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18일, 한라대학 한라아트홀에서 제민일보가 주최하는 미스제주선발대회가 개최된다.
그동안 전국의 여성단체 및 시민사회단체는 1957년에 시작한 미스코리아대회를 여성의 미를 획일화하고 표준화하며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반여성적 행사라고 규정하여 행사 중단을 요구해 왔다. 또한 공중파 방송 중계 중단을 꾸준히 요구했었다.
이런 여론을 반영하여 지난 2002년부터 그간 미스코리아대회를 독점 생중계 했던 MBC는 사회적 비난과 시청률 감소 등의 이유로 공중파 방송을 중단하였다. 또한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다양성과 차이를 중시하는 '안티미스코리아대회'를 해마다 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민일보사는 '제주여성의 교양과 미를 국내·외로 과시하게 될 미의 사절'을 선발한다는 명목으로 지역예선대회 '미스코리아 제주선발대회'를 개최한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는 미스 제주 진, 선, 미뿐만 아니라 새롭게 미스국제자유도시를 선발하려 하고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제주도의 각 지방자치단체(제주도, 제주시,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에서 총 8천만원 규모의 지방예산을 미스코리아 제주선발대회에 지원하기로 함과 동시에 제주도가 전액 출연한 지방공기업인 제주도지방개발공사가 공식적으로 이 대회에 협찬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은 적법성과 공익성을 띈 공공성이 있는 사업에 지원을 해야 하며, 예산을 집행할 때는 경제성, 효율성과 효과성이 있어야 한다.
과연 미스 코리아 제주선발대회에는 어떤 공익성이 있단 말인가? '남녀평등의 섬'을 선포한 지방자치단체가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미인대회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 될 수 없다. 이는 선심성 예산 배정과 예산 낭비의 대표적 사례일 뿐만 아니라 성차별을 강화하는 성불평등 예산의 전형이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가 편성한 예산항목에 '미스 제주선발대회 지원'이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승인하였다. 또한 결산감사 시 임의단체 POOL 보조 항목에 '미스코리아 제주 선발 보조금'을 아무런 이의제기 없이 통과시킨 것은 예산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따져야 하는 의회의 임무를 방기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관광홍보사절로 활동할 미스국제자유도시'도 함께 선발한다고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국제자유도시 홍보는 전문역량을 갖춘 일꾼이 해야 한다. 그런데 관광홍보사절을 여성의 몸을 치수로 평가하는 미인대회를 통해 선발하겠다는 것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위상을 스스로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우리는 미스코리아 제주선발대회에 지방예산을 지원하는 것에 절대 반대한다. 4월 18일, 미스코리아 제주선발대회에 지방예산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에는 제주도의 지방자치단체와 각 의회는 그 책임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 제주도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는 미스코리아 제주선발대회에 지방 예산 지원 (경상예산, 풀사업비, 판공비 등 포함)을 즉각 중단하라.
첫댓글 우리도 미스강원 선발대회에 강원도가 예산지원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공익을 추구해야 할 강원일보사가 상품화되고 규격화된 미인대회 개최에 열을 올리는 것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회원님들도 모두 공감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