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직 한낮에는 무덥습니다만, 아침 공기는 서느렇고 그늘은 시원합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그냥 열심히 사는 게 좋을까요?^*^
어제 오후 선산 벌초 때문에 가까운 친척과 통화하면서 어르신들 안부를 나누었네요.
십 여년 전만 해도 밀뵙기하는 족친이 추석 달포 전부터 이어졌더랬습니다.
밀뵙기는
"설, 추석 따위의 명절에 부득이 그날 찾아가 인사를 하지 못할 경우, 그전에 미리 찾아가는 일."을 뜻합니다.
아마도 '미리 뵙기'가 줄어든 말 같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이 절친이나 찐친 사이에나 통할 얘기를 나누었네요.
대화의 절반은 근황이었으나 나머지 절반은 진한 농담이었지요.
나눈 이야기 대부분은 너무 바쁘지 않게 평범하게 사는 것이 행복한 노후라는 것이었네요.
공연한 일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하지 않고,
남의 부추김에 넘어가 시간 뺏기고 건강 해치지 말자는 것이었는데요.
한 마디로 웬만하면 신경 끄고 살아도 된다는 말이었지요.^*^
요즘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너무 많아서 너도 나도 한마디씩 보탭니다.
명색이 지도층이라는 분들이 언행을 보면 그다지 슬기롭지 않은 듯하지요.
그러니까 과거언행은 돌아보지 못하고 정의로운 척, 똑똑한 척 하시겠지요.
제발 지기 전공 분야기 아니라면 침묵하는 법도 알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더 나가면 다칠 것 같으니 여기서 멈추고, 그쪽은 신경을 끄겠습니다. ^^*
흔히, 뭔가에 더는 관심을 두지 않을 때 '신경을 끄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좀 어색한 말입니다.
불을 끄다처럼 타는 불을 못 타게 하거나,
전등을 끄다, 라디오를 끄다처럼 전기나 동력이 통하는 길을 끊어 전기 제품 따위를 작동하지 않게 할 때는
'끄다'를 쓰는 게 옳습니다.
그러나 불이나 동력이 아닌 사람의 마음 상태인 신경이나 관심에는
'끄다'보다는 '두다'나 '기울이다'를 쓰는 게 더 부드럽습니다.
'신경 꺼라'보다는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하는 게 낫고,
'관심 꺼주세요.'보다는 '관심 두지 마세요'나 '관심 기울이지 마세요'라고 하는 게
더 바람직한 언어 습관입니다.
어제 만났던 지인들은 높은 자리에 올라갈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고,
남보다 튀어보고 싶은 생각도 눈곱만큼도 없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저 주위의 지기들과 오순도순 '평범'하게 사는 게 바람이자 꿈입니다.
그런 삶을 쭉 이어가고자 오늘도 자주 웃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
보태기)
'오손도손'이 아닌 '오순도순'이 맞고,
'죽 이어가다'나 '쭉 이어가다' 모두 쓸 수 있습니다.
또,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액이나 그것이 말라붙은 것은 '눈꼽'이 아니라 '눈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