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리 낙동정맥... 3구간 [석개재~답운치]
(2005년 10월 06일. 목요일)
석개재~묘봉~삿갓봉~1,136.3m봉~진조산~답운치
날씨 : 맑음 (영양지역 기온 최저 6도 최고 19도)
동행 : 홀로
거리 : 도상거리 24.0km+묘봉왕복0.8km (실거리 27.0km/42,936보 @묘봉왕복 포함)
시간 : 총 8시간 49분 (산행 : 7시간 25분 + 휴식, 기타 : 1시간 07분 + 묘봉 왕복 17분)
경비 : 서울역~청량리 지하철 900 + 석포~석개재 택시 13,000 + 김밥 3,000 +
음료, 간식, 기타 5,000원 = 21,900원
<주요지점 시간 기록>
석개재[05:15~20]---임도이탈[05:35]---북도봉[06:05~10 휴식]---묘봉 갈림길[06:13]---묘봉[06:20~24]---쉼터 바위[06:42]---용인등봉[06:50]---997.7m봉[07:20~22 조망]---문지골 갈림길[07:28]---삿갓재 임도[08:02]---삿갓봉[08:05~20]---임도 삼거리[08:45]---임도 삼거리[08:51~53]---임도이탈[08:56]---백병산 갈림길[09:28]---1,136.3m봉의 전위 암봉[09:36~37]---1,136.3m봉[09:43~53 휴식]---우회로 합류[09:57]---임도[10:17]---964.3m봉 갈림길[10;23]---쏙새군락 안부[10:40]---헬기장[10:52~11:05]---934.5m봉[11:41~43]---헬기장[11;49]---헬기장[12:12]---한나무재[12:22~23]---헬기장[12:31]---헬기장[12:5]---진조산[12:46~55. 휴식]---굴전고개[13:13]---임도[13:42]---철탑[13;43]---헬기장[14:00~05 복장교체]---묘지[14;07]---답운치[14:09. 3구간 끝]
【한티재까지의 스케치】
집에서부터 산행 들,날머리까지의 교통수단과 거리로 골머리를 썩이던 2군데의 낙동정맥 오지구간 중 주왕산 이전을 마무리하는 산행으로 낙동정맥 시작 3개월 만에 겨우 앓던 이 한개를 뽑는 심정이다.
7일부터는 전국에 거쳐 또 다시 비가 온다는 예보로 올 가을은 1주일에 한번 꼴로 비가 내리는 듯...... 그것도 내 비번, 휴일 때,
지난 29,30일의 여독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으나 다음 비번 휴일의 날씨는 아직 알 수가 없고 더구나 9일은 친구들과 함께가는 낙남정맥 4구간 약속이 있으니 비가 오더라도 이번만은 주왕산 이전구간을 ? 마쳐야 했다.
비번, 휴일! 말이 48시간의 시간여유지만 산행을 위해 쓰기위해서는 차 떼고 포 떼고 나면 크게 화용할 시간이 별로 나지 않으니 길에 까는 시간이 많을 경우 허울에 불과하다.
어김없이 아침 9시퇴근, 당일 산행이니 별로 준비할 것은 없고..... 빈둥빈둥 집에서 시간을 때우면서 최근에 석개재~답운치구간을 답사하신 높은산님의 산행기를 지도와 대조하며 면밀히 분석하니 몇 군데 꼭 거쳐야 할 곳이 나온다.
묘봉을 다녀오려고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추가로 삿갓봉과 1,136.3m봉의 멋진 조망과 삼각점 확인등...... 좋은 정보로 덕분에 산행시간은 더욱 빠듯하게 생겼다.
(높은산님께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석개재(너뱅이재)까지의 접근방법은 청량리에서 23:30분에 발차하는 무궁화호가 일반적이지만 대전이나 영남지방에서는 부산에서 출발, 김천을 경유하는 주말 임시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청량리(23:30분발)~석포(04:49분착)~강릉행 정기 무궁화호 1694호 열차,
부산(22:15분발)~동대구(23:35분)~김천(00:39분)~석포(04:07분착)~강릉행 주말 임시무궁화호 1635호 열차, 단 시발역 기준 금, 토요일 운행]
비번 휴일이 금, 토요일에 맞으면 김천에서 1635호 열차를 이용하면 시간여유가 있어 좋으련만...... 여러 모로 애를 먹이는 낙동정맥이다,
결코 짧지 않은 석개재~답운치구간을 소구간으로 세분하고 주요지점의 통과 에정시간까지 체크하니 14:30분까지는 산행을 마쳐야 현동역에서 15:23분에 떠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탈 수 있으니 "결론은 좀 서들러야 한다."는 것이다.
비번 하루는 그렇게 지나고 보따리를 들쳐매는 나를 바라보던 아내.
"꼭 9정맥을 마쳐야 하겠어?" 조금 퉁명스럽게 들리는 말 속에는 분명 쉬는 날마다 산으로 튀는 내 발목을 잡자는 것 이상의 불만이 있음을 나는 잘 안다.
"이 사람아, 우리가 뭐 신혼인가?'
내가 생각해도 참 멋대가리없는 말한마디.....배낭을 들쳐메고 현관문을 밀친다.(20:10)
111-1번 시내버스로 대전역에 도착, 30분가량 기다려 21:43분발 KTX에 몸을 싣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22:43분, 지하철로 청량리역 도착하니 23:15분경. 역앞의 홍익회직영 김밥집에서 아침용 도시락을 준비한다.
