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잔치 몇년 전 치른 우리 큰 오빠는 부산상고거쳐 서울상대 입학할 즈음 부산고향집 오면 막내인 나를 안고 이유식먹이고 엄마대신 포대기로 날 업고 공부했다고 한다.
장가가서도 반찬 투정않고 주는대로 잘 먹고 대구 거상의 딸 올케가 가정부할머니를 데리고 시집와서 같이 살아도 나중에 할머니 돌아가시고 파출부를 매일 불러도 군소리 한 번 없었다.
그 오빠가 나이들어가면서 반찬 타령을 하고 외출도 거의 안하고 파출부도 못 쓰게 한다고 하고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청소점검도 하고 잔소리마왕이 되었다고 한다
미운 오식이가 되어 큰 올케가 틈나면 뒷말로 오식이 먹거리준비하랴 딸집가서 손주들 간식챙기랴 손에 물 마를새가 없다고 늙어서 이게 뭔 고생인지 투덜투덜 한다
우째 늙어가면서 입맛이 변덕이 되어 손이 많이 가는 희한한 것을 찾는지~~ 그것도 유기농만 고집하고 고기와 생선도 구이는 별로이고 찜 요리를 좋아하고 치킨.피자 못 먹게 하고
정성들여 차려주면 음식은 항상 남겨서 버리기 아까워 올케가 먹는다고 한다.
사각 빤쓰도 빳빳이 차곡차곡 해주어야만 입고 집에서도 다림질 하는 마로 된 여름남방 찾고 이불도 까실까실 삼베 이불찾는다고 단톡에 흉을 늘어놓는다
저번 1박2일 우리 집안 여자들 끼리의 순천 여행가서도 오식이 큰오빠 땜에 나날이 못 살겄다하면서~~ 자기는 경상도 대구여자지만 남편감으로 경상도 남자는 아니라고~~
온갖 흉을 보면서 먹거리 그것 준비하느라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무진장이라 배꼽이 빠졌다
그런데 이번에 둘째 언니가 외국딸집 가기전에 인사가는김에 넌지시 오빠에게 오식이에서 삼식이만 하고 분당 집 근처 도서관이나 복지관 좀 가이소 했더니~~
아니야 네 올케가 요리 잘하는 살림선수이고 그동안 갑상선암에다 폐암 그리고 지금은 뇌종양인데~~~기실은 내가 안좋아 하는 고구마 .호박잎 등등을 찾는것은 니 올케도 같이 섭취하게 하려고 하고 그렇게 만들어서 예전 골수암 걸렸던 딸집도 주고 그렇게 부지런히 손을 놀려야 잡생각 안한다고~~ 그리고 내 흉을 보는 낙도 있을터니깐~~ 귀엽잖아~~하고 빙그레 웃었다고~~
큰오빠는 한때 학교 대표 수영선수인 장녀가 사춘기때 급성골수암으로 발에 생긴 종양이 열흘만에 발목으로 전이되었을때 과감히 다리를 절단 수술 ~~ 항암은 딱 한번만~~ 속이 새카맣게 문드러진 오빠는
그 좋은 직장도 휴직하고 강원도 고냉지 밭을 사서 얼굴이 새카맣게 되도록 직접 온갖 유기농 작물 가꾸어 매주마다 서울로 오가며 수만명에 한명이라는 기적으로 조카딸을 완치시켰다.
지금 그 장녀는 시집 못갈줄 알았는데 사랑하는 건장한 청년을 만나 ㅡ결혼식때 오빠가 그렇게 울었던거 처음보았다 시험관으로 금쪽 아들도 낳았고 큰 오빠는 외손주와 줌.화상으로 영어공부도 시키고 한다
아~~ 오식하는 것은 다 깊은 까닭이 있었구나~~ 머리좋고 소식하던 오빠가 큰올케 살리려고 ~~
그 덕분에 비록 뇌종양 약을 먹지만 큰 올케는 팔순이 다 되어가는 지금 오늘도 고구마줄기를 까면서 치매도 없이 오빠 흉을 보는 투덜순이로 잘 지낸다
ㅡㅡ
어제 15주년 행사 현수막 완성 작은 재능기부로 온갖 삶의 이야기 무료로 읽고 희노애락 이야기 나누며 위안받는 카페가 주는 소소한 행복에 소박한 보탬이 되고 즐겁게 받아주셔서 고맙답니다
오빠는 엄마돌아가신 후 절로 가톨릭신자되서 하루에도 묵주기도 한두시간 이상하고 집에서 성가도 부르고 언니데리고 여행도 잘 가고~~ 일등 남편입니다 ㅎ 제가 보기엔~~^^ 내일 성모동산모임이지요? 즐거운 시간되세요 전 시월 어느 일요일 한번 기회가 오지 않을까도 싶네요~^^
첫댓글 오늘이 내 인생에 최고의 시간, 최고의 순간!
