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자신의 미모에 자부심이 대단한 루빠난다 197)
뼈를 쌓아올리고
살과 피를 발라놓은 이 몸속에
늙음과 죽음과
자만과 위선이 감추어져 있다.
197) 루빠난다(별칭: 자나빠다 깔리야니=경국지색)의 약혼자인 부처님의 이복동생 난다는 결혼식 날 부처님을 따라가 비구가 되었다. 그러자 루빠난다는 “큰 오빠와 남편, 어머니가 출가하였다. 온 가족이 다 출가했는데 나 혼자 세속에 남아 누구를 의지하고 살아간단 말인가?”하는 생각이 들어 그녀 역시 비구니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비구니가 된 것은 믿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그녀는 다른 비구니들로부터 부처님께서 몸은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거기에 ‘나’라는 실체가 없다고 설법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처님을 멀리했다. 그러나 다른 비구니들의 부처님에 대한 존경과 찬탄이 대단했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겨 몰래 숨어서 법문만 들으려고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장소로 갔다.
부처님께서 비구니들 가운데 루빠난다가 있는 것을 멀리서 보시고, 열여섯 살쯤 되는 아주 빼어난 미녀가 부처님께 부채질을 해드리고 있는 영상을 만드시어 루빠난다만 볼 수 있게 하셨다. 그 모습을 멀리서 본 루빠난다는 그 여인이 맑은 호숫가에 노니는 백조라면 자기는 보기 흉한 늙은 까마귀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부처님께서는 미녀를 점점 나이든 여인으로 바꾸어 보여 주다가 결국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노파로 만들어 자신의 똥과 오줌 속에서 구르다 죽게 만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자 노파의 시신이 부패되어 아홉 구멍으로부터 썩은 고름이 흐르며, 구더기가 기어 다니고, 까마귀와 개들이 달려들어 뜯어먹었다.
루빠난다는 그 광경을 보고 자신의 몸도 늙고 병들고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오온이 무상하고 불만족스럽고 실체가 없다고 법문하시자 그녀는 수다원이 되었다. 이어서 부처님께서 게송을 읊으셨고, 게송이 끝나자 루빠난다는 아라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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