열차 승차한지 10분 후, 강릉행 무궁화호 열차는 1/3도 타지 않은 손님을 태우고 출발한다.(23:30)
자다 깨다를 거듭하고 혹 귀잠이 들어 석포역을 지나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핸드폰 알람도 04:30분에 맞춰둔다.
잠깐 잠깐이지만 몇 번의 깊은 잠도 들어 다행이다.
봉화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소리에 잠에서 깨고 초조감에 더는 잠이 오지 않아 김밥으로 이른 아침을 해결한다.
승부역을 지나며 이학형님(011-538-6272)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지만 핸드폰은 터지지 않았고 석포역에 들어서는 순간에야 안테나가 올라온다.
열차에서 내리는 사람은 스님가지 모두 5명, 어제 미리 예약을 하였으니 당연히 나와있으리라 믿었던 이학형님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하니 '지금 가고 있습니다."
역앞의 도로변에서 커피를 뽑는데 이학형님이 도착한다.
석개재 오르는 길의 곳곳에는 옅은 안개가 낀 길이 여러번 나왔지만 석개재가 가까워지면서 그마저 슬며시 자취를 감춰 오늘 날씨는 쾌청할 것임을 예고한다.
"대개 아래쪽은 괜찮고 고갯마루에 오를수록 안개가 심했는데 오늘 날씨는 좋겠습니다."
6월 13,14일 낙동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근 4개월만에 다시 석개재에 서니 가벼운 흥분감마저 인다.
금방이라도 쏟아져내릴 것 같은 별들.....칠흙같이 어두운 밤하늘에 초롱초롱 등불을 매달고 오랜만에 찾은 나그네를 맞는다.
▽석개재의 새벽하늘
새벽공기는 역시 싸늘해 겨울장갑과 가벼운 방풍의마저 걸치고 황장재까지의 구간 중 유일하게 남았던 제 3구간 산행을 시작한다.(05:15~20)
【석개재--2.7km(실거리 2.9km / 4,567보)--묘봉 갈림길】
들머리는 두 길중에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숲으로 들어가 마루금을 따라가는 완만한 능선길, 그리고 마루금의 가슴 근처를 따라가다 마루금과 임도가 거의 맞닿는 고갯마루까지 줄곧 임도를 따르는 길이 있으며 임도를 택하는길이 3~4분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캄캄한 밤중, 더구나 숲길에 별빛마저 못보면서 시작부터 이슬에 바지적실 필요가 없지 않는가?
보석처럼 빛나는 별빛을 신작로처럼 넓은 임도를 유유히 오른다.
바람소리마저 잠든 적막한 임도길..... 랜턴불빛이 부끄러워 산행시작 2~3분만에 소등, 그런데 잠시 후, 물구덩이에 왼쪽 발을 .....다행히 양말을 적시지는 않았다.
우측 멀리 실루엣으로 접근하는 둥그스럼한 봉우리는 묘봉인듯 하다.
마루금을 향해 서서히 높이를 더하던 임도가 능선마루와 5m가량의 거리까지 가깝게 접근하면 임도가 우측으로 휘어지면서 그 앞의 임도가 어둠속에서도 하? 색을 반사된다.
이 지점을 지나면서부터 임도가 시멘트 길로 바뀌는 듯하고 왼쪽의 마루금 방향에 많은 표지기들이 보인다.(05:35)
이제부터는 임도를 버리고 산죽과 잡목을 헤치며 작은 무명봉으로 올라가야 한다.
임도를 이탈하여 마루금에 붙어 나즈막한 첫번째 봉우리를 넘고(05:38)
다시 또 봉우리를 넘는다.(05:45)
임도를 지난 후부터 산죽과 잡목이 꽤나 성가시게 옷가지와 배낭을 낚아채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산죽이나 나뭇잎, 풀잎에 맺힌 이슬이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안부로 내려와 잠시 평탄하게 이어가던 길이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으로 변하고 숲은 조금 더 잠을 자겠다고 게으름을 피우지만 동녘은 벌써 말로 표현하지 못할 환상적인 색조로 삼라만상을 그대로 놔두지 않는다.
▽일출 직전
힘들게 봉우리에 오르고 이후 완만해진 길을 따라 조금 더 높이를 더하면 "조난자위치추적표지판"이 있는 봉우리로 지도에 북도봉이라 적혀있다.(06:05)
복두봉을 오르면서 몸은 어느새 촉촉히 젖어버렸다.
파카를 배낭에 넣고 긴팔 티셔츠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 배낭에 파카를 우겨넣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촉촉하던 티셔츠는 언제 그?느냐는 듯 뽀송뽀송하게 바뀐다.
본래 계획도 "가급적 묘봉은 확인한다."였는데 몇 일전 이곳을 지나간 높은산님의 산행기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었는데 그중 하나의 정보가 이곳에서 우측으로 묘봉으로 진행하였지만 길 흔적이 거의 없고 잡목을 헤치고 가는라 17분이라는 많은 시간과 필요 이상의고생을 했다는 것이었다.
"조난자우치추적표지판"에 누군가 매직으로 "<- 묘봉가는 길"이라 표기되어 있어 묘봉 방향을 유심히 살펴보니 높은산님 팀들의 발자국인지 흐릿한 족적은 있지만 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복도봉(묘봉가는 길은 이곳이 아니고....)
진짜 묘봉 갈림길을 향해 북도봉을 출발한다.(06:10)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내려가는 길은 흡사 계곡으로 떨어질 것 같은 노파심이 생기고 급기야 걸음을 멈춰 주변을 살피기조차 하니 표지기 한 장이 보여 안심하고 내려간다.
