었습니다.
오죽헌과 율곡이 태어난 몽룡실...주어진 시간내에 관람을 끝내려, 삼삼오오 흩어져서 율곡사당 문성사,
강릉시립박물관, 민속박물관, 집터자리 古墳群 등을 봤습니다.
5시 10분 귀경길...용인휴게소에서 진선대님이 쇠고기국밥 저녁을 대접해줬습니다. 시간부족이라 서울의
식당에 권명님을 통해 예약까지 해뒀으나, 도저히 시간이 안되어 취소했어요. 휴게소의 육계장식 국밥도
맛있게 먹었고, 죽전과 교대역에서 다리허리 성할때 또 또 만나자며 작별했습니다.
첫댓글 사진과 멋진 글이 행복했던 하루를 한달을 족히 보낸것처럼 묘사했네요.덕분에 또 한번 고마워요.
사진과 글 잘 보왔습니다. 맛 멋저요
나이들어 함게 못하는찬구 먼저 떠나 없는친구 자꾸 숫자가 적어지는가봅니다 그래도 남아있는 용사들의 늠늠한 모습에
기쁨을 갇이합니다 특히수정씨가 있어 행복 만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