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사 주지 덕진스님이 지난 19일 신도들과 함께 자비연꽃배지 달기에 동참한 불자의 등을 달아주고 있다.
울산 정토사(주지 덕진스님)의 봉축은 ‘더불어 함께’다. 부처님오신날은 이웃과 더불어 함께 기뻐하고 함께 나누는 데 있다는 것이 정토사 주지 스님과 신도들의 마음이다. 정토사의 봉축준비는 그래서 이웃으로 향한다. 대표적인 ‘함께 나눔’이 ‘자비연꽃배지’ 배포 사업이다. ‘자비연꽃배지’는 조계종 기부단체인 ‘아름다운동행’이 자비 기금 마련을 위해 제작.배포하는 보시 문화사업이다. 배지를 개당 1000원에 팔아 그 돈으로 불우이웃이나 복지기관에 기부한다. 이 배지는 전국 사찰을 통해 불자들에게 보급한다.
배지 한 개 1000원…이웃 돕는 복지포교
정토사 불교대학생 배포
“인연의 등…희망의 연꽃”
불우이웃 돌아보는 축제
아름다운 동행 입장에서 울산 정토사는 최고 ‘고객’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하며 2500개를 가져간 정토사는 올해는 3500개를 수령했다. 정토사 다음으로 많이 가져간 사찰이 부산의 이름 없는 한 작은 사찰로 1000개다. 정토사가 이 배지 보급에 얼마나 관심과 정성을 기울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정토사는 이 배지를 그냥 판매하지 않는다. 등을 만들어 배지와 함께 보급한다. 보급대상은 신도가 아닌 일반 시민이다. 등을 만들고 배포하는 주체는 정토사 불교대학 재학생 졸업생들이다. 이들은 덕진스님이 디자인 한 독창적이면서 아름다운 등을 들고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선다. 등 한 개 값은 1만원. 이 중 1000원은 배지 값으로 아름다운 동행에 납부한다. 2500원은 신행단체 기금으로 사용한다. 나머지 6500원은 등제작 비용이다.
지난 19일 부산에서 울산으로 들어오는 초입 공원 묘지 입구에 자리한 정토사 가는 길에는 연등이 고운 자태를 드러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연꽃 배지를 산 사람들의 등이다. 연등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어울려 봉축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듯 했다. 신도들과 함께 등을 달던 덕진스님은 등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등은 불자는 물론이요, 불교를 모르는 이들을 위한 ‘인연의 등’이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희망의 등’이다. 부처님오신날은 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자신을 살펴서 부처님 은혜를 입었으면 아직 불교를 모르는 이들을 부처님과 인연 맺어주는 회향을 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인연의 등’ ‘희망의 등’ 달기에 다같이 동참해서 보람과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스님은 “그 전에는 등을 장엄용으로만 팔다가 비신도들을 대상으로 등을 공양하자는 의견이 나와 마침 종단에서 봉축을 맞이해 이웃과 함께하는 운동을 펼쳐 이를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어기명 정토불교대학 동문회장은 “정토사가 위치한 문수로 큰 길가에 등을 다는데 1인1등을 기본으로 4월28일부터 5월21일까지 전등으로 불을 밝히고 5월11일까지 축원도 해드린다”며 “동참해주신 등 공양금 중 1000원을 조계종에서 실시하는 ‘희망의 등 달기’ 운동에 동참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웃과 함께하는 정토사의 봉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울산 지역을 지키는 군장병들을 위해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주관한다. 또 연꽃등을 만들어 부처님오신날 당일 공원 등을 찾아 보시한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한다. 또 학생 글짓기 대회, 그림그리기 대회를 열어 부처님오신날을 천진불들의 생일날로 만든다. 덕진스님은 “오전 법요식이 끝나면 아이들 세상이 된다”고 말했다. 며칠전에는 군법당이 없던 대대 두 곳에 법당을 개원했다. 덕진스님과 정토사 신도들, 정토사불교대학을 졸업한 이 지역 포교사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한편 아름다운동행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자비연꽃배지 달기 외에도 희망의 등달기, 저소득 가정을 위한 1배 100원 모금 108배, 한끼 나누기 등 다양한 자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희망의 등달기는 연등에 이웃을 위한 기원의 마음을 표시하고 5000원을 기부하는 운동이다.
스티커를 제작해 희망의 등달기에 동참한 사람의 등표에 부착한다. 한끼 나누기 운동 역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한끼 5000원을 기부하는 운동이다. 이 모두 사찰에서 동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