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3년 가해 사순 제1주일
마태오 4,1-11
유혹을 이기는 법: 말씀의 검을 갈아놓으라
인터넷에서 어떤 가톨릭 신자의 이런 근심거리를 읽게 되었습니다. 한 젊은 여자가 누군가를 도와주러 지방에 가게 됐는데
일이 끝나고 주인 사모가 사례를 못해서 미안하다며 다른 분에게 무당집 복비를 건네주며 그 자매를 꼭 데려가서
점을 보게 해주라고 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식사하러 가는가 했더니 무당집이었습니다.
기분 좋게 하루 휴무를 풀로 도와주고는 기분 완전히 잡치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집안 모든 식구가 성당엘 다니고 자신은 여유가 없어서 계속 못 갔는데 최근 들어 어떻게든
다녀야겠다고 맘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무당이 자매보고 “신내림을 받아서 무당 할래?”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무당은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그 자매의 앞날에 재수 없는 일들이 많을 것이라 겁을 주었습니다.
지금 하는 일을 무시하고 절에 들어가든지 아니면 무당이 되어야지 되던지 안 그러고 성당이나 교회를 가면
반드시 병신이 된다고 했습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권태기인데 그 사람과도 끝장이 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것입니다.
분명 무시할 수 있는 말이었지만, 그 생각이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이라 충고하시겠습니까? 대부분은 ‘기도’하라고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맞습니다.
우리는 기도의 힘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기도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한 자매가 무당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는 안 되면 되지 않느냐고 했지만,
그렇게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몸도 아프고 가족이 큰 재난을 당하게 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요즘 누가 무당이 되고 싶겠느냐며, 그러나 자신은 어쩔 수 없다며 무당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탄은 말로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그런데 예수님도 하느님 말씀으로 사탄의 유혹을 이기십니다.
다시 말해 유혹에 빠지는 이유는 말싸움에 져서이고 유혹을 이기는 이유는 그 말을 이길 엄청난 힘의 말씀을
지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뱀의 말을 이길 힘 있는 말이 없었습니다.
그저 “하느님은 따 먹지 말라고 했는데...”라며 말을 흐렸습니다. 말씀에 힘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기도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단호하게 끊을 수 있는 힘이 말에 더해져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는 유혹의 달콤한 말을 이길 수 없습니다.
이 힘, 곧 성령을 말씀에 더하는 시간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말씀이 그 어떤 말보다도 믿을만하고 진리라는 확신을 주어 하느님의 말씀이
모든 다른 말을 이기게 합니다. 만약 기도하지 않으면 유혹을 이겨낼 수 없게 됩니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2013)의 간단한 줄거리입니다. 닉은 엄청난 부자인 친구인 탐에게 초대받아 함께 머물게 됩니다.
탐의 아내 데이지는 캐츠비의 옛 연인이었습니다. 캐츠비는 가난했지만, 주류 밀수로 큰 돈을 벌어 빼앗겼던 연인을
찾기 위해 데이지의 집 앞에 커다란 저택을 구입하고 매일 데이지가 오기를 기다리며 파티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순진하기만 한 캐츠비는 데이지를 만나고 그녀의 사랑을 얻습니다.
탐도 자기 아내의 불륜을 조금씩 눈치챕니다. 그러다 데이지가 탐의 내연녀를 차로 치는 사고를 냅니다.
순진한 캐츠비는 이것을 자신이 다 뒤집어씁니다. 그러자 데이지는 캐츠비를 버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빠져나가
다시 탐에게 가려고 합니다. 이를 눈치챈 닉은 캐츠비를 위해 데이지를 그만 믿으라고 말합니다.
평생 데이지의 사랑만을 믿으며 살아온 캐츠비는 데이지의 실수로 죽은 아내의 남편에게 총을 맞아 사망합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데이지의 이름을 부릅니다.
캐츠비는 정말 위대한 사랑을 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닉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자기 생각과 자기 사랑만이 옳다고 여겼습니다. 데이지는 캐츠비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나 캐츠비는 닉보다 데이지를 더 사랑했습니다. 캐츠비가 살 수 있는 길은 닉의 말을 더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닉과 시간을 보내며 그를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어야 합니다.
우리에겐 이것이 기도와 같습니다.
저도 주님께서 저를 사제로 불러주시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제 안에는 유혹이 끼여들었습니다.
저는 제가 결혼해서 자녀를 많이 낳아 사제도 만들고 수녀도 만들면 더 주님께 나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 말이 저에게 유혹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주님의 부르심을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당에서 기도할 때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난 널 원한다!”
이 말씀이 얼마나 강력하던지 더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원하시는 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도하기 전에는 그 말씀에 힘이 없었습니다.
마치 천사의 말을 성모 마리아께서 성령으로 잉태하셔서 말씀이 인간이 되게 하셨듯이
기도를 거친 말을 말씀이 되어 우리를 지배하게 됩니다. 그러니 말씀 묵상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 무기가 많을수록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유혹을 이길 한 마디의 말씀이 없어서 우리가 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광야로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 광야에서 말씀의 무기를 가져 모든 유혹을 물리칩시다.
그러면 그리스도처럼 나도 누군가를 위한 사람이 되고 그만큼 사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첫댓글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나의예수님
..아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도..말씀 묵상이..유혹을 이기는 힘..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