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덮인 산을 향해 [오겡끼 데스까]를 외치던 [러브레터]의 이와이 순지는 잊어라. 가까운 미래의 도쿄 주변부 엔타운을 무대로 펼쳐지는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는 검은 도시를 향해 토해 놓는 이와이 순지 감성의 절정이다. 순백색의 삶을 꿈꾸는 게 [러브 레터][4월 이야기] 등이라면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릴리슈슈의 모든 것][피크닉] 같은 작품들은 삶의 뒷골목을 응시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것들은 한 몸이다. [러브레터]는 [릴리슈슈의 모든 것]과 조응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정 반대적 감성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사실 그들의 뿌리는 하나다.
엔타운에 살고 있는 창녀 그리코, 어느날 그녀를 찾아온 소녀 아게하, 그리고 그녀들을 오빠처럼 돌봐주는 페이 홍과 란. 2시간 30분이 넘는 장황한 내러티브가 삐그덕거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매혹적 영상과 감성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마치 셀지오 레오네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저팬] 버전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