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아버지 태권도장에서 공차던 ‘슛돌이’
공 뺏기지 않는 기술로 세계 축구 스타 되다
신자영 기자 jyshin1111@chosun.com 어린이조선일보
이강인 아시안컵 빛낼 스타에 선정
▲ /조선일보DB
새해부터 우리나라 축구계는 기쁜 소식과 함께 출발했어요. 지난 8일 국내 축구대표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선수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빛낼 차세대 스타로 선정됐거든요.
바로 오늘(15일) 저녁 8시 30분, 국가대표팀은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바레인과 격돌해요. 아시안컵 훈련에 합류하기 직전 이강인은 '2023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수퍼컵)'에서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망을 가르며 PSG의 우승을 이끌었는데요. 고작 22세인 이강인은 어떻게 월드클래스가 됐을까요?
7세에 눈뜬 축구 재능… 만능 미드필더로 스페인 유학길 올라
순간적인 스피드와 공간 활용에 능한 손흥민이 있다면, 그 옆에는 이강인이 있어요.
돌잡이 때 두 손으로 축구공을 들었던 이강인은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태권도 사범이었던 아버지의 도장에서 매일 축구공을 찼다고 해요. 그러던 2007년 KBS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 3기로 출연해 '축구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죠.
빈 공간으로 공을 날카롭게 패스하거나 볼을 창의적으로 다루는 능력, 상대방을 압박해 상대를 지치게 하는 창의적인 플레이, 멀리서도 골대를 겨냥하는 슛감 등 다양한 주특기를 보여줬어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고(故) 유상철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 "기술적으로는 이미 어린 나이에 완성됐다"고 평했죠.
방송 후 이강인은 7세의 나이로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에 입단합니다. 당시 유소년팀의 연령대가 10~13세였다는 걸 감안하면, 6년이나 월반한 셈이에요. 그의 재능은 유럽까지 알려져 2011년 ▲샬케 ▲풀럼 ▲포츠머스 ▲발렌시아 등 유명 구단 유소년팀으로부터 입단 제의을 받아요. 11세의 나이로 스페인 발렌시아 유소년팀에 입단하며 팀 우승과 대회 MVP를 잇따라 거머쥐게 되지요.
피지컬·체력 부족 평가, '드리블·패스·압박 기술'로 극복
유소년팀에서의 두드러진 활약으로 유망주로 등극한 이강인에게도 우여곡절은 있었어요. 다른 축구 선수에 비해 비교적 작은 체구(174㎝)로, '피지컬'과 '체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죠. 간결한 테크닉을 겸비하고 킥력(공을 차는 힘)이 좋아 슈팅과 패스는 나쁘지 않았지만, 스피드가 약해 활용 폭이 좁고, 수비 참여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강인은 훈련을 통해 단점을 줄이고 강점을 최대화하려고 노력했어요. 파워와 스피드를 강화하고자 담당 코치를 따로 선별해 단점을 보완했죠. 볼을 받기 전 주의를 잘 살펴 공을 활용할 방법을 미리 그려내는 등 본인만의 수비를 강화시켰고요.
그러면서 다양한 개인기로 상대 선수의 압박을 피하거나 볼을 지키는 능력을 갖출 수 있었어요. 현재 소속돼 있는 PSG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 "늘 노력하고, 공을 잃지 않으며, 때로는 내줄 줄도 아는 선수이자 뛰고 싶어하는 열망이 큰 선수"라며 "이런 배고픔은 선수의 발전에 특히 중요하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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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결사’ 이강인 2골, 아시안컵 첫판서 날았다
김배중 기자 동아일보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에 3-1 승
황인범 전반 선제골로 앞서가다 바레인 동점골에 위기 맞았지만,
이강인, 23m 중거리슛 등 멀티골… 한국, 64년만의 우승 도전 첫발
20일 밤 8시30분 요르단과 2차전
한국 축구대표팀의 이강인(가운데)이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후반 23분 3-1로 앞서는 쐐기골을 터뜨린 뒤 조규성(왼쪽), 황인범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강인은 후반 11분에도 2-1을 만드는 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도하=뉴시스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64년 만의 대회 우승으로 가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슛돌이’ 이강인의 멀티 골 활약을 앞세워 바레인을 3-1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1972년 태국 대회 이후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12경기 무패(5승 7무)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9월 8일 웨일스와의 친선경기 0-0 무승부부터 8경기 연속으로 이어오던 무실점 경기가 중단된 게 옥에 티였다. 또 이날 손흥민과 김민재 조규성 등 선발로 출전한 5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아 남은 경기에선 카드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게 됐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전 들어 손흥민만 제외하고 옐로카드를 받은 나머지 4명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이며 카드 관리에 들어갔다.
이번 대표팀은 한국 축구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나섰지만 경기 초반 흐름은 다소 답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86위인 바레인을 상대로 킥오프 이후 30분이 지날 때까지 다소 답답한 경기를 했다. 이른바 ‘텐백’(골키퍼를 제외한 나머지 10명의 선수가 수비에 치중하는 것)에 가까운 상대 움직임에 고전했다. 한국 대표팀을 지휘하는 클린스만 감독이 머리를 감싸 쥐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여러 번 잡혔을 정도다.
한국은 전반 38분 황인범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숨통을 틔웠다. 황인범은 이재성이 왼쪽 측면에서 골문 앞으로 보낸 땅볼 크로스가 상대 선수를 맞고 굴절되자 왼발로 감아 차 골망을 흔들었다. 황인범은 지난해 3월 우루과이전 이후 10개월 만에 A매치 골맛을 봤다.
한국은 후반 6분 동점 상대 공격수 압둘라 알 하샤시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5분 만에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이강인이 후반 11분 상대 아크 서클 앞에서 벼락같은 23m 왼발 중거리포로 상대 골문 왼쪽 구석을 뚫었다. 3-1로 달아나는 추가골 주인공도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23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 1명을 침착하게 제친 뒤 왼발 슛으로 골망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이강인은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는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다. 이강인은 경기 후 “공격수는 골을 먹으면 골 넣을 생각으로 뛴다.
(동점 허용 후) 골을 넣어서 기쁘다”며 “오늘 경기에선 좋은 부분도 있고 안 좋은 부분도 있었는데 다음 경기에선 더 나은 모습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이 승리를 거두면서 일본, 이란, 호주까지 이번 대회 우승 후보 ‘빅4’로 꼽히는 팀들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모두 승점 3점을 챙겼다. 빅4 중 조별리그 1차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둔 팀은 호주가 유일하다. 한국은 20일 오후 8시 30분 요르단을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