잠시 뒤 홀대모 강촌님의 정성이 담긴 진짜 묘봉 갈림길에 도착한다.(06:13. 4,567보)
후한 강촌 동장님의 인품을 말해주듯 구간별 시간 또한 아주 후하게 준 느낌이다.
▽진짜 묘봉 삼거리(묘봉까지의 길은 제법 뚜렷하다.)
조망이 좋아보였다는데.... 혹 묘봉에서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망설임 없이 묘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묘봉 갈림길--0.7km(왕복 실거리 0.8km / 1,400보)--묘봉 갈림길】
묘봉으로 향하는 길은 제법 뚜렷한 편, 눈은 동쪽 하늘만 주시하며 빠르게 걷는다.
나무사이로는 금새 둥그런 불덩이가 불끈 솟아오를 것 같다.
마음도 발걸음도 마냥 조급한데 정상부 직전에서 길이 좀 애매해지지만 코 앞이 정상, 잠낀 잡목을 헤쳐오르니 묘봉이다.(06:20)
일망무제의 조망을 기대했지만......
정상부를 차지한 키만큼한 잡목, 더구나 동쪽을 차지한 큰 키의 나무들은 일출에 대한 기대감을 한 순간에 잠재워 허탈감마저 일으킨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정상 직전의 비탈에서 일출사진이라도 찍고 올라올 것을.....
갈림길에서 만보계로 약 700보가량 체크되었으니 실거리는 약 400m 정도다.
▽해돋이의 기대는 숲의 장벽에 막히고.....
▽묘봉의 삼각점과
▽ 조망-1 (나무 뒤 좌측이 용인등봉으로 생각되고... 그 옆은 삿갓봉?)
▽ 조망-2 (석포방면을 감싼 운해)
▽ 조망-3 (정면의 뾰족한 봉우리는 1,136.3m봉? 그 뒤가 통고산과 일월산일까?)
헬기장 주변의 키만한 싸리나무를 헤치고다니며 그래도 몇 장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음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묘봉을 출발한다.(06:24)
해는 이미 용인등봉의 능선마루를 넘었지만 일출의 아쉬움을 달래려 나무사이로 비추는 찬한한 아침햇살이나마 카메라에 담는다.
▽ 일출
▽ 용인등봉 능선 너머로 힘차게 떠오른 태양...
6분만에 갈림길에 돌아오고 곧 바로 삿갓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06:30)
【묘봉 갈림길--4.8km(실거리 5.0km / 8,054보)--삿갓봉】
완만한 내리막에 산죽지대가 펼쳐지고 등로를 숨긴 산죽으로 이따금 길을 놓치지 않으려고 더듬거리면서 발길을 옮겨야 할 정도로 산죽이 무성하지만 곳곳에 매단 선답자들의 표지기로 인해 길을 짐작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는다.(06:33)
▽무성한 산죽지대가 길게 이어진다.
산죽으로 뒤덮인 봉우리를 지난다.(06:40)
곧 3~4명이 앉을 만한 넙적바위가 나타나고 쉼터바위에 올라가면 건너편으로 용인등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가 나무사이로 살며시 모습을 드러낸다.(06:42)
▽넙적바위에서 비라본 용인등봉(우)
쉼터바위에서를 우측으로 조심스럽게 돌아내려가면 잠시나마 가파른 내리막을 거쳐 평탄한 능선과 완만한 오르막을 이어가는데 등로에는 약간의 바윗길도 나타난다.
완만하게 봉우리에 오르자 넙적바위에서 예측한대로 산길은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앞의 봉우리를 향해 오르는데 앞의 저 봉우리는 틀림없이 용인등봉일 것이라 생각한다.(06:50)
5분 가량 뒤, 표지기가 잔뜩 붙은 용인등봉에 도착한다.(06:55 . 2,010보)
▽표지가의 경연장 용인등봉
용인등봉에는 큰 나무에 둘러쌓여 조망은 전혀 없고 무수히 매달린 표지기 외에는 이렇다할 특징도 업을 뿐더러 그 흔한 코팅지 한장 붙어있지 않아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용인등봉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가며 비스듬히 내려가면 2분 뒤 위풍당당한 황장목지대가 산길의 우측에 나타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만든다.(07:02)
▽황장목지대가 길게 이어지며 나그네의 마음을 달래준다.
황장목과 함께 한동안 편안하게 이어진 길이 키만큼한 산죽지대로 변한다.(07:08)
하지만 이번 산죽지대는 키만 크지 등로는 확실하게 구별돼 전번의 산죽지대보다는 진행하는데 훨씬 수얼한 편이다.
한동안 이어진 산죽은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서서히 모습을 감춘다.(07:15)
정상부를 벌목한 봉우리가 나타나고 길은 정수리의 10m 쯤 아래에서 우측으로 휘어 비스듬히 비켜가고.... 정수리로 오르는 곳에도 표지기가 보이고.....
"이곳이 997.7m봉이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나?"
벌목한 나무 몇개를 피해 오르자 2004년도에 신설한 깔끔한 삼각점이 맨 먼저 맞아두는 997.7m봉,
정상부를 벌목한 덕택(?)에 그나마 주변 조망이 가능한 봉우리다.(07;20)
▽997.7m봉의 삼각점
▽문지골과 삼척시 가곡면 방향의 산줄기들
위치확인에 만족, 997.7m봉의 정상에서 직진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잡목이 많아 진행하기가 곤란해 올라왔던 길로 되내려가 정맥을 이어간다.(07:22)
문지골 갈림길, 좌측으로 90도 방향을 튼 문지골 가는 산길에는 제법 많은 표지기와 뚜렷한 길이 열려있지만 직진에 가까운 정맥길보다는 못한 듯....