수고하셨습니다. 늘평화 님!
고맙습니다
평온한 하루 되세요
흠 어째 큰오빠한테 안좋은
생각이 가득 헸었는데요.
그 나쁜 이미지가 싸악 개선
되었어요. 어쩜 제게도 가장
필요한 멘토 일수도 있겠구요.
우환이 겹쳐진 가정 였지마는
불굴의 의지로 해결도 하시고요. 존경 스럽습니다.
인제 따사로운 행복의 날들만
되시길 바랍니다~~
부모에겐 장가가서
장남인데도 적극적으로
안 모시고 서운한게 많아
울 엄마가 울긴 했지먀
처자식에겐 예나 지금이나
극진해요.
우리 부모님이 원하신것도
처자식 가정 잘 건사하는거였으니~
조카가 시한부였는데
구사일생 살아난건 모든걸 희생한
아빠마음이었지요
자식은 부모마음 못 살피고
못하는 게 많지만
부모는 자식에게 못할게 없지요
모든 집집마다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네요.
누군가 편할려면 그 누군가 희생해야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고, 아무쪼록 늘평화님
주변의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화이팅~!!
따님 결혼할때 큰오빠가 많이 우실만도 했겠어요.
집집마다 아픈사람 햔둘은
있지요 사랑으로
합심해서 헤쳐나가야 지요
남은 하루도 화이팅입니다 ~^^
참으로
진정한 삶의 이야기네요
화려하진 않지만
폐부 깊숙이 저려오는
감동이 있습니다.
구석구석
아픔 슬픔 괴로움이
도사리고....
아!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님의 집안
존경스럽습니다
응원합니다
† 성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오빠는 엄마돌아가신 후
절로 가톨릭신자되서 하루에도
묵주기도 한두시간 이상하고
집에서 성가도 부르고
언니데리고 여행도
잘 가고~~
일등 남편입니다 ㅎ
제가 보기엔~~^^
내일 성모동산모임이지요?
즐거운 시간되세요
전 시월 어느 일요일 한번
기회가 오지 않을까도 싶네요~^^
큰오빠께서
그렇게 깊은 생각이~
진짜 지혜로우신 분이네요.
나름 생각을 많이 했겠지요
큰올케 델꾸
여행도 자주 간답니다 ㅎ
우리 시누이들은
올케는 오빠아니었으면
벌써 ~~이런 말도 한답니다
큰생각이 있으셨네요 두분건강하게 사세요
고맙습니다
늘 평온하시길요
큰오빠
완벽한 인생...황혼을
사시는모습이 정말 으뜸입니다
마음도 고운분 같애요...
귀여운 평생 투털거리면서도
두 부부 아옹다옹 정말 부럽네요
결혼한 뒤에 부모형제에게
좀 그랬으니 완벽은 아니지만
처자식에겐 완벽진행형이지요
그저 건강 장수무병하기를
저도 기도한답니다
오식이 오빠의 깊은 속 뜻이 있었네요.
집 사람 식사 챙기는 제 모습과 달라
한 편으로는 부럽습니다.
한때는 자식 암투병 완치 시키느라
또 마누라 뇌종양 수술도 받고
관리시키느라 속이 새카맣게 타서
이제 속없는 너털 모습이랍니다 ㅎ
오빠의 삶은 없는듯요
오빠가 공부만 잘하신게 아니라
삶의 깊이가 대단하신 분인거 같아요.
오빠 부부와 평화님의 가정에 건강과 축복을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한때는 자식 급성암투병 완치 시키느라
또 마누라 뇌종양 수술도 받고
관리시키느라 속이 새카맣게 타서
이제 속없는 너털 모습이랍니다 ㅎ
오빠의 삶은 없는듯요~^^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라고~~
카페 행사 현수막 멋져요
오식이 오빠 멋져요 80 올케 건강하시구요 ㅎㅎ
고맙습니다
운선님~^^♡
오식이 오빠의 인생과 삶이 감동을 주는군요.
사려깊고 사랑이 넘치시는 오빠십니다.
따님 시집 보낼때 우셨다니 저라도 울었겠습니다.
명석하시고 지혜로우시고 사랑이 많으신 오빠셔서 자랑하실만 하네요.
오빠부부가 건강하게 하늘이 주시는 연한을 다 누리시길 바랍니다.
리진님 고맙습니다
늘 평온하시길요
한때는 자식 급성골수
암투병 완치 시키느라
또 마누라 뇌종양 수술도 받고
관리시키느라 속이 새카맣게 타서
이제 속없는 너털 모습이랍니다 ㅎ
오빠의 삶은 없는듯요
그래도 지금 이만하길 다행이라며
감사하고 사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