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롯데와의 난타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 대 롯데전 전승기록을 이어갔다. 초반부터 불꽃 튀는 타격전을 벌인 양 팀의 승부는 무려 24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대 난전이었고,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다만,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한 양 팀 감독의 조급증이 흠이었다.
1회초 홍세완의 2타점 적시타로 기아가 리드를 잡았지만, 1회말 롯데의 반격은 전패를 당했던 팀답지 않았다. 1회말 선발 강철민이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무사만루의 위기를 자초하자 최근 연이은 작전 실패로 구설수에 오른 김성한 감독은 과감하게 투수 교체를 했지만, 구원 투수 고우석은 몸이 풀리지 않은 듯, 박연수, 손인호, 최기문에게 계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무려 5실점, 자칫 경기를 그르칠 뻔했다.
1회초와 말의 대공방이 무색하게 4회말까지 무득점으로 일관하던 양 팀은 5회부터 다시 공방전을 벌였다. 5회초 선발투수 박지철이 기아의 선두타자 이종범에게 사구를 허용하자 롯데의 백인천 감독은 투수교체를 단행했고, 이 결정은 결국 오늘 경기의 패착으로 드러났다.
박지철에 이어 5회초에만 무려 3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며 안간힘을 썼던 롯데는 기아의 맹공을 막아낼 수 없었고, 기아는 대거 4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5회말 김성한 감독은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고우석을 또다시 교체했고, 롯데는 손인호와 이계성의 적시타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6회초 기아가 김종국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고, 7회말 롯데는 상대투수의 폭투로 역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롯데의 안간힘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8회초 김종국과 장성호의 타점으로 역전을 끌어낸 기아는 제풀에 지친 롯데 타선을 잘 틀어막고 어렵게 승리를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