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덕하게 말린 민어조기가 밥상에 올라오면 입맛은 두배로 돌아 살 찌는 소리가 들립니다. 민어조기가 이리 맛난데 굴비는 얼마나 더 맛날까? 그런 상상을 하다가 밥은 벌써 두 공기째 비워져 버리죠. 조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부세조기 백조기 등등. 우리가 비싼 값에 사 먹는 굴비는 참조기를 말린 것입니다. 며칠 지나면 설날이 됩니다. 설날 선물중에서 굴비는 단연 으뜸입니다. 비슷하게 생긴 마른 조기들 중 진짜 굴비를 골라내는 일은 만만치 않습니다. 활어라면 그 생김새와 색깔로 구분하지만 건어물을 구분해 내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 팁은 바로 굴비의 이마를 보면 알 수 있지요. 참조기는 황금색을 띠고 이마 가운데 다이아몬드 문양이 새겨 있습니다. 칼로 판에 새긴듯 선명한 다이아몬드는 꾸덕하게 말려도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에게도 평생토록 잘 변하지 않는 것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손금입니다. 그래서 개인의 평생 운명을 손금으로 알아보는 수상학이 유명한 것입니다. . .
손금 / 고규석
이제 그만 손 내밀어 주세요 나는 그대 손에 깊게 패인 손금 될래요 지금부터 아득한 미래까지 당신은 나만 바라보는 수상가 그대 눈 속 머물고, 혀 속 맴돌고 싶어요
사랑이란 그리운 사람의 손금 되는 것 삶에 지쳐, 반짝 떨구는 눈물 깊게 팬 손금으로 슬며시 닦아 주는 것
해 뜨면 불끈 쥔 두 손이 그대 위해 몸 풀고 해 지면 펼친 손으로 그대 아픈 몸 쓰다듬는 손금처럼
천 만 갈래 갈라진 세상에서 한 줄 금에 휘둘리는 운명 같이 작은 그대 손바닥 벗어날 수 없는 손금 같이
첫댓글 와~~진짜 시인 입성했어요~~
등단은 안했구요.
그냥저냥 긁적입니다.
폼나게 등단하려다 쓴 잔 몇 번 마시고 ㅋ
@고규석 쓴잔을 몇번 마셔야
더 좋은글이 나온다는 ㅋㅋ
@풀빛마당문진옥 쓴 잔은 올해도 계속 되려나 ~~~~~
@고규석 올해는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