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1전당대회 패배 후 크게 위축됐던 한나라당 소장파가 재기에 나섰다. 7·11 이후 소장파는 이미지 전환에 총력을 기울였고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은 3선의 남경필 의원을 대표로 뽑고 모임 재정비를 시작했다.
그동안 '소장파는 당내 비판만 한다'는 당 안팎의 거센 비난을 의식해 당내 비판을 자제하고 대여 공격에 주력했으며 수해피해 지역도 적극 찾았다. 이들은 또 '대안은 없고 비판만 있다'는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 한미FTA ▲ 북한 미사일 문제 ▲ 부동산 조세정책 세 분야에 대한 TF팀을 구성해 모임의 입장을 정리하는 등 이미지 대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11이후 제기됐던 대선후보 경선방식 변경 논란에서도 발을 빼는 등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언급도 자제했다.
수요모임을 비롯한 소장파는 재기의 발판으로 29일 실시되는 경기도당위원장 선거를 선택했다. 수요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장 많은 지역구가 있는 경기도당의 위원장은 지역구 선거공천은 물론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또 경기도당위원장은 남경필 원희룡과 함께 소장파를 리드하고 있는 정병국 의원이 출마했다가 원외인사인 '친박' 홍문종 전 위원장에게 큰 표차로 져 자존심을 구긴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경기도당위원장 선거는 소장파 재건은 물론 소장파의 자존심 회복 문제도 걸려있다.
|
한나라당 소장파가 29일 실시되는 경기도당위원장 선거로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
남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소장파는 물론 중도성향 의원들까지 영입해 세몰이에 집중하고 있다. 남 의원은 출마를 준비하던 친이명박계의 심재철 의원과 당권파인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최근엔 민심대장정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이명박-손학규 연합전선 구축 움직임도 나타내고 있다.
캐치프레이즈도 '노·장·청 허리역할론'을 내세웠고 개혁이 아닌 당의 화합과 통합을 강조해 그간의 이미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남 의원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우선 당의 산 증인인 원로들을 모시고 월1회 원로자문회를 정례화하고 그 분들의 경험과 경륜 그리고 높은 식견을 도당 운영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장·청의 조화를 위해 "장년층 위원장들로 원로그룹과 청년그룹간 원활한 당 운영을 도모하겠다"고 주장했고 "현장의 목소리가 직접 (당 정책에)반영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과 로드맵을 제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 의원 측은 절반 이상인 27명의 원내외 당협 운영위원장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친박근혜 그룹의 대표격으로 출마한 김영선 의원의 세력이 만만치 않아 승리를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