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이란 것이
예정대로만 된다면야
세상사 뭐가 걱정일까 싶도록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일상이다.
간혹
그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아서
어긋나는 시간이
가끔은 엉뚱한 곳에서 횡재를 만나게 하기도 하니
지난 일요일...오후가 그러하다.
이런저런 만남이 엮이다 보면
정해진 수순대로 하루를 쪼개기 만만치 않음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꿰매진 시간들 틈 사이로 이천 광주요를 다시 찾았다.
물론
얼마 전에 다녀온 끝이라 그저 아무런 부담없이 슬렁슬렁 좋은 공기을 쐬며
운치를 찾아 나선 길이었을 뿐이었으나
우연한 횡재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뭐 대단한 물질적 횡재 따위가 아닌
진정한 사람 만나기 수순이 바로 그것이다.
당연히
예고없이 찾아간 걸음이라
선뜻 광주요 내부로의 잠입은 쉽지 않을 상황이었으나
우연히도 조상권 회장님의 배려로
이곳 저곳을 다시 한 번 기웃 거리게 되었음이니
그것이 바로 또다른 횡재일 밖에...
암튼
다시 한 번 둘러 보아도
광주요가 차지하는 도자와 문화의 비중이 만만치 않다.
광주요.....다시 한번 그 세상으로 들어가 본다.
1939년 당시 세살이었노라며
자신의 흑백 사진 속의 추억 속에 잠기는 회장님을 보니
아마도
우리에게 추억이란
길어 올리고 올려도 퍼내어지는 우물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지금의 연세 또한 쉽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함과 건강함과 넘치는 에너지는 웬만한 사람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요
계속 울려대는 전화는 그의 바쁜 일정을 말해주고도 남음이니
그의 저력은 어디로 부터 생성되는 것 인지....
하지만
그 또한 세월의 흔적 앞에
검은 머리 휘날리던 패기가 사라지고
그저 온화한 초로의 신사로 남았음이니
그 옛날
프랑스에서 내놓으라 하던 건축학도의 청춘은
3대째 가업을 이어받은 도자의 길로 들어서며
먼길이 되어버렸음이나
그의 꿈은 아직도 진행중 일까 싶다.
그러나
그 청춘을 불사르던 유럽에서의 생활은
가업을 잇는 장인의 길로 들어서는 길목에 적당한 조화를 이루니
그의 탁월한 안목과
세심한 배려와 넘치는 손끝의 매서움과
암암리에 스며든 포용력과 인간적인 멋이
절묘한 조합을 이뤄
오늘의 광주요를 굳건하게 탄생시켰음은 말할 것도 없음이다.
먼발치의 눈길로 건물을 바라보고 있자면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건축물의 진수를 맛보게 되는데
그 너른 공간에
마음껏 여유롭게 공간감을 조성하며 문화원을 완성시키는 한 사장님이나
별다른 제재없이 지어지는 과정을 즐기는 회장님이나
두 분의 지혜로운 조화가 삼박자를 이루니
그야말로 광주요, 광호요....거듭날 일만 남은 것이다.
그저 좋은 시절 다 갔노라며
나머지 인생 동안
우리 문화를 좀 더 끌어 올려 세상 밖으로 드러내 보이는 일에
일익을 담당하고프다는 조상권 회장님.
그동안에도
그는 너무 많은 일을 해온 것이 사실이나
아직도 부족하다며
그의
여전히 남아있는 꿈을 실현할 기회를 늘상 염두에 두신다니
우리같은 무지랭이로서는
조상권님의 무한궤도를 바라만 볼 뿐이다.
이미
세상 바깥으로 그가 선보인 우리 음식과 그릇과 총체적인 문화 만으로도
많은 일을 해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행형이요
미래지향적으로 계속 될 참이니
그의
우리 문화 사랑은 그 누구도 말리지 못할 것이다.
그런 그가
이른 새벽녘이면 도예 작업을 아직도 손수 제작하고 있을을 보니
역시
일개 도자 산업이 아닌 문화라 지칭되는 뒤안길에는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그들만의 노력이 보이지 않게 숨겨져 있음을 알겠다.
그 새벽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의 말과 웃음이 무설재 쥔장에게 전이되는 순간
갑자기 큰 산이 터억 버티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뿐만 아니다.
그의 곁에는 늘 많은 예술가들과
그 예술가들을 사랑하는 많은 지인들이 자주 모여드는데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함께 자리를 하신 서울에서 오신 치과의사와
화랑을 경영한다던 분...함께 여서 즐거웠음이요
재 프랑스의 여류화가 방희자님
그의 남동생 재 캐나다 음악가 방훈님....모두 모두
그의 아낌과 손길로 따뜻한 겨울을 준비중이시라니
그의 오지랖 또한 만만치 않다.
어쨋거나
예정에 없던 일상은 늘 벌어지게 마련이고
그 돌발상황이 즐거움으로 마무리 되고 인간적인 교류로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모쪼록
오늘 밤에 이어질 지인들과의 향연..
초정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참석치 못하고
워커힐로 날아가게 됨을 아쉬워 하면서
그곳
이천시 모가면의 광주요 도자 문화원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명소롤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을
넘치도록 담는다.
우리도
버젓한 도자 전시장, 실속있는 도자 문하원 하나쯤
소유할만 하지 아니한가?
그 길에
조상권님의 노력이 맞물리는 날이 오길 바.란.다.
첫댓글 진사꽃병이 눈에 띄이네~! 게다가 눈에 확 들어 오는 멋진 작품까지...
각진 작품들은 회장님의 손수 작품이랍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