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의 5월 대설특보 속 평창군 오대산 정산 비로봉에 25㎝ 눈이 내린 모습. [사진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살면서 이렇게 많은 5월 눈은 처음”
강원도 산간지역에 때아닌 25㎝의 5월 폭설이 내리자 “봄철 대형 산불 걱정을 덜게 됐다”는 말이 나온다. 강원지역에선 5월에도 대형 산불이 종종 발생해 수많은 산림이 잿더미로 변하곤 해서다.
2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홍천군 구룡령에 18.5㎝의 눈이 내려 45년 만에 5월 최대 적설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존 5월 최대 적설은 대관령에 1976년 5월 5일 내린 1.8㎝의 눈이다. 이번에 최대 적설을 기록한 구룡령은 2019년 적설계가 설치된 지역이라 이전 기록은 없지만 “역대급”이란 반응이 나온다.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측도 이날 “22년 만의 5월 대설특보 속에 오대산 고지대에 25㎝ 이상의 눈이 내렸다”고 밝혔다. 평창군 오대산 정상 비로봉에는 국립공원사무소에서 설치한 적설계가 있다.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행정과 김진아 주임은 “5월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건 처음 본다”며 “이번 폭설로 한동안 산불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 산불 걱정 안 해도 될 듯”
22년 만의 5월 대설특보 속 평창군 오대산에 눈이 내린 모습. [사진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22년 만의 5월 대설특보 속 평창군 오대산에 눈이 내린 모습. [사진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강원지역에 5월 들어 눈이 내린 건 대관령에 1987년 5월 3일 1.2㎝가 내린 이후 34년 만이다. 권순범 강원지방기상청 예보관은 “(이번 폭설의 원인은) 상공 5㎞ 부근에서 영하 25도의 찬 공기가 위치하면서 대기 불안정이 강한 상황이었다”며 “동해 쪽으로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동풍류가 강하게 유입됐던 상황에서 대기 불안정과 상층에 찬 공기가 있는 상태가 맞물리면서 산지 쪽 기온이 크게 떨어져 큰 눈이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 등은 “이번 폭설로 봄철 대형산불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됐다”는 반응이다. 강원에서는 2017년 5월에 두 차례의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등 산불이 숱하게 발생해와서다. 2017년 5월 6~8일 삼척시 도계읍 점리의 한 산에서 불이나 산림 765㏊ 태웠다. 이 산불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으며, 건물 6동이 전소하는 피해를 입었다. 2017년 5월 6~9일에도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한 산에서 불이나 산림 252㏊가 불에 타고 건물 30동이 산불 피해를 보기도 했다.
앞서 강원도 산불방지대책본부는 강원지역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5월 15일까지로 정한 상태다. 이번 폭설을 전후로도 산불 진화 헬기를 전진 배치하는 등 산불 발생 시 초기대응을 강화해왔다. 강원도 관계자는 “다행히 이번에 폭설이 내린 곳 대부분이 산골이어서 고립·교통사고 등 피해도 없었다”며 “이번 눈은 산불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일 새벽에는 서리 내려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린 2일 구룡령 옛길에 밤새 내린 눈이 쌓여 탐방객들이 설경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린 2일 구룡령 옛길에 밤새 내린 눈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출처: 중앙일보] 봄꽃 뒤덮은 역대급 5월 폭설…"산불은 줄겠네" 강원도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