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상 회담이 6.28일 백악관에서 열렸다. 임기를 3개월여 남겨 놓은 고이즈미의 환송식을 겸한 이 정상회담에서 부쉬와 고이즈미는 무려 2시간 동안 계속된 회담 내내 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면서 미일이 최고의 밀월관계에 있음을 만 천하에 과시하였다. 특히 고이즈미는 회담 내내 부쉬의 푸들이 되기를 자청하면서 갖은 아양을 떨어서 강자에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일본인의 이중성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고이즈미는 자신이 열렬한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이라고 하면서 부쉬가 선물한 구형 전축에다가 즉석에서 LP판을 걸어서 엘비스의 노래 'I want you. I need you. I love you.(나는 당신을 원하고, 필요로 하고, 사랑해요.)'를 부쉬와 함께 감상하는가 하면, 회견의 마지막 말을 역시 엘비스의 노래 제목인 'Love me tender.'(부드럽게 사랑해 줘요)로 끝냈다.
이에 화답하듯이 부쉬가 그의 전용기로 고이즈미를 태우고서 엘비스의 생가를 방문했으며, 고이즈미는 부쉬 부부가 지켜 보는 가운데 엘비스의 춤을 추면서 엘비스의 노래를 부르는 등 부쉬 부부에게 재롱을 부림으로써, 그가 부쉬의 애완견 푸들임을 전세계에 과시하였다.
미국에는 이처럼 갖은 아양을 떠는 고이즈미이지만 한일, 북일, 중일 관계에 이르러서는 180도 다른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야꾸자 출신의 아비를 둔 그는 스스로 사무라이이기를 자처하며, 주변국들의 혹독한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시아의 선량한 민간인들을 학살했던 전쟁 영웅들이 묻혀있는 야스꾸니신사의 참배를 강행해 오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고찰을 해 보면, 고이즈미가 부쉬의 푸들이기를 자청하면서 갖은 재롱을 피운 이면에는 무시무시한 고이즈미의 노림수가 숨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일국을 대표하는 수상이, 두개의 얼굴을 가지고서 어쩌면 치욕적일 수도 있는 쇼우를 하면서 부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갖은 아양을 다 떨었다는 것은, 뭔가 반대급부로 얻을 것이 있어서 였다고 보아야 한다.
일본은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 항복선언을 한 이후, 그들이 세계인류에게 저지른 인면수심의 죄악에 대해서 참회하는 의미에서 다시는 외국을 침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평화헌법을 채택하였다. 물론 호전적인 그들이 자의로 평화헌법을 채택했던 것은 아니고, 당시 점령국이었던 미국의 강요에 의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평화헌법의 9조 1항은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영구히 무력행사를 포기한다.’, 2항은 ‘육, 해, 공군 및 기타의 전력을 보유하지 않고,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하여, 사실상 일본 군대가 군사활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태평양 전쟁의 패배를 치욕으로 생각하면서, 신사참배를 단행하며 그들 선조의 유지를 계승하기 위해, 군사대국을 실현하여 또 다시 동아시아의 패자가 되기를 꿈꾸는 고이즈미와 일본의 우익 세력들에게 무엇 보다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평화헌법이며, 따라서 이 평화헌법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에서 심심치 않게 거론이 되고 있으나, 일본 내의 평화애호 세력의 반발도 크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후견국을 자임하고 있는 미국의 뜻을 거슬려 가면서 까지 평화헌법을 개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의 우익들은 그들의 꿈인 군사대국을 실현하기 위해서 미국의 비위를 최대한 맞출 필요가 있으며, 그에 따라 고이즈미가 대표로 부쉬의 애완견 노릇도 마다하지 않고 있으니 새삼 일본 우익들의 그 집요함에 질리지 않을 수가 없다.
마치 그들의 바램을 알았다는 듯이 북한에서 동해를 향해 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고, 일본이 이 좋은 기회를 놓칠리가 없다. 그들은 북한의 미사일이 자국에 실제적인 위협이 된다고 하여 미국의 앞잡이가 되어서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 결의안'을 제출했는데, 이 결의안에는 무력사용 가능성도 포함하는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한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평화에 대한 위협,파괴,침략행위를 규정한 유엔헌장 7장은 41조와 42조를 통해 이에 대한 대응조치를 명시하고 있다. 41조는 경제제재와 무기금수,외교단절 등 비무력적 강제조치를,42조는 군사행동 등 무력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되면 경제 제재는 물론 경우에 따라서 군사적 행동까지 가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일본이 제출한 유엔 결의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한민국과 상의를 하지 않고 일본 독자적으로 북한제재 결의안을 제출한 일본의 행위에 대해서 항의했다. 그러나 제재 결의안 제출에 한발 더 나아가서, 일본의 아베 신조 관방장관, 누카가 후쿠시로 방위청 장관, 아베 외상 등의 보수우익 각료들은, "일본에 위협이 되는 적국의 무력에 대해 일본이 자위적인 수단으로 선제 공격을 할 수 있다."라는 주장을 잇따라 함으로써 그들의 평화헌법을 폐기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으니, 다시 제 2의 군국주의 체재가 일본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갈 따름이다.
