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개월 전, 여름을 좋아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초여름을 맞이했었다.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어느덧 여름의 끝을 달리고 있다. 사계절 중 여름이 언제나 가장 길게 느껴졌었는데, 올해 여름은 여느 때보다도 빠르고 짧게 지나가버린 것만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새 계절을 맞이하기에 앞서 올여름을 돌아보니 참 감사하다. 이 세상 모든 자연이 초록빛을 한껏 머금어 풍성하게 피워내 그것을 보는 우리가 참 행복했다. 여름을 떠나보내는 건 아쉽지만, 나는 가을을 가장 좋아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여름을 떠나보내려 한다.
이번 9월 국내 여행지 추천은 여름에 대한 헌정의 마음으로 준비했다.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9월. 여름의 끝에서 이렇게 외쳐본다. 여름아, 잠시 안녕!
1. 포천 평강랜드
평강랜드는 자연을 아끼고 관찰하며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약 20만 평의 규모에 13개 테마정원, 평강식물원, 북유럽풍의 놀이터 어드벤처 파크, 평강뮤지엄, 리조트까지 모두 담겨있다.
로맨틱하게 꾸며진 정원과 포토존으로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이지만, 특히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곳이다. 여기에 반려동물 입장도 가능하니 모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되어준다.
감각을 많이 사용할수록 더욱 깊고 길게 기억할 수 있다고 했나. 평강랜드에서는 자연 속에서 오감을 사용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현재는 한시적으로 프로그램이 중단되었다고 하니 방문에 참고하자)
아직까지 여름의 꽃들로 연못정원 곳곳이 아름답다. 모네의 정원인 지베르니가 부럽지 않을 정도. 봄에는 수국 축제가,
곧 찾아올 가을에는 핑크뮬리 축제가 열리니 사계절 언제 가도 활기차다.
© chemmi84
숲은 언제나 많은 것을 말하고 있지만 바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는 낯설기도 하다. 혼자서는 보지 못하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도록 숲해설 오디오 가이드가 준비되어 있다. QR코드를 통해 본인의 휴대폰으로 들을 수 있으니 유익한 정보를 곁들여보자.
누구나 방문하여 지친 일상의 피로를 풀어내고 재충전했으면 하는 평강랜드의 바램처럼, 이곳에서 놀며 쉬며 여름의 끝을
보내보길 바란다.
- 이용시간 : 연중무휴 09:00 - 18:00
- 입장권 : 대인 8,000원 / 소인 7,000원
- 주소 : 경기 포천시 영북면 우물목길 171-18
- 문의 : 031-532-1779
▶▶ 포천 평강랜드 입장권 할인 바로가기
2. 군산 옥녀교차로
요즘 인스타 포토존으로 인기인 옥녀교차로. 정식 명칭은 없지만, 옥녀교차로 근처에 위치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많은
이들이 이 풍경 하나만을 위해서 찾아올 만큼 임팩트 있는 곳이다. 드넓은 청보리밭 한가운데 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숲이
이곳의 포인트. 논 한가운데 저런 산림이 있으니 이색적이면서도 아름답다.
멀리서 보면 청보리가 빽빽이 수놓인 듯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보리밭 사이로 좁은 길이 나있다. 참고로 이곳은
개인 사유지이므로, 길 밖으로 걷지 않도록 주의하자.
푸르른 여름이 가장 성수기이지만, 보리가 자라기 시작하면서부터 눈 내린 겨울까지 사계절 내내 담기 좋다. 초록빛에
붉은빛이 더해지는 해 질 무렵의 풍경 또한 장관이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 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여름을 한껏 머금은 풍경에 찾아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계절 옷 입은 자연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니 군산 여행 중에 잠시 들러보면 좋겠다.
- 주소 : 전북 군산시 내초동 212-19
*길가에 주차 후 도보이동
3. 안동 만휴정
안동에는 그저 눈으로 보고 사진만 찍고 가기에는 아쉬운 명소들이 많다. 뿌리 깊은 역사와 고즈넉한 풍경으로 머무는
내내 과거 여행을 하는 듯한 이곳, 바로 만휴정이다.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안동에서 청송 쪽으로 달리다 보면, 오른쪽에 만휴정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 길로 들어가서 작은 다리를 지나면
임시주차장이 나오는데, 차를 타고 왔다면 여기에 주차를 하면 된다. 마을 길을 따라 10여 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와 숲 사이로 팔각지붕의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말년에 쉬는 정자’라는 뜻의 만휴정. 빼어난 운치 속에 자리한 정자는 수묵화에서나 볼 수 있는 비경을 펼쳐놓는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은 아마도 만휴정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 아닐까. 들려오는 새소리와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온갖 풍류를 즐기는 듯하다.
이곳의 포토존은 단연 외나무다리. 원수가 아닌 다정한 이와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자 뒤로는 소나무가,
아래로는 바위를 느긋하게 흘러내린 물이 떨어지고 있어 시원함까지 담기는 기분. 잠시나마 정자의 주인이 되어 과거
여행을 떠나보도록 하자.
- 주소 : 경북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 문의 : 054-856-3013
첫댓글 참 조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