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빚어 내는 아름다움은 단풍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조상들이 예부터 옷감에 물들여 사용한 색채 문화 또한 자연에서 비롯된 아름다움을간직하고 있다. 바로 천연 염색을 통해서다. 기품 있고 아름다운 천연(天然)의 색상은 단풍과 견줄 만하다. 단풍의 계절, 천연염색학습장을 찾아가나만의 고운 색깔을 물들여 보자.
경기도 의왕시 청계산 끝자락에 자리잡은 '청계 천연염색학습장'(www.chamnamu.com). 체험 학습을 나온 어린이들이 천연 염료로 만든 물감에 자신의 하얀 손수건을 넣은지 20여 분. 조용하던 숲에 갑자기 '와~'하는 탄성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어린이들은 자신의 하얀 손수건에 갖가지 아름다운 색과 무늬가 가득 배어나오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하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놀이 삼아 배운 천연염색이지만 자신만의 무늬를 만들어 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어린이들은 아름다움이 잔뜩 묻은 손수건을 말리기 위해 빨랫줄에 줄줄이널었다. 어느새 학습장은 온통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가득 찼다.
청계 천연염색학습장은 어린이들의 체험 학습장으로 이미 소문난 곳. 10여년 전부터 별자리 관찰, 들꽃 기행 등 어린이 체험 학습 행사를 열어 온양인목(41) 씨가 3 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을 찾는 어린이나 중학생은 하루 평균 800여 명. 많은 때는 무려 1500 명이 찾아오기도 한다. 주말에는 주로 청소년 단체나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일 년에 보통 10만 명이 다녀간다고 한다."천연 염색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색채 감각이 담겨 있습니다. 피부 건강 등을 해칠 수 있는 요즘의 화학 염색과는 비교할 수 없죠."천염 염색의 장점을 말하는 양인목 원장은, "천연 염색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주로 노란색을 낼 때는 치자를, 붉은색은 소목, 녹색은 쑥과 산화철(녹), 그리고 황토(황토색)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주로 한약재 등 안전한 염료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염료를 끓이거나 백반을 사용할 때 등 위험한 일은 도우미들이 맡아서 한다.
염색 방법은 동시 매염법을 사용한다. 염색 가운데 가장 쉬운 방법으로,염색할 천을 천연 염료에 담가 300여 회 주물럭거리면 어느 새 고운 물감이 든다.
무늬는 훌치기(천을 고무줄로 묶는 것)에 따라 줄무늬를 비롯해 체크, 물방울, 꽃무늬, 모자이크, 무지개 등 다양하게 낼 수 있다.
이 날 체험 학습을 나온 광명 가림초등학교 1학년 문호진 군은 "꽃무늬가가득한 손수건을 만들었어요. 얼른 집에 가서 어머니께 선물할 거예요."라며 활짝 웃었다.
양 원장은 천연 염색을 통해 자연색의 아름다움을 알아 볼 수 있는 색채학습, 자연의 소중함, 건강의 중요성, 전통 문화 체험, 그리고 이온의 원리와 중성의 원리를 깨닫는 화학 원리 학습 등의 5 가지를 가장 중요한 체험으로 꼽았다.
한편 천연 염색 학습이 끝난 뒤에는 쑥 개떡 만들기, 들꽃 기행도 할 수있다.
체험 학습료는 1인당 1만 2000 원(단체 6000 원). 문의 : (031)426-8009,425- 4459◈ 찾아가는 길 ◈▲대중 교통=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온 뒤 성남 방면으로 303번 버스를 타고 아우현 성당 앞에서 내리면 된다. 학습장까지는걸어서 3 분 거리. 단체의 경우는 인덕원에서 셔틀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승용차=서울에서 국도를 이용해 인덕원 사거리까지 간 뒤 좌회전, 10 분직진. 청계사로 가는 사거리에서 계속 직진해 성남쪽으로 가다 보면 아우현 성당 못미처 LG주유소 앞에서 유턴, 100 m쯤 내려오면 된다. 경부 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는 판교로 나와 수지 방면으로 가다가 의왕시로 넘어가는길로 우회전한 뒤 15 분쯤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