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테이블용 영어서적을 한글로 번역하다가, 에셔를 검색할 일이 생겼다.
원문에서 'image'로 지칭하는 그의 작업을 그냥 '이미지'라 번역 해야할지, 드로잉이라 해야할지, 그림이라 해야 좋을지,
아직 고민중이다. 에셔의 이름을 수없이 들었지만 막상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암튼, 구글검색을 하다 알라딘 사이트에 에셔관련책에 대한 번역비판이 있어 호기심에 들어갔다.
이덕하라는 사람이 벌써 몇년전에 올린 글이었다.
박 모 교수의 오역에 어이 없었고 (내가 이해하는 범위내에서)
번역을 비판한 사람의 진지함과 열정에 뿅 갔다.
그래서 여까지 오게 되었는데,
알면 알수록(?) 뿅 간다.
대학(미국)에서 프로이트 전집을 다 읽었다.
아니 책을 다 샀다. 1/10도 안읽었다. (숙제를 안 한 것이다.)
나의 프로이트 공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나의 남편이 십수년 정신분석을 받았다.
한국에와서도 몇 년 전 잠깐 강남에 있는 최 어떤 정신과 의사 (LA소재 미국정신분석협회(?)에서 4년 정식 training을 받았다고 함)에게
받았었다. 내가 우리 남편을 20 몇년 알아왔는데, 내 결론은 말짱 꽝이라는 것이다. 물론 본인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내 지식으로는 그를 설득하지 못 한다는 것을 안다. 프로이트에 대해서는 여기 까페지기와도 할 얘기가 없을 것이다. 진화심리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나눌 예기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도 프로이트보다는 쉽지 않을까 (요?). 그렇다고 물론 본인이 진화심리학을 파고들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번역에는 관심이 많다 (한.영)
생업이라면 생업일 수 도 있다.
(참고로 영문서적을 한글로 번역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고,
또한 이 책은 사진책이다.
성격은 괴팍하기 이루 말할 수 없으나
편집자로서의 그 기질과 소양을 내가 한없이 신뢰하는
나의 친구가 아니었다면
그나마 나는 이 작업을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암튼 하반기엔 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나는 김자하시인이 90년대 초반, necrophilia를 언급하며
시중 한 일간지에 그 악명높은 글을 썼을때 까지만 해도 (당시 뉴욕에 있었음)
그를 옹호하였다. 운동권이 편협하다고 생각했다.
후회 없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군사독재의 최대 피해자중 한 사람은 김지하라며--나는 그가 좀더 역량있는 지성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무척 가슴아팠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유효한 가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주변의 면박과 조롱을 물리치며, 그를 줄기차게 옹호해왔다.
그리고 작년 촛불에 대해 열심히 글을 쓰는 그를 보며
내용이 좀 황당하기는 하지만 역시 김지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최근 그가 발표한 일련의 글은
내가 그와 이별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물론 가슴속의 이별이다.
황석영에 대한 발언까지만 해도--나는 <객지>이후 황석영의 그 어떤 작품도 훌륭하지 않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고
한번도 그의 지성을 마음에 두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최근의 그의 행동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
암튼 이것과는 무관하게 김지하의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봐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봉하와 관련된 그의 발언은, 글을 읽는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
분노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이정도면 분노는 에너지 낭비였던 것이다.
다만 선채로 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단을 내릴 필요도 없었다.
글이 인지되는 순간 저절로 분리되었다.
앞으로 치매걸린 완고한 이 노인네를 이상한 사람들이 어떻게
울궈 먹든지, 다시는 쳐다볼 필요가 없게 되었다.
소개가 길어졌습니다. ^^
등업시켜주세요.
감사합니다.
서울하늘
학부: 인류학전공, 여성학 부전공 (Knox College, UC Berkeley, CUNY Hunter College)
대학원: 회의통역 석사 (Montere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 CA)
주로 하는일: 프리랜스 통.번역
첫댓글 반갑습니다. 등업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