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없이 산다는 것은 거짓이며 위선이다.
무명의 평야를 달리며 본 가을은 아쉬움이다.
지나간 일들이 아쉽고, 지나간 사랑이 아쉽고,
지나간 시간들이 쓸쓸함으로 남기 때문이다.
세월은 다람쥐가 도토리 갉아먹듯 조금씩 소멸하여 간다.
도토리 껍질처럼 빈 허물만 남기고 사라지는 게 인생 이리라.
어릴 때부터 마라톤을 취미로 한 결과 끈기가 매우 중요하다.
봄비에 새잎 돋더니 여름비에 푸르던 잎들이
가을비에 낙엽 지고, 까칠한 누런 덤불로 변했다.
거리에 뒹구는 낙엽마저 사라지면 이 계절도
겨울로 편입되어 또 한해가 황량하게 사라질 것이다.
가을의 끝은 망년회가 끝날 때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한동안 황망하기도 하다.
그러나 끝은 완전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
무언가 새로운 시작을 다시 해보려 시간을 잡는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는다고 수시로 말한다.
아마도 삶이란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어야 살고
그래서서 먹을 양식을 벌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먹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면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요즘 들어 산다는 게 운명임을 자주성찰하게 한다.
인생의 가을처럼 점점 왜소해지는 계절임을 깨닫게 한다.
첫댓글 가을은
많은 생각을 하게하나 봅니다
열정이 식어감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