정맥길에 더 많은 표지기와 더욱 선명한 길이 우측으로 유도한다.(07:28)
▽문지골 방향의 표지기들(등로도 아주 좋다.)
곧 허리정도까지 차오르는 산죽지대가 나타나지만 이번은 싱겁게 끝나고 석포면을 덮으면서 산줄기의 허리를 휘감은 운해는 울창한 나무에 가려 끝내 온전한 모습을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는다.
앞쪽으로 높다랗게 봉우리가 보인다.
"삿갓재 임도로 떨어질거고 그 다음은? 그럼 저 봉우리가 삿갓봉일까?"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07:36)
능선마루에 오르자 또 다시 산죽밭,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살며시 휘어져 2분 뒤, 봉우리를 지난다.(07:42)
산죽지대가 끝나고(07:45)
큰 오르내림이 없이 완만하게 길을 이어지지만 고도를 높이는 것만은 분명하다.
완만한 내리막이 나오고 나무사이로 2개의 봉우리가 보이는데 우측에 있는 뒷 봉우리가 삿갓봉일 것이다.
완만하게 잠시 내려온 길이 오르막으로 변하고 4분 뒤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간다.(07:54)
완만한 내리막을 이어오면 절개지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내려오면 삿갓재 임도, 정맥은 마루금 바로 아래를 휘감아도는 임도를 따라간다.(08:02)
▽삿갓재 임도(줄이 보이는 쪽으로 내려왔고 나무에는 번호를 달은 코팅지가.....)
무슨 용도인지 임도변의 나무에는 코팅한 번호표를 거의 일정한 간격으로 붙여 놓았다.
앞의 봉우리가 바로 삿갓봉, 삿갓봉을 오를 적당한 위치를 찾기위해 좌측의 비탈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임돌도를 따르기 시작한지 1분을 조금 넘고 2분은 채 않됐을 시각, 분명 삿갓봉으로 올랐을 것 같은 희미한 길이 나타나고 나보라는 듯이 2~3장의 표지기가 안쪽 숲에 걸려있다. 임도에서 마루금 능선까지는 불과 20~30m 거리이고 바로 위의 삿갓봉 정상까지는 50m쯤 될 듯 하다.
초입의 희미한 길은 정수리를 향해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서 흐지부지 사라진다.
하지만 그리 심한 잡목도 아니고 정상까지는 불과 20m정도?
잡목을 밀쳐내며 벌목한 나무 등컬이 몇 개를 넘어가면 보통 정도의 헬기장에 2004년 신설의 깨끗한 삼각점이 반기는 삿갓봉. 임도부터 불과 2분도 걸리지 않았다.(08:05 . 6,044보)
▽작은 헬기장의 때묻지 않은 삿갓봉 삼각점
미리 알고 올랐지만 삿갓봉은 역시 나무에 가려 조망은 없었고 삼각점을 확인하였다는 것 만으로 만족해 한다.
헬기장 블럭에 앉아 옥수수도 2개도 먹었다. 오늘 산행에서 처음으로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며 마루금 방향에 길이 있을까 싶어 주변을 살피니 꽉 들어찬 잡목이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라고....
헬기장 옆의 나무에 표지기 한장이 보인다.
"나도 극성스런 편이만 댁은 나보다 더 극성스럽네요."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임도로 향한다.(08:20)
【삿갓봉--4.0km(실거리 4.4km / 6,900보)--1,136.3m봉】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임도에서 좌측으로 5m가량 떨어진 마루금 쪽으로 "조난자위치추적표지판"이 보이는데 높은산님의 산행기에 의하면 이곳이 용소골로 빠지는 응봉산 삼거리라고 한다.(08:24)
휴양림 산책로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그런 깨끗한 임도를 걸어가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느긋해지는 느낌, 길 옆의 나무들은 여전히 번호표를 떼지 못하고 그 숫자는 50, 40,... 점점 둘어간다.
성큼 다가선 가을, 곧 만산홍엽의 가을이 무르익을 것 같다.
"세월의 유수와 같다더니만 벌써 한해가 무르익는구다."
▽추색으로 물드는 가을의 정취
임도를 버리고 산죽으로 뒤덮인 마루금으로 오른다.(08:33) 산죽밭은 곧 끝나고...길은 봉우리(1,098m봉 ?)를 넘지않고 완만하게 비탈을 우회하여 다시 임도로 내려온다.
결국 임도를 그대로 따라왔어도 됐다는 결론이다.(08:36)
▽임도를 걸으며 바라보는 일월산과
▽이어갈 마루금(임도는 좌측의 봉우리밑을 휘돌아 임도 삼거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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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한동안 임도를 이어가고 임도가 우측으로 크게 휘어져 내려 절개지와 수로 등, 임도 공사가 마무리된듯한 임도삼거리에 당도한다.
좌측은 마루금으로 이어가는 임도, 직진으로 이어가는 임도는 공사가 이뤄진지 그리 오래지 않아 보인다.(08:45) 좌측의 마루금을 향해 비탈을 따가는 임도에 접어들면 임도 밑 10m지점에 임도와 임도 사이로 계곡이 흐르는데 이 계곡이 불심골의 최상류가 될 듯하다.
임도를 걸어가면 이곳 지형을 유심히 살피니 능선마루인 "소광천, 대광천, 석포"라는 이정표가 있는 임도삼거리까지 임도를 따라간다는 것은 반칙성이 있어 보인다.
