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장말 도당굿의 해설
장말도당굿은 한강 이남의 경기도 내륙과 서해안 지역에서 ‘도당굿’ 또는 ‘고창’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던
마을굿의 하나이다.
한강 이남의
경기도 지역이므로 세습무권에 속하는데, 경기도 도당굿은 화랭이의 굿 참여가 적극적이어서,
굿거리 가운데 가장 큰 손굿ㆍ구능ㆍ뒷전 등이 남자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장말은 격년으로 음력 10월 중순경에 도당굿을 한다. 굿하기 보름 전부터 마을 전체가 외부와 연락을 삼가
부정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고, 굿하는 날은 줄광대가 와서 줄을 타고 땅재주도 넘고 난장이 서는 등, 규모가 매우 컸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면서 매우 축소되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이다.
장말
장말은 조사 시점(1983년)에 경기도 부천시 중동 1통에 속해 있는 70여 호 남짓의 자연마을이다.
마을 명칭은 덕수(德水)
장(張)씨가 많이 모여 산다고 해서 붙여졌다.
13세기 말 경, 덕수 장씨의 시조 순용(舜龍)은 아라비아인으로, 제국대장공주(충렬왕비)를 따라
고려로 들어와,
이 성을 하사받고 덕수현을 식읍(食邑)으로 받았다.
본디 장말은 넓은 평야를 끼고 있어 농사를 생업으로 하면서 추수가
끝나면 굿을 하며 즐길 수 있는 비교적 여유
있는 마을이었다. 이 마을에는 기독교가 들어오지 못했고, 굿을 안 하는 해의 10월과 추석에 지내는
고사에도 유교식
축문이 없어, 철저하게 무속신앙이 내려온 마을이었다.
굿당
과거에는 1년이나
2~3년에 한 번씩 열렸으나 현재는 굿을 하는 비용의 문제로 3년이나 5년, 길게는 10년에 한 번씩 하는
마을도 있다. 제의를 행하는 시기
또한 마을마다 다르나 대개 음력 3∼5월, 9∼10월 사이이다.
제주(祭主)는 그해 나쁜 일이나 부정한 일이 생기지 않은 주민을 뽑아 맡도록
한다.
경비부담은 재산의 형편에 따라 하는데, 어촌에서는 선주가 주로 맡는다.
굿을 하는 장소는 바닷가에 차려 놓은 굿당이다. 대부분의
굿거리를 여기서 하며, 제주집(도가집)과 마을의 골매기당에서
한두 거리를 진행한다.
도당할아버지
장말에서 도당할아버지는 매우 특이한 존재이다.
도당할아버지는 장씨 중에서 남자로만 세습되는데, 무당은 아니지만 당신(堂神)이
실려, 도당굿을 할 때 당신을 모시는
의무와 권리를 갖는 사람이다.
강신무와 흡사한 병을 앓다가, 도당굿에 대하여 유난히 정성을 쏟고
자주 무건을 서고 마을의 장래에 깊은 관심을 표하며,
간혹 예언을 내리기도 하는 장씨 젊은이가 있으면, 마을 사람들은 그를 유의하여 보면서
다음번 도당할아버지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도당할아버지가 죽으면 그 젊은이가 자리를 계승하게 되는 것이다.
도당할아버지는
무업(巫業)을 배우지 않고 그와 관련된 어떤 직업적인 일도 하지 않는다.
다만 도당굿 절차에 밝아 실수 없이 굿을 할 수 있도록 지휘 감독하고,
굿 중에서 도당할아버지 신을 모셔 굿당에 좌정
시키는 역할을 한다.
참고문헌
황루시,한국인의 굿과 무당,문음사,1988
첫댓글 도당할아버지의 역활이 특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