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심리학에서 자비는 네 가지 사무량심(Brahmaviharas) 혹은 건전한 태도 중 하나로, 정신 건강에 기여한다. 다른 세 개는 자애, 감정이입의 즐거움, 평정심이다. 자애가 "모든 지각 있는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라면, 자비는 "모든 지각 있는 존재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것"(Dalai Lama, 2003, p. 67)이다. 자비는 사랑이 고통을 마주할 때(그리고 사랑하려는 태도가 남아 있을 때) 출현한다. 고통은 자비의 전제조건이다.
역설적으로 우리가 고통을 겪을 때, 우리는 이를 가장 마지막으로 알게 될 수 있다. 보통 우리는 감정적 고통의 단순한 경험과 접촉하는 것("아야!")을 상실한 채, 우리의 머리로 솟구치는 문제에 대해 반추하게 된다("왜 이러한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가?", "이것은 나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바로 여기에서 감정적 고통에 대해 시시각각으로 마음을 열며, 자비 반응을 촉발시킬 수 있는 마음챙김이 도입된다. 이런 식으로 마음의 자각은 자비의 토대가 된다.
마음챙김은 '수용을 통해 현재의 경험을 알아차리는 것'이며(Germer, 2005), 자기자비는 마음챙김의 마음, 특히 고통이 관심의 초점인 심리치료의 맥락에서 마음챙김에 대한 정서적 태도로 고려될 수 있다. 자기자비는 특별한 종류의 수용이다. 이것은 슬픔과 고통에 직면한 자기수용이다. 마음챙김은 일반적으로 매 순간의 경험을 수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만, 자기자비는 경험하는 사람의 수용에 초점을 맞춘다. 마음챙김은 "폭넓은 알아차림을 통해 당신의 고통을 느끼라."고 말한다. 자기자비는 "고통의 한가운데에서 당신 스스로에게 친절하라."고 덧붙인다. 외상을 입은 개인이 공포, 혼란, 무기력과 같은 부정적 감정들에 빠져들 때, 이 사람은 고통을 살펴보고 변모시킬 만큼 길게 감정적 고통에 열린 채로 있을 수 없다. 이때가 바로 요가(Emerson & Hopper, 2011), 초점을 둔 알아차림 경험(예, 바닥에 놓인 발 느끼기, 호흡 느끼기; R. D. Siegel, 2010), 애완견 쓰다듬기, 자애 명상 및 자비의 혼잣말 같은 자기위로 기법들을 통해, 내담자가 몸에서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하게 느끼도록 외상 치료자가 도와야 하는 시점이다.
자기자비는 연구 관점에서도 마음챙김의 마음으로 고려될 수 있다. 예를 들어, SCS에서 반영되는 자기자비에 대한 다중 요소 정의(마음챙김뿐 아니라 친절과 보편적 인간성을 포함하는)는 우울증, 불안, 전체 삶의 질을 예측할 때 마음챙김 주의 알아차림 척도(MAAS; Brown & Ryan, 2003)보다 열 배 더 많은 분산을 차지한다(Van Dam, Sheppard, Forsyth, & Earlywine, 2011). 또한 마음챙김 기반 인지 치료(MBCT; Segal, Williams, & Teasdale, 2002)가 마음챙김의 강화와 자기자비를 통해 우울증을 감소시켜 주지만, 자기자비는 우울한 생각과 긍정적 결과의 비동조화와 연관된 유일한 요소다(Kuyken et al., 2010).
마음챙김과 자기자비 양쪽에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치유 요소는 감정적 고통에 대한 거부에서 친밀감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권장한다. "당신은 무엇을 경험합니까?" 그리고 자기자비는 다음과 같이 묻는다. "무엇이 필요합니까?" 심각한 외상 생존자의 경우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고 있거나, 스스로에게 친절해지는 것이 보통 어렵기 때문에, 치료자는 내담자가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이러한 질문들을 유념한다.
마음챙김은 천천히 그리고 안전하게 우리 삶의 위기의 지점들을 향하고, 서서히 탈감작시키는 방식이다. 자기자비는 탈감작 과정에 편안함과 따뜻함의 명확한 요소를 추가한다. 마음챙김과 자기자비는 함께 우리가 열린 눈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힘든 생각, 감정, 감각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한다. 마음챙김이 만개할 때, 자연스럽게 자기자비도 우리가 고통을 당할 때마다 충만해진다.
출처: 정신적 외상 극복을 위한 마음챙김, Victoria M, Follette. John Briere. Deborah Rozelle. James W. Hopper. David I. Rome 편저, 김도연 역,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