임도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마루금 상의 봉우리 사이로 형성된 작은 게곡이 존재한듯....
처음 계획은 석개재~한티재까지 2박 3일을 계획하면서 이곳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다는 사전정보에 따라 1박 장소로 찜해둔 곳이라서 좀 더 주의깊게 주변을 살피게 된다. 공사가 한참 진행중인 임도 삼거리에 올라왔다.(08:51)
▽임도 삼거리
▽공사중인 인부들 (마루금을 넘어온 길은 소나무사이로....).
▽임도를 따라 오른 방향 (정면으로 보이는 산은 거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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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삼거리는 한참 공사가 진행중이다.
트럭에 중장비, 10여명이 인부들이 배수로를 만들고 절개지에는 잔디까지 심는 것을 보면 삿갓봉 일대의 임도를 대광천이나 소광천과 연계하여 휴양림을 개설하고 임도는 산책로 수준으로 가꾸겠다는 자치단체의 수익개발사업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혼자십니까?"
"예"
"홀로 가다니다 날 저물면 어떻게 합니까?" 걱정스런 표정이다.
그 분들과 잠시 얘기를 나누지만 이 분들은 공사의 목적을 잘 모르고 단지 나처럼 놀러 다니는 사람들이 잘 다닐 수있도록 공사를 한다고.....
사진 몇 장과 말 몇 마디 나누는 사이에 금방 2분이나 흘렀다.
임도삼거리에서는 소광천 방향의 임도, 또는 리본을 따라 마루금, 어느 길이든 상관없다.
표지기가 잔뜩 붙은 마루금 쪽의 산길을 택한다.(08:53)
숲길로 들어가면 1분여만에 다시 임도로 내려오고 여기도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석축(수로) 석축을 쌓고 있다.(08:54)
"무슨일을 하십니까?"
나이 좀 드신 분인 "등산오는 사람들 잘 다니라는 공사랍니다." 라며 웃으신다..
임도따라 2분가량 진행하면 시멘트포장길이 오고 시멘트로 포장된 이 길은 약 20m가량 이어가면 시멘트포장이 끝나면서 다시 비포장 임도로 바뀌는데. 정맥은 여기서 우측의 잡목숲으로 들어가 마루금을 잇게 된다.(08:56)
▽마루금을 택하니 이런....(오해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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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길은 절개지 바로 위를 이어가고 순간순간 숲을 벗어나며 약간의 조망을 선사한다.
▽소광리 방향의 첩첩 산줄기.(맨 앞의 봉우리가 마루금에서 벗어난 9643m봉인듯....)
길이 갈라지지만 임도가 내려다보이는 우측으로 많은 표지기가 있어 별로 문제되지 않는다.(09:03) 임도에는 덤프트럭 한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산허리를 감아 오른다. 안부에 내려오니 시멘트 포장이 끝나는 곳에서 헤어진 임도가 왼쪽 30m가량 아래에 있는데 이 임도는 약 1시간 뒤, 1,136.3m봉을 지나 964.3m봉 직전에서 정맥을 가로질러 가는 임도로 내려섬으로써 만나게 된다.(09:05) 허리정도 차오르는 산죽지대가 나타나고.(09:07) 산죽이 뒤덮인 완만하면서도 긴 오르막이 정상부 전에서 왼쪽으로 슬며시 우회, 능선마루에 붙는대 주능선을 넘어온 길은 보이지 않는다.(09:15).
▽가을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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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더 이어지는 오르막, 이번 오르막은 좀 가파른 편이다. 오르막을 오를 대 투명하게 빛나는 단풍잎이 발걸음 멈추게 만든다. 잎새마다 지나간 시간들..... 잎새는 부딪히던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고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려 용솟음치고 있다. 비바람 모진 고통이기고 자연이 준 이치에 따라 산화돼야 한다는 순리... 잎은 져도 쉬어 갈 겨울이 있기에 잎새 물든 마디마디 새로운 생명이 벌써 R꿈틀대고 있음을 느낀다. 정점이라고 생각하고 올랐으나 아직.... 완만하게 좀 더 고도를 높이고 나서야 우측으로 방향을 바꿔 슬며시 내려가고 1분가량 고도를 낮춰 무성한 산죽이 키만큼 자란 안부로 내려온다.(09:25) 이제부터 백병산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를 향한 오르막, 3분여만에 높은산님이 오미산~백병산을 거쳐오며 멧돼지도 다니지 못할 정도의 산죽에 무척 힘들었다는 백병산 갈림길에 도착한다.(09:28) 백병산 방향은 역시 사람의 족적이 보이지 않고 산죽만 무성해 그냥 지나치기 쉽겠다. 비탈길을 따라 2분가량 진행하면 제법 가파른 내리막이 나온다. 이어 바위 봉우리를 우회하는 길이 나오고 좌측 비탈을 유심히 살피며 오르는데 정상으로 올라갈 듯 하던 오르막이 정상을 불과 30~40m가량 남겨둔 지점을 지나는데 좌측의 비탈면에 정수리로 올라간 길 흔적이 제법 뚜렷하다. "몇 일전 높은산님 팀이 지나간 흔적인가?" 잡목도 그리 많지 않고... 족적을 따라 2분가량 올라 첫 바위봉에 올라서니 작은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그런대로 시원한 조망을 안겨준다. 하지만 저 앞으로 이곳보다 조금 높아 보이는 1,136.3m봉의 조망이 훨씬 더 좋다고 하였으니 당연히 휴식은 저곳....