평화헌법의 취지가 전쟁을 반대한다는 취지일진데, 그들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선제 공격을 하겠다는 것은 언제든지 선제공격을 감행 할 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선제 공격을 해 놓고서 그에 합당한 조작된 이유를 댄다 할지라도 이미 전쟁은 시작된 후이고, 또 그 이유의 옳고 그름을 증명할 마땅한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부쉬가 이라크 침략을 단행할 때, 이라크에 대량살상 무기가 있어서 세계평화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를 댔으나, 결국 이라크에는 대량살상 무기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명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유가 안 되는 이유로 일으킨 전쟁 때문에 죽어 간 미군들과 이라크인들의 생명은 누가 보상해 줘야 하는가? 부쉬를 전쟁범으로 몰아서 재판정에 세워야 마땅할 것이나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
이처럼 일본의 우익들이 주장하는 선제 공격론은 사실상의 평화 헌법 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아시아에 그들의 선조들이 끼친 패악질을 다시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하등 다를 것이 없는 주장이다. 종래의 클린턴이 일본을 무시하고 중국을 중시하면서 중국에 대해서 유화적인 제스쳐를 보여 왔던데 비하여, 부쉬는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규정하고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기 위해 유럽에서 영국에 버금가는 역할을 일본에 맡겨야 한다는 내용의 '아미티지 보고서'에 입각해서 일본 중시 정책을 새로운 아시아 전략의 근간으로 채택하였다 그 결과 취임 2개월밖에 안된 신임 고이즈미 총리를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인사들만을 초대하는 캠프 데이비드에 초대를 하고서 미일 동맹을 강화하기로 하였으며, 그 이후 무려 14 차례에 걸쳐서 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미일 간의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해 왔다.
평화헌법을 개정 내지는 폐지하여 새로운 군사대국을 꿈꾸는 고이즈미에게는 미국의 이러한 대일 중시 정책은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되었으며, 결국 퇴임을 앞두고 고이즈미는 부쉬의 푸들 노릇을 통해서 부쉬의 환심을 최대한 산 뒤에 이제 평화헌법의 근본취지를 훼손하는 망언들을 쏟아 내고 있으니, 결국 여러 쇼우를 통해서 고이즈미가 노리던 것은 평화헌법의 폐지였던 것이다.
이처럼 김정일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이후에 나타난 파장은 일파만파가 되어 세계를 흔들고 있다. 김정일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간에 남한에서는 북한의 무력침략에 대한 두려움을 국민들에게 불러 일으켜서 참여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발목을 잡히게 만들고, 미국에서는 북한의 호전성을 강조하면서 대북 금융제재를 단행한 미국내의 매파들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비둘기파의 목소리를 잠재우기에 이르렀고, 일본에 대해서는 일본 재무장론과 선제공격론으로 포장한 평화헌법의 폐기 주장이 고개를 들게 했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북한의 후견국임을 자임하던 그들의 얼굴에 오물을 뒤집어 씌운 결과가 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서 시대착오적인 무력시위를 통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김정일을 비롯한 북한 정권은 더 이상 동키호테와 같은 어리석은 행동을 중지하고, 겸허한 자세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려는 노력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그길만이 북한 정권이 살고, 북한 인민들을 살리는 길임을 북한 정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하나만 지적하자면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게 일본 특유의 민족성입니다..그러니 일본을 대표하는 수상이니 어련하겠습니까.. 북한을 선제공격하겠다는 일본의 속셈도 따지고 보면 군비를 강화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지요.. 다른 방도는 없습니다. 북에는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가하며 다시는 왜놈들에게 한반도를 내주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겠지요..
첫댓글 고이즈미는 정상회담이 아니라 엘비스프레슬리 노래를 부시와 함께 감상하려고 미국에 갔던 모양입니다...백악관 주변에는 노래방이 없을 것이니 그렇게 이해하는 게 마음이 편하겠지요...^^
하나만 지적하자면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게 일본 특유의 민족성입니다..그러니 일본을 대표하는 수상이니 어련하겠습니까.. 북한을 선제공격하겠다는 일본의 속셈도 따지고 보면 군비를 강화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지요.. 다른 방도는 없습니다. 북에는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가하며 다시는 왜놈들에게 한반도를 내주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