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세계 태권도 연맹 행사에서 중국 대표 시범단이 강시로 나온 팀이 청나라 복장으로 강시 품새를 선보였다가 몰매를 맞았다고 합니다.
한편에서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가 진행되었고요. 무려 12년 전에 일어난 핵발전소 사고 여파가 아직 진행중이고 마무리되기까지는 앞으로 30년 이상 걸릴 것이어서 아무래도 오래 갈 듯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IAEA의 권고에 따른 과학적 바탕을 믿어야 한다면서 방사능 걱정은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선동일 수 있다고 멈추라 주장합니다. 다만 양측의 주장이 약간 폼 잡는 것처럼 보여서 영 눈에 거슬리긴 합니다.
흔히, '폼 잡는다'는 말을 합니다. 그는 사진기를 폼으로 메고 다닌다, 지금 한창 낮잠 자려고 폼 잡고 있을 텐데..., 그 투수는 공을 던지는 폼이 안정되어 있다처럼 씁니다.
이 폼은 영어 form에서 온 단어로, 국어사전에 올라있긴 하나 국립국어원에서 '자세'로 다듬었습니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거나 가누는 모양.'을 뜻하는 '자세'도 姿勢로 한자어입니다. 일본어투 낱말이나 영어를 다듬으면서 이왕이면 우리말로 다듬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영어에서 온 '폼'과 거의 같은 뜻의 낱말이 '품'입니다. '행동이나 말씨에서 드러나는 태도나 됨됨이.'이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죠. 말하는 폼이 어른 같다, 생긴 폼이 자기 아버지를 닮았다, 옷 입는 폼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 아이는 조숙해서 동생을 돌보는 폼이 어른 같다 처럼 씁니다. 여기서 '폼' 대신 '품'을 써도 뜻은 같습니다. 말하는 품이 어른 같다, 생긴 품이 자기 아버지를 닮았다, 옷 입는 품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 아이는 조숙해서 동생을 돌보는 품이 어른 같다... 별반 다른 게 없죠?
이렇게 낱말 꼴도 비슷하고 뜻도 비슷한데 왜 사람들은 '폼'만 쓰고 '품'을 쓰지 않을까요? 폼 잡다, 폼 재다는 말은 써도, 품 잡다, 품 재다는 말은 안 쓰잖아요. 아마 누군가 그렇게 쓰면 우리말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할 겁니다. 왜 그럴까요? 누가 그 까닭을 좀 설명해 주실래요? ^^*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어려운 외래어를 쓰는 것은 못된 버릇입니다. 그런 사람은 아무리 좋아도 우리나라 것은 버리거나 뒷방에 던져버리고 외국 어느 산골짜기에서 주워온 허드렛돌을 품고 다니면서 자랑할 겁니다. 외국에서 가져온 것이라고...이거 미제라거나 일제라면서.........
고맙습니다.
- 우리말123^*^ 드림
보태기) '품'과 같은 뜻의 낱말이 '품새'입니다. 설마 '폼 잡다'보다 '후카시 잡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없겠죠? ふかし[후카시]가 일본어 찌꺼기라는 것은 다 아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