▽깊게 패인 소광천 계곡과 하늘금이 선명한 응봉산의 산줄기
▽1,136.3m봉 전위봉에서 바라본 삿갓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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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옷으로 갈아입는 진행할 마루금 (1,136.3m봉은 나무에 가린다.)
▽첩첩이 산! 오미산 능선 뒤로 살며시 머리를 내민 달바위봉, 그리고 그 뒤의 장대한 산줄기는 태백산으로 생각된다,
1분가량 머물고 1,136m봉을 향해 암릉지대를 이룬 마루금으로 향한다.(09:36~37)
【1,136.3m봉--5.4km(실거리 5.8km / 9,306보)--934.5m봉】
이어가는 길도 마루금으로 이어간다.
의외로 제법 뚜렷한 족적을 따라가고 더구나 암릉도 없는 유순한 능선을 어어가 다음의 낮은 봉우리까지 진행하니 길 흔적이 흐지부지 사라진다.
봉우리를 넘자마자 우회로와의 거리가 그리멀지 않다는 판단에 우측으로 비스듬히 방향을 잡고 내려온다.
4~50보가량 내려오니 이름은 기억나지 않으나 약간은 빛이 바랜 표지기도 한장 보이고 곧 우회로와 만난다.(09:57)
완만하고 평탄한 길이 조금씩 내리막으로 변해 더욱 가파르게 한번 떨어진 다음 완만하게 고도를 높혀가는 길에 또 다시 허리 정도의 높이까지 산죽이 차오른다.(10:00)
봉우리를 우회하던 길이 제법 가파르게 내려간다.(10:05)
안부로 내려오자 우측으로 방향이 꺾이는데 줄기가 생길 것 같은 계곡형태를 하고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변의 지형을 살핀다.(10:06~07)
(우회한 봉우리에서 능선을 따라가 다음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꺽여 내려온다면 이 애매한 지형을 피할것 같다.)
완만한 오르막의 봉우리를 올라(10:15)
왼쪽으로 꺾어 내리는 완만한 내리막을 2분가량 내려오면 08:56분에 마루금 길로 들어섬으로써 헤어졌던 그 임도를 1시간 20분 만에 다시 만난다.(10:17)
▽임도를 벗어난지 1시간 10분만에 다시 만난 임도
임도를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건너편에 표지기가 보인다.
3,4분가량 완만하게 오르면 길은 우측으로 꺾여 더욱 편안한 길을 열어준다.(10:20)
3분가량 뒤, 정맥이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가는 독도유의 지점에 도착한다.(10:23)
앞의 봉우리를 오르는 넓고 뚜렷한 길바닥에는 누군가 나무로 가로막았다.
지도에 "길주의"라 표시된 지점으로 직진은 964,3m봉으로 오르는 길, 정맥은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내려간다.(10:30)
안부에 내려오니 높은산님의 산행기대로 우측아래로 계곡물소리가 아주 가깝게 들리지만 길 흔적은 보이지 않고 계곡까지는 40~50m 가량 될 듯 하다.(10:33)
이어진 봉우리를 우측으로 우회하여 오른다.
짧지만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3분가량 오르면 우측으로 틀어 내려가게 된다.(10:36)
내리막에는 제법 가파른 곳도 나오고 ..... 안부에 내려오니 우측으로 쏙새 군락지와 습지 그리고 계곡 아래쪽에는 시멘트 임도도 보인다.(10:40)
▽쪽새 군락지와 습지
이어지는 봉우리가 제법 가팔라보였지만 막상 오르막은 그리 가파르지 않았고 봉우리에 오르면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내린다.(10:45)
완만하게 오른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니 폐헬기장이다.(10:52)
▽헬기장
이른 아침식사로 배가 고파온다.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펼치려다 생각을 바꿔 고구마와 옥수수로 우선 허기를 달랜 것은 나름대로의 얄팍한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답운치까지의 도상거리는 약 9km, 산길이 순한편이라니 3시간정도면 가능하다.
그렇다면 답운치 도착은 14:00경, 열차는 15:23분,
현동~답운치간 택시가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 정도라니 30분가량의 히치시도.... 않되면 14:30분경 택시를 부르자. 설마 한대는 세워주겠지.
선답자들도 답운치에서는 히치를 많이 했던데..... 그래 택시비 20,000원 벌어보자."
간식을 마치고 헬기장을 출발한다.(11:05)
이어진 봉우리는 좌측으로 우회한다.
편안한 길을 한참을 이어가고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나가지만 여전히 완만한 길.....
오랜만에 2분가량 가파르게 치올려 우측으로 방향을 꺾더니 1분가량 완만하게 좀 더 고도를 높힌 봉우리에서 또 다시 우측으로 방향을 꺾는다.(11:34)
눈 앞에 높다랗게 두 개의 봉우리가 보이는데 어느 것이 삼각점이 있는 934.5m봉일까?
높이도 서로 비슷해 지도를 보니 좌측의 봉우리가 934.5m봉인 듯 하다.
2분동안 좀 가파르게 올랐더니 왼쪽으로 슬며시 틀어내리면서 우측에는 전나무 조림지가 나온다.(11:38)
3분가량 완만한 오르막을 이어가면 정상부를 벌목한 934.5m봉이며 진행할 방향에는 표지기와 고사목도 보인다.(11:41 . 9,306보)
▽천고마비의 계절(진행할 마루금 방향)
▽934.5m봉의 삼각점
정상부를 벌목해 조망이 그런대로 터지는 곳, 걸음을 멈추고 잠시 주변 경치를 카메라에 담는다.
▽오미산 능선 뒤, 중앙 우측에 마이산 암봉처럼 솟은 달바위봉, 그리고 태백산줄기
▽진조산(우)과 통고산 그리고 일월산
잠시 산줄기를 찾은 것 같은데 벌써 2분이나 흘렀다. 서둘러 한나무재로 향한다.(11:43)
【934.5m봉--3.0km(실거리 3.5km / 5,629보)--진조산】
잠시 떨어졌다 가파르게 오르면 5~6평정도의 바닥을 시멘트로 포장한 헬기장.(11:49)
완만한 능선을 편안하게 이어오던 길이 완만하게 내려가지만 2분가량뒤 다시 평탄한 능선길로 바뀐다.(11:59)
산비탈 좌측을 벌목한 곳을 지날 때는 잡목과 잡풀이 우거져 이들을 헤치고 나가자니 걸음은 자꾸만 늦어진다.(12:05)
▽벌목지를 지나며.....(저 봉우리가 진조산일까?")
한나무재까지 완만하게 내려갈것만 같았던 산길이 벌목지대가 시작되면서 힘껏 솟구쳐 올라가고 제법 넓직한 공터의 헬기장을 지나면서 마루금이 왼쪽으로 꺾인다.(12:12)
3분 뒤 한나무재로 내려가기 전의 마지막 봉우리에서 오르자 완만하게 지나왔던 지난 산줄기가 한눈에 드러난다.(12:15)
▽완만하게 이어온 지난 마루금
봉우리부터 완만하게 고도를 낮추던 길이 우측으로 가파른 내리막으로 변하고 2분 뒤 높다란 절개지가 나타나 우측으로 비스듬이 내려오면 한나무재, 그러나 고갯마루는 여기서 우측으로 50m쯤 위에 있다.(12:22 . 3,760보)
▽한나무재의 고갯마루(등로는 고갯마루로 이어지지 않는다.)
▽한나무재로 내려온 길
이어지는 들머리는 건너편 바로 앞의 숲으로 들어가는 길로 초입에 많은 표지기가 달려있지만 주변을 살피느라 1분가량 머물다 간다.(12:23)
완만한 오르막을 10분가량 오르면 용도 폐기된 듯한 헬기장을 지난다.(12:32)
편탄하던 길이 분지형처럼 넓직한 등성이를 미로처럼 꼬불꼬불 이어가 잠시 가파르게 오르면 도 다시 헬기장을지나게 된다.(12:35)
▽한나무재 이후 2번째 헬기장
물길을 만들것 같은 지형을 지나고......???? (12:36)
완만한 오르막을 이어가면 진조산 갈림길에 도착하니 많은 표지기들이 진조산 우측비탈에 거려있다.(12:45)
진조산을 오르는 길은 누군가 나무를 세워 길을 막아두었는데 이는 진조산 정상에 자리한 무덤과 연관지어도 좋을 것 같다.
막아둔 나무 옆을 돌아 곧 무덤 한 기가 마장주는 진조산에 올라서고 삼각점은 무덤 때문에 옆으로 밀려나 있다.(12:46 . 5,629보)
▽표지석 대신 무덤이 잇는 진조산 정상 그리고 삼각점
이제 남은거리는 4km정도 선답자들의 산행소요시간도 1:10~30분 사이 10분가량 쉬어가도 14:10분까지는 답운치에 도착할 듯.... 남은 고구마 2개를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진조산을 떠난다.(12:55).
【진조산--4.1km(실거리 4.6km / 7,080보)--답운치】
진조산 갈림길로 다시 내려와 정맥을 이어가면 곧 가파르게 한번 떨어지고 이후의 산길은 큰 오르내림이 없는 편안한 길이다.
하지만 20km이상을 걸어온 피로감은 짧은 오르막에도 금방 발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봉우리에 오르자 길은 왼쪽으로 꺾여 완만하게 내려가고.(13:05)
이번에는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으로 변한다.(13:09)
가파른 내리막 이후 다시 완만한 내리막 ...... 잔 소나무가 심어진 곳을 내려오면 임도가 고갯마루를 가로지르는 굴전 고개다.(13:13)
▽굴전고개 (쌍전리 방향)
건너편의 낮은 절개면을오르면 곧 굵은 소나무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멋진 소나무들의 영접을 받으니 발걸음 한결 가벼워진다.
쭉쭉 뻗어오른 소나무를 따르는길이 한참을 이어가 봉우리를 넘는다.(13:23)
고도차가 별로 없는 3~4게의 봉우리를 넘자 이어지는 봉우리도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오래전 벌목해 방치한 나무들이 등로변에 산재해 조금은 발길을 더디게 만들고.(13:36)
아름드리 소나무 몇그루가 서있는 봉우리를 오르면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2분 뒤에는 임도로 내려선다.(13:42)
임도를 따라 철탑이 보이는 우측으로 진행한다.
1분 뒤, 철탑을 지나 다시 숲으로 들어가자 답운치를 오가는 차소리도 들리고 나무사이로는 답운치로 이어지는 도로도 보인다.(13:48)
▽사진 중앙부 햐얀 부분이 답운치로 이어지는 도로.
좀 가파른 내리막이 나오고 산죽 사이의 뻥 뚫린 길을 따라 안부에 내려온다.(13:52)
2분가량 오르면 오늘 산행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마지막 봉, 길은 우측으로 꺾여 완만하게 내려갔다 산죽사잇 길을 잠시 오르면 헬기장, 답운치까지는 이제 5분 남았다.(14:00)
▽답운치로 내려서기 전 마지막으로 만나는 헬기장
히치를 하기위해서는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지....
헬기장에서 땀에 젖은 상의를 벗어내고 남은 물을 수건에 묻혀 상반신의 땀도 말끔히 씻고 여별옷으로 갈아입었으니 "히치준비 끝,"
답운치를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14:05)
답운치까지는 계속 내리막, 2분뒤 통고산이 건너다 보이는 묘지를 지나고.(14:07)
▽통곡했다는 설화가 깃든 통고산.
답운치 도로가 보이지만 직접 내려가지 못하고 우측으로 돌아내리니 고갯마루 건너편에 통고산 휴양림 등산 안내문과 산불조심 홍보판 자리잡은 답운치다.(14:09 . 7,080보)
▽답운치
【답운치 이후의 스케치】
36번 국도가 지나가는 답운치는 비록 오지라고는 불영계곡과 울진을 오가는 차량이 제법 많은 편이고 이곳을 넘어가는 차들은 십중팔구 현동을 거친다고 한다. 고갯마루에서 차를 기다리기 시작한지 3분쯤 지났을까?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커브를 돌아오르기에 손을 드니 설듯하다 그냥 지나간다. "아~~ 고갯마루라 정차중에 만약 뒤따라 오르는 차가 있다면 비켜가는데 지장이 있을까 싶어서 그랬나? 울진 방향의 코너는 도로 폭이 좀 넓어 길가에 선다해도 별 지장이 없을 것 같아 그곳의 시멘트 턱에 주저앉아 다음 차를 기다린다. 5~6대의 차가 지나갔지만 약속이나 한 듯 한결같이 손만 가로젓고..... 그렇게 20여분이 흘러 14:30분이 가까위진다. "에~~이 히치는 아무나 하나? 난 역시 공짜와는 거리가 먼가봐? 어떻든 인심한번 참 야박하군......" 20,000원 벌어보자고 시도했던 히치.... 그 이상의 실망감과 조금은 창피함마저 느껴야 했던 나 자신이 우습기도하였다. 쓴웃음 한번 짓고 현동택시에 전화를 걸려구 핸드폰을 잡는 순간, 승합차 한대가 고갯마루를 오르고 있다. "에라 저 차가 마지막이다...." 포기한 심정으로 손을 들었는데 스르르 내 옆에 정차한다.(14:30) "현동쪽으로 가는 등산객입니다. 방향이 같으면 신세 좀 질 수 있나요?" "타세요" 구인사에 계시는데 사찰업무를 보기 때문에 전국을 자주 다닌다고 하신다. 나 역시 불교에 관심이 좀 있는지라 구인사와 불교, 그리고 몇 몇 스님에 관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현동역 입구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곧 다리를 지나 현동역으로 들어가는 시멘트 포장길에서 하차한다.(14:55) "감사합니다. 성불하세요" 합장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시멘트 길 아래로는 낙동강 상류의 맑은 물이 유유히 흐르고 열차시간도 많이 남았으니 시골 정취를 음미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다리에서 본 낙동강
▽현동역 가는 길과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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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무사히 산행을 마쳤음을 알리고.. 현동역에 도착하니 15:00시 정각, 80년대 시골역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한적한 대함실에 들서자 아주머니 두 분과 남자 한 사람이 낮선 이방이라도 맞는 것처럼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열차 도착시간까지는 아직 20분도 더 남았다 "그래 도시락을 비우자." 한적한 시골길 오가는 사람도 없어 화장실을 지난 건물 옆, 길가에 점심 판을 벌였는데 택시 한 대가 주민으로는 보이지 않는 60대의 여자 한명을 내려놓고 가는데 혹 어제 내 전화를 받은 기사가 아닌지...... 마음이 좀 찔린다. 식사를 끝내고 배낭을 꾸리는데 이번에는 50대 남자가 택시에서 황급히 내린다. 약속한 것은 아니고 부를지도 모른다고 하였는데 택시를 볼 때마다 괜시리 죄를 지은 심정이었다.
▽현동역 (빨간 건물 끝에서 식사를.....)
▽현동역 (플렛트 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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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동~영천간은 무궁화호, 영천에서 하차 역광장에 나가 커피 한잔을 마시는데 시장으로 생각되는 곳에서 사회자의 목소리, 노래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역광장으로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다. 무슨 축제라도 열렸나? 지역마다 축제 없는 곳이 없으니 웬만한 축제는 관심조차 두지 않을 정도로 감각이 무뎌졌다. 20여분을 기다렸다 포항발 서울행 새마을호에 승차, 동대구역에서 또 25분가량을 기다려 KTX로 환승해도 대전역에는 새마을호보다 20분가량 빨리 도착한다.(20:39) 버스타기 위해 지하도 내려오는데 연신 허리를 굽신거리며 내미는 노인의 돈통에는 백원짜리 동전 몇 잎만 뒹군다. 다른 사람한테서 받은 베품의 일부나마 기쁜 마음으로 적선하고 지하도를 올라가자마자 102번 버스가 들어온다. "뫼꿈아 내 지금 다 끝내구 102번 버스타고 집에 간다." "응 수고했다." 유성에서 다시 140번으로 환승 집에 도착하니 21:40분, 25시간 30분에 다시 내 보금자리로 돌아온다. "아 후련하다. 이제 3~4번만 더 가면 오지구간은 완전히 벗어나네." "장하십니다. 장해, 얼른 식사